[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김무열(왼쪽부터), 라미란,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 장유정 감독이 6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정직한 후보’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지난해 ‘내안의 그놈’ ‘걸캅스’를 통해 흥행배우로 우뚝선 배우 라미란이 3선 국회의원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주특기인 ‘코미디’로 관객들의 배꼽사냥에 나선다. 영화 분량의 98%를 책임지고 원맨쇼를 펼친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다.

6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정직한 후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라미란, 김무열, 나문희, 윤경호, 장동주와 장유정 감독이 참석했다.‘정직한 후보’는 거짓말이 제일 쉬운 3선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 분)이 선거를 앞둔 어느 날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코미디다. 2014년 개봉해 브라질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동명의 브라질 영화가 원작이다.

‘김종욱 찾기’ ‘브라더’에 이어 세 번째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장 감독은 “감격스럽고 꿈같다. 하루 하루 촬영에 몰두하느라 몰랐는데 ‘개봉박두’라는 단어 앞에 있으니 큰 일을 앞둔 것 같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2014년 브라질에서 개봉한 영화다. 거짓말쟁이 비리 정치인이 대통령 선거에 나가면서 거짓말을 못하게 되는 기본 설정을 가져왔다”며 “한국적인 코미디로 우리 현실에 맞게 재해석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된 뻥쟁이 국회의원 주상숙을 연기한 배우 라미란./ 이승현 기자 lsh87@

특히 장 감독은 “원래 주인공의 이름은 주상근이었다. 번역본부터 남자 주인공으로 되어 있었다”면서 “시나리오를 완성해 가는 과정에 ‘이 연기 진짜 어렵겠다’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 없이 의도하지 않은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걸 인정하고 인지하고 자제하는 등 스스로 깨우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인간미 넘치게 승화시킬 수 있는 배우는 라미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래서 라미란 씨에게 제안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주인공 캐릭터는 라미란 씨가 연기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여자 캐릭터로 바꾼 후에 캐스팅 한 것이 아니다. 일단 제안을 드리고 성별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라미란은 “그게 신의 한 수 였다”고 정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라미란은 하루아침에 거짓말을 못하게 된 뻥쟁이 국회의원 주상숙을 연기했다. 그는 “영화가 어떻게 나올런지 걱정된다. 솔직하게 말해서 쥐구멍에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다”고 했다.

이어 라미란은 “처음에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너무 분량 많아서 걱정했다. 영화의 98%에 등장한다. 너무 부담됐다”면서 “대놓고 코미디 장르인데 내가 얼마나 웃길 수 있을까 싶어서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라미란은 ‘그런데도 출연한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에 “98%나 나오는 주인공이니까”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일단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도전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이렇게 에너지를 다해서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또 있을까 생각했다. 작정하고 웃겨보자고 결심하고 뛰어 들었다”고 했다.이날 제작보고회 MC를 맡은 박경림이 “예고편을 본 분들이 ‘라미란 아니면 어떡할 뻔 했나’라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라미란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라미란은 “지금까지 내가 했던 연기를 보면서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걱정 안 했다. 작품 자체가 가진 긴장감과 재미가 있다”고 자신했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로 분한 배우 김무열./ 이승현 기자 lsh87@
김무열은 주상숙의 보좌관 박희철로 분했다. 그는 지금껏 주로 선보였던 액션이나 스릴러물 대신 코미디 영화에 출연해 관심을 받았다. 김무열은 ” 연극, 뮤지컬 등의 무대에서는 비슷한 장르를 많이 해서 익숙하다”며 “관객들은 낯설 수도 있겠다.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란다. 나는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을 보여줄 수 있어서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또 김무열은 “탄탄한 코미디 대본이 좋았다. 무엇보다 라미란 선배가 주연이라 믿음이 갔다. 촬영을 하면서 ‘라미란 아니면 어떡할 뻔 했나’하고 생각했다”며 “장 감독님과는 무대에 섰던 시절부터 알던 사이다. 영화 제안을 받고 미팅하던 날, 이른 아침이었는데 짧은 반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마라톤을 뛰고 왔다더라.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열정과 애정에 반했다”고 떠올렸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주상숙의 거짓말 때문에 숨어살게 된 욕쟁이 할머니 김옥희로 열연한 배우 나문희./ 이승현 기자 lsh87@

나문희는 주상숙의 거짓말 때문에 숨어살게 된 욕쟁이 할머니 김옥희로 열연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코미디라 마음에 들었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나문희는 “할 말을 다하고, 뚫고 나가는 대담하고 거침없는 코미디라 좋았다”며 웃었다.

장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이 연기한 김옥희 할머니는 극 중에서 가장 솔직하고 정직한 캐릭터다. 화가 나면 어떻게든 표현하고 팩트 폭격도 한다”며 “그렇다고 절대로 고약하거나 나쁜 사람은 아니다. 속 깊고 정이 많은 캐릭터다. 그런 모습을 눈빛 하나로 보여주고, 독한 말과 욕을 해도 공감이 가고 이해가 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나문희 선생님 뿐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나 말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 감독은 “내겐 영웅같은 분이라 가까이 할 때 많이 머뭇거렸는데 현장에 오실 때마다 빵, 건강 음료 등을 사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스태프 모두가 다 선생님을 기다렸다. 빵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웃었다.

영화 ‘정직한 후보’에서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을 연기한 배우 윤경호./ 이승현 기자 lsh87@

주상숙의 남편 봉만식을 연기한 윤경호는 “평소 좋아하는 배우들, 존경하는 감독님과 함께하게 돼 즐겁게 촬영했다”며 “감독님이 ‘당신의 모습에서 허세가 보인다’면서 더티섹시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셔서 기대했다”고 말했다.

윤경호도 라미란을 치켜 세웠다. 그는 “(라미란) 선배가 주인공을 맡았다고 해서 반가웠다. 앞서 다른 작품에서 짧게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악역이었고,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며 “라미란 선배의 남편으로 등장한다는 데에 기대가 컸다. 남편 역할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라미란 남편이라면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에 라미란은 “베드신과 키스신,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해 윤경호를 당황하게 했다. 장 감독은 “그냥 침대만 있는 장면이다”라고 해명했다.

라미란은 “촬영할 때 극 중 홍보 차량에 제 얼굴이 붙어있는 걸 보고 ‘출마 하느냐’고 물어본 분이 있다”며 “1000만이 넘으면 출마하겠다”고 깜짝 공약을 발표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당황하자 “1500만으로 올리겠다”며 웃었다.

김무열도 “1500만이 넘으면 보좌관으로 라미란 선배의 출마를 돕겠다”고 말했다. 장동주 또한 “500만 넘으면 상의탈의하고 시사회 현장에 나타나겠다”며 센 공약을 내세웠다.

장 감독은 “막혀있는 속을 뻥 뚫어주는 통쾌한 코미디영화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무열도 “추운 겨울 땀나게 웃고 싶다면 ‘정직한 후보’를 관람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2월 12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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