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기억록’의 이민정./사진제공=MBC

지난 23일부터 일주일간 방송되는 MBC 특별기획 ‘1919-2019, 기억록’은 가수 김광석과 항일배우 김염, 우리 시대 의인들인 소방관을 기록한다.

김광석은 1995년 한 인터뷰에서 “문명이 발달해 갈수록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다치고 있다. 제 노래가 힘겨운 삶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비상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그의 말처럼 김광석의 노래는 시대를 지나쳐온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다. 김광석을 기록하기 위해 나선 가수 홍경민은 “그의 노래는 소탈하고 소박한 느낌의 메시지를 준다”며 “‘기운 내고 털어버려’라고 위로해주는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광석의 노래를 듣고 용기를 얻으며 기운을 냈던 많은 청춘들이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쭉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930년대 상하이.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조선인 영화배우 김염은 ‘항일영화’를 통해 독립의지를 불태웠던 조선인 영화배우였다. 다수의 항일영화에 출연해 노동자, 경비대장 역할을 연기하며 항일정신을 녹여낸 그는 일제가 강제로 일제 홍보영화에 출연시키려 하자 “기관총으로 나를 겨눈다고 해도 그런 영화는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신념을 꺾지 않았다.

이민정은 “일제 강점기, 배우라는 직업으로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독립 의지를 드러내셨던 김염 선생님을 기록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우리가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나라를 되찾아준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늘 그분들의 뜻을 기리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소방관 국가직 전환에 대한 법안이 통과돼 내년 4월부터 그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실행될 예정이다. MBC ‘기억록’은 김은희 작가?장항준 감독과 함께 우리 시대의 의인들인 소방관의 직업 정신을 기억했다.

2001년 3월 새벽 홍제동에서 한국 역사상 최대의 소방관 순직 사고가 발생한다. 9명의 소방관들은 아들이 집 안에 있다는 어머니의 외침을 듣고 망설임 없이 화재 현장에 진입했다. 그 순간 무너져 내린 오래된 단독주택, 9명 중 6명은 그날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주택 단지를 가득 메운 불법주차 차량들을 헤치고 달려 간 화재 현장,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을 입고 화마 속을 들어가야 했던 그들은 생사의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은희?장항준 부부가 ‘기억록’에서 우리 시대의 평범한 의인들, 소방공무원의 근무 환경과 홍제동 사건 그 이후의 일을 기록했다.

김은희 작가는 “평소에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누군가가 우리를 구하러 달려오고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꼭 이 분들을 기록하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혔고, 장항준 감독은 “생면부지 남을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그들을 우리는 꼭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당부를 전했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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