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겨울왕국2’에서 안나 캐릭터를 담당한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 /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겨울왕국2’의 이현민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가 지켜야 할 것이 많아진 안나가 스스로의 힘을 각성하는 과정을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다. 이 슈퍼바이저는 안나 캐릭터를 총괄 담당했다.

이 슈퍼바이저는 “왈가닥이고 밝고 씩씩한 안나의 이미지를 잊지 않으면서 1편과는 달라진 안나의 주변 환경을 반영했다. 1편에서의 안나는 혼자 씩씩하게 자라왔다. 어떻게 보면 잃을 게 없는 상황이다. 엘사가 위험해졌을 때도 겁 없이 뛰어드는, 직진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1편이 끝난 후 안나는 자기가 평생 소원하는 모든 걸 가지게 된 셈이다. 가족이 생겼고 사랑하는 아렌델 왕국이 있고, 올라프와 스벤 등 새로운 친구가 생겼고, 사랑하는 남자친구인 크리스토퍼도 생겼다. 모든 것을 가진 상황에서 잃을 것이 많아진 셈”이라며 “2편에서 그런 것들을 지키려고 하고 전편보다 걱정이 많아진 안나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안나는 밝고 씩씩하지만 자신의 소중한 것들이 사라졌을 때 자기 내면을 믿고 그 힘을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엘사와 안나 캐릭터 각각의 특징에 대한 차이점도 설명했다. 이 슈퍼바이저는 “엘사는 움직임이 적고 심사숙고하는 모스을 많이 보인다. 불안할 때는 두 손을 모으고 움츠러드는 것처럼 실루엣을 살펴보면 내면에 응축된 느낌이 많이 나는 캐릭터”라고 했다. 이어 “안나는 솔직하고 무엇에 크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캐릭터다. 손짓, 발짓 등 몸짓이 크고 넓고 웃는 것도 크게 웃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슈퍼바이저들이 하는 일 중 하나가 해피, 새드, 앵그리 등 캐릭터들의 기본 표정을 잡는 것”이라며 “엘사가 화가났을 때는 인상을 찡그리는 정도라면 안나는 더 격하게 화를 분출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겨울왕국2’는 의문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엘사가 위험에 빠진 아렌델 왕국을 구하기 위해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지난 21일 개봉해 개봉 5일만에 470만 관객을 모았다.

이 슈퍼바이저는 ‘겨울왕국2’의 슈퍼바이저로 비주얼 개발 작업과 CG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다. 2007년에 재능 계발 프로그램에 합격하면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공주와 개구리’(2009) ‘곰돌이 푸’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빅 히어로’ ‘주토피아’ ‘모아나’, 2013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한 ‘페이퍼맨’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기를 보냈지만 홍콩과 말레이시아에서도 몇 년 동안 거주했다. 미국 코네티컷에 있는 웨슬리언 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했고, 그 후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며 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 CalArts)를 졸업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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