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배우 조진웅과 설경구가 16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퍼펙트맨’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가장 퍼펙트한 만남이 성사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대체불가의 연기력을 선보여온 배우 설경구와 조진웅이 처음으로 한 작품에서 호흡했다. 영화 ‘퍼펙트맨’에서다.16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퍼펙트맨’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설경구, 조진웅과 용수 감독이 참석했다. ‘퍼펙트맨’은 까칠한 로펌 대표 장수(설경구 분)와 철없는 꼴통 건달 영기(조진웅 분)가 사망보험금을 걸고 벌이는 인생 반전 코미디물이다.용수 감독은 “실제로 겪었던 일을 이번 영화에 녹였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에 사고를 당해 왼쪽 전체가 마비된 적이 있었다”며 “1년 넘게 병원과 집만을 오가며 재활 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친한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이어 “우리 영화는 삶의 완벽함에 대한 찬사라기 보다는 하루 하루를 살고 있는 모두에 대한 격려이자 위로라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밥숟가락 하나 드는 것조차 힘들 때도 있었지만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소중한 일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지금 이 순간이 퍼펙트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영화는 해운대부터 부산항대교, 황령산까지 부산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용수 감독은 부산을 배경으로 한 것에 대해 “캐릭터들의 정서가 잘 담길 수 있는 곳을 찾으려고 했다”며 “부산은 매력적인 도시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라고 하지 않나. 과거에 얽매여 있고, 미래에 집착하는 캐릭터들을 표현하는 데 최적의 도시라고 생각했다. 실제 내 고향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영화 ‘퍼펙트맨’에서 시한부 삶을 살게 된 까칠한 대형 로펌 대표 장수를 연기한 배우 설경구./ 이승현 기자 lsh87@
설경구는 ‘퍼펙트맨’에서 시한부 삶을 살게 된 까칠한 대형 로펌 대표 장수를 연기했다. 영화에서 그는 시종 병원 침대에 누워 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다. 설경구는 “답답했다. 연기라는 게 손과 몸을 쓰는 게 대부분인데 80% 정도 제약이 있었다”며 “그런데 희한하게도 조진웅 씨와 촬영을 시작하면서부터 편해졌다. 조진웅 씨가 실제로 현장 분위기를 풀어줬고, 나를 진짜로 웃기려고 했다.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조진웅은 인생 역전을 꿈꾸며 깡 하나로 버텨온 꼴통 건달 영기로 열연했다. 이번 작품에서 조진웅은 코믹과 진중함, 깊은 내면 연기까지 자유자내로 넘나들며 그야말로 ‘포텐’을 터트렸다.그는 “장수와 진심으로 소통하는 장면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이 많지 않나. 우는 연기도 어렵진 않았다. 그런데 웃기는 건 힘들더라. 내가 원래 흥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잘 놀지도 못한다. 촬영 때마다 에너지를 끌어올리지 않으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휴대폰으로 음악을 켰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퍼펙트맨’에서 인생 역전을 꿈꾸며 깡 하나로 버텨온 꼴통 건달 영기를 연기한 배우 조진웅./ 이승현 기자 lsh87@
특히 조진웅은 설경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그는 “내가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설경구 형님의 팬이었고, 형님은 롤모델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설경구 형님을 업고 납골당에 있는 가족들 사진을 보는 장면이 있다. 형님 눈물이 내 등으로 흐르더라. 그 순간 몸에 전율이 왔다”며 “하지만 진짜 무거웠다. 형님이 통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진웅은 “팬심으로 작업하면 안 되는데 너무 행복했다. 또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그만큼 설경구와 조진웅의 폭발적인 연기력과 호흡이 인상적이다. 용수 감독도 “매 순간 선배들과 작업하고 있는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 신앙심이 들 정도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설경구와 조진웅 뿐만 아니라 허준호, 진선규, 지승현, 김사랑 등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사랑받는 배우들이 가세해 몰입도와 재미를 높였다.조진웅은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돈, 우정 등과 관련해 “돈과 우정 중에 중요한 건 우정”이라며 “팬들과도 우정을 쌓고 있다. 나는 팬레터를 잘 읽지 않는다. 아껴뒀다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꺼내 본다. 죽을 만큼 힘든 일이 있을 때 팬들의 편지나 친구들의 전화에 힘을 얻는다”고 털어놓았다.용수 감독은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이 1분 1초라도 행복한 삶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오는 10월 개봉.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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