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시양(왼쪽부터), 김인권, 김명민, 김태훈 감독, 곽경택 감독, 메간 폭스, 김성철, 이재욱, 장지건이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명장’ 곽경택 감독과 ‘비주얼리스트’ 김태훈 감독, 연기파 배우 김명민·김인권·곽시양, 영화계에서 주목받는 신예 김성철·이재욱·이호정·장지건 등과 조지 이즈, 메간 폭스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폭발적인 연기 앙상블을 펼친다. ‘인천상륙작전’에 가려진 772명 학도병들의 기밀작전을 담은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다.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김명민, 김인권, 곽시양, 김성철, 장지건, 이재욱, 이호정과 곽경택·김태훈 감독, 할리우드 배우 메간폭스가 참석했다.‘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은 단 2주에 불과한 772명의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장사리 전투에 투입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장사리 전투는 인천상륙작전의 이면에 가려져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우리의 역사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후 낙동강 전선까지 밀려나는 위기 속에서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던 국군은 위태로운 전쟁의 판도를 뒤집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한다. 장사상륙작전은 경북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북한군의 이목을 돌리며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펼쳐진 기밀작전이다. 영화는 당시 학도병들의 치열한 전투를 현장감 있게 담아낸 것은 물론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달한다.
영화 ‘친구’ ‘극비수사’ ‘암수살인’ 등을 탄생시킨 곽경택 감독과 영화 ‘포화 속으로’와 드라마 ‘아이리스2’ 등에 참여한 김태훈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다. 김명민, 최민호, 김성철, 김인권, 곽시양, 정지건, 이재욱, 이호정 등 한국 배우들과 조지 이즈, 메간 폭스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힘을 모았다.
곽경택 감독이 21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곽 감독은 이날 “원래 기획부터 참여한 작품은 아니다. 연출을 제안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17살 때 피난선을 타고 남한으로 내려와 갖은 고생을 하며 우리를 키웠다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었다”며 “그렇기에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 상태가 누구보다 가슴 아픈 나로서는 이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해준 분들을 위한 존경과 감사를 담아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장사리 전투는 정규군은 갈 수 없었고 학도병만 참여한 작전이었다”며 “전쟁 영화를 하게 되면 멋진 장면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민 끝에 스타일보다 현실감을 선택했다. 배우들을 놓고 여러 대의 카메라로 다큐멘터리처럼 촬영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장사리: 잊어진 영웅들’에서 이명준 대위를 맡은 배우 김명민./ 이승현 기자 lsh87@
김명민은 극 중 772명의 학도병들을 이끄는 리더 이명준 대위를 맡았다. 그는 “곽경택, 김태훈 두 감독님과 작업할 수 있는 자체가 영광이었다”며 “장사리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 왔다. 하지만 극비에 펼쳐진 작전이어서 어딜 찾아봐도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았다. 실존 인물인 이명흠 대위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명민은 “이런 중요한 전투가 묻혀졌고, 전투에 참여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다”며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와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내가 연기한 이명준(이명흠) 대위가 리더로서 가진 고충들이 와 닿았다. 내겐 여러가지로 매력 있는 작품이었다”고 했다.또한 김명민은 “이명준 대위가 ‘성공한 작전이라고 말해 달라. 장사상륙작전이 있었기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했던 것이다’라고 말한다. 지금 내 아이 또래의 학도병들이 도망가지 않고 맞서 싸운 그 용기가 정말 대단했다. 촬영하면서도 내내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장사들: 잊혀진 영웅들’에서 류태석 상사를 연기한 김인권(왼쪽)과 박찬년 중위 역을 맡은 곽시양./ 이승현 기자 lsh87@
김명민과 더불어 김인권, 곽시양 등이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김인권은 중요한 작전의 순간, 묵묵히 앞장서는 일등상사 류태석 역을 맡아 몰입감을 끌어 올린다. 지난해 영화 ‘목격자’에서 살인자 역을 맡아 섬뜩한 연기로 호평받은 곽시양은 위기의 상황에서 뛰어난 책임감으로 학도병을 이끄는 중대장으로 열연했다. 이들 모두 하나같이 “모두가 알아야 할 역사. 꼭 봐야할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학도병으로 분한 배우 김성철(왼쪽부터), 이재욱, 이호정, 장지건./ 이승현 기자 lsh87@
학도병으로 분한 라이징 스타들도 눈여겨 봐야 한다. 영화 ‘인랑’에서 특기대 에이스를 연기하며 배우로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그룹 샤이니 멤버 최민호가 학도병 분대장 최성필 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스달 연대기’를 통해 주목받은 김성철은 최성필과 신경전을 벌이는 에이스 학도병 기하륜 역으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이밖에도 ‘검사외전’ ‘극비수사’ 등을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장지건, ‘청년경찰’로 눈도장을 찍은 이호정,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통해 ‘국민 연하남’이 된 이재욱이 개성있는 연기를 펼친다. 학도병 분대장 최성필을 연기한 최민호는 현재 군 복무 중이라 이날 발표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종군기자 매기로 열연한 할리우드 배우 메간 폭스./이승현 기자 lsh87@
특히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여배우 자리에 오른 메간 폭스가 이번 영화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모든 참상을 기록한 종군기자 ‘매기’ 역을 맡았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메간 폭스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유쾌하게 인사했다.
그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를 작업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출연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곽경택 감독님과 작업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는 새로운 도전이자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곽경택, 김태훈 감독과 작업하면서 한국영화 제작 방식의 특별한 점을 발견했다. 한국영화는 촬영과 동시에 편집이 이뤄지고 있더라. 이것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인 제작 방식이었다”며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가는 것 같다. 나는 한국영화를 좋아한다. 특히 ‘괴물’을 좋아하는데 ‘장사리’를 시작으로 많은 한국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진행을 맡은 박경림이 곽경택 감독을 의식하며 “‘친구’도 좀 봐달라”고 하자 메간 폭스는 ” 물론이다. ‘친구’도 명작이다”라며 웃었다.
메간 폭스는”굉장히 엄중한 감정을 가지고 임했다. 감독, 배우, 스태프들 모두가 이 사건을 생각하는 마음을 느꼈다. 한국 역사에서는 굉장히 가슴 아픈 사건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마음으로 임했다. 그동안 내가 촬영했던 작품은 다양한 CG가 담긴 작품이었다. 거북이, 로봇과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엔 경의를 표하며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메간 폭스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