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에서 주연배우들만큼 존재감을 드러낸 아역배우들이 있다.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이선균)의 딸 다혜 역의 정지소와 아들 다송 역을 맡은 정현준이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담은 이야기. ‘기생충’ 속 박사장네 아이들 다혜와 다송’은 신선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정지소가 연기한 다혜는 동생 다송이 부모님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것 같은 생각에 일종의 애정결핍이 생긴 사춘기 고등학생이다. 정지소는 가족들에게는 까칠하게 굴지만, 새로운 과외 선생님인 기우(최우식)에게 만큼은 특별한 관심을 가지며 수줍어하는 다혜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다혜는 기우와의 첫 만남 때 경계를 세우고 낯설게 행동했지만, 점차 마음을 열고 호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다송의 미술 선생님으로 온 기정(박소담)을 기우의 여자친구로 오해하는 귀여운 질투를 하는 등 20대 배우인데도 10대 소녀의 풋풋함을 살려 극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정지소는 극중 아버지 이선균과 2012년 한 제과 브랜드 광고에서 다정한 부녀로 호흡을 맞춘 바 있어 두 번째로 만나는 ‘기생충’에서 보다 더 완벽한 케미를 선보였다. ‘다우더’ ‘대호’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쌓아온 정지소는 ‘기생충’에서 신선한 매력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다혜와 나이차가 많이 나는 초등학생 동생 다송 역의 정현준은 엄마 연교(조여정)에게만큼은 자화상을 그릴 줄 아는 천재 화가로 보이지만, 엉뚱하고 산만한 모습으로 큰 고민을 주는 막내아들을 찰떡같이 소화했다. 정현준은 컵 스카우트 단원이자 인디언 덕후 답게, 항상 화살, 인디언 모자 등을 가지고 노는 등 좋아하는 한 가지에 푹 빠져있는 천진난만한 모습을 순수하고 사랑스럽게 표현했다. 특히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예리한 연기를 선보여 현장에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배우, 제작진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기생충’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정지소와 정현준은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생충’은 87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천만 고지를 밟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