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TV조선 ‘조선생존기’ 방송 화면 캡처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는 주인공이 현재에서 과거가 아니라, 과거로 간 모습을 먼저 보여주며 시청자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했다. ‘헬조선’에 사는 청년과 조선시대 청년이 세상을 어떻게 함께 바꿔 나갈지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높였다.

지난 8일 ‘조선생존기’의 첫 회가 방송됐다. 2019년에서 조선시대에 떨어진 한정록(강지환 분)은 괴한들에게 쫓겼다. 그는 국가대표 양궁선수를 했던 만큼 출중한 활쏘기 실력으로 괴한들을 물리쳤다. 조선시대 청년인 임꺽정(송원석 분)도 그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한정록의 동생 한슬기(박세완 분)와 전 여친이자 의사인 이혜진(경수진 분)도 조선시대로 함께 타임슬립됐다. 이혜진은 다친 이들을 현대의술로 돌보고, 한슬기는 이혜진의 일을 거들었다.470년 후, 한정록이 조선시대로 타임슬립 되기 전의 시간이 됐다. 한정록은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발탁돼 런던올림픽에 나갔다. 그는 여자친구인 이혜진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고 프로포즈하겠다고 약속했다.

한정록의 가계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소작을 하는 아버지가 땅주인으로부터 철거 지시를 받았으나 계속 버티고 있었던 것. 땅주인은 겉으로는 젊고 유능한 국제변호사로 보이지만 실은 악질인 정가익(이재윤 분)이었다.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던 한정록 아버지를 밤늦게 찾아가 죽이고 자살로 위장한 후 불을 질렀다.

사진=TV조선 ‘조선생존기’ 방송 화면 캡처
런던에서 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던 한정록은 양궁 단체 결승전 직전, 기자로부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듣게 됐다. 그가 마지막 발에서 2점을 쏘아 단체전은 패배하게 됐고, 국민 영웅에서 순식간에 국민 역적이 됐다. 한정록 어머니는 남편의 죽음 후 충격을 받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됐다. 한정록은 귀국 후 이혜진에게도 한 달간 연락조차 하지 않았고, 그 쯤에야 태릉선수촌을 다시 찾아가 코치를 만났다. 그는 코치에게서 국회의원인 이혜진 아버지가 한정록을 돕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들었다. 한정록은 깜짝 놀랐다. 이혜진의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은 몰랐기 때문이다. 선수촌에 찾아온 이혜진에게 한정록은 “금메달, 그깟 게 네가 있는 세상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열쇠였다”며 헤어지자고 했다.

7년이 흘러 2019년이 됐다. 한슬기는 고등학생이 됐고, 한정록은 택배기사로 일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늘 1등인 한슬기는 갑자기 자퇴서를 내 한정록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한슬기는 한정록에게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 바닥 못 벗어난다”며 “돈 빨리 많이 벌어서 사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정록은 특송 물품을 배달하게 됐다. 정가익이 파티에서 쓰기 위해 외국에서 특별히 구입한 샴페인이었다. 한정록은 파티장에서 이혜진에게 청혼하는 정가익을 보게 됐다. 둘은 연인이었던 것이다. 한정록은 서둘러 나오려했지만 그를 본 이혜진은 따라나와 “7년 만에 만났는데 할 말 없냐”고 물었다. 한정록은 “축하한다”고 버벅거리며 말했다. 건물을 나온 한정록은 주차 위반 딱지가 붙어있는 택배차를 보면서 자신의 처지에 좌절하고 분노했다.
사진=TV조선 ‘조선생존기’ 방송 화면 캡처

‘조선생존기’는 시작부터 긴박한 액션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아 몰입도를 높였다. 주인공이 양궁선수인 만큼 ‘활’ 위주로 전개되는 액션이 눈길을 끌었다. 타임슬립이라는 소재는 진부해졌지만 ‘헬조선’ 청년과 ‘조선’ 청년이 힘을 모아 시대를 바꿔간다는 방식으로 접근해 차별점을 뒀다.

강지환을 비롯해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안정적이었고 캐릭터는 균형감 있게 설정됐다. 임꺽정 역의 송원석은 첫 회에서 짧게 등장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흙수저’ 한정록은 ‘금수저’ 전 여친 이혜진과의 상황과 대비돼 ‘흙수저’의 현실이 더욱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남의 회사에서 월급 받는 것과 아빠처럼 남의 땅에서 소작하는 것이 뭐가 다르냐”라는 한슬기의 대사는 서글픈 현실을 꼬집었다. 타임슬립한 주인공들이 현재와 조선시대를 어떻게 바꿔나갈지, 그리고 현재도, 조선시대도 악인인 송가익이 벌이는 악행이 앞으로 다른 인물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가 앞으로의 시청 포인트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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