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28일 오후 서울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기생충’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기생충’은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다. 봉 감독은 “‘기생충’에서 가난한 자와 부자, 굳이 양극화 같은 사회·경제적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우리 사회에서 늘 마주치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사실적으로 다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가족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택이라기보다 애초에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묘한 사건으로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이 뒤섞이는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 최초의 출발점”이라고 털어놨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이 풍기는 ‘냄새’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부자와 가난한 자가 사실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많이 없다. 비행기를 타도 퍼스트와 이코노미로 나눠지는 것처럼 겹치는 동선이 별로 없다”며 “이 영화에 나오는 가정교사 등의 직종들은 어쩌면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을 만든다. 이 영화는 그 상황들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이 영화에서 쓰이지 않으면 안 될,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라고 밝혔다.
또한 “영화는 풍부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진 배우들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며 “부자와 가난한 자라는 자체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 인간의 존엄에 대한 부분을 건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예의를 어느 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 제목처럼 ‘기생’이 되느냐, 좋은 의미의 ‘공생’이 되느냐, ‘상생’이 되느냐가 정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기우 역을 맡은 최우식은 “(송강호가) 진짜 아버지처럼 막내인 저희 둘(최우식, 박소담)의 긴장을 풀어줬다”고 고마워했다. 영화에서는 최우식이 송강호에게 연기 지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등장한다. 최우식은 “감히 내 나이 또래 배우가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송강호 선배한테 (연기 지도를 한다니) 머릿속으로 긴장했지만 현장에선 재밌었다. 하면서도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지 않을까, 한편으론 다른 배우들도 이런 기회는 없을 텐데 싶었다. 저한테 되게 소중한 추억이다”면서 부끄러워했다. 또한 “초반에 등장하는 피자박스 접는 장면을 재밌게 찍었다”고 꼽았다.최우식은 미리 한국으로 돌아와 칸영화제 폐막식을 시청하며 수상의 기쁨을 함께 했다. 그는 “어떤 기자가 라이브 방송을 하는 걸 봤는데, 그 분도 우셨다. 저도 같이 느끼고 있었다. 감독님이 취한 동작이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내게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조여정은 자신이 맡은 박사장의 아내 연교 역에 대해 “돌아가는 주변 상황은 모른 채 전업주부로서의 일에만 집중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또한 “다른 역할들을 할 때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는데 이 영화는 가족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면 돼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황금종려상까지 받게 된 ‘기생충’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작품에 출연했다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이 팀과 만나게 된 인연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고 답했다.
봉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당시 소감을 더 듣고 싶다고 요청하자 “중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다. 집착이 강한 성격이라 그렇게 영화를 계속 찍게 됐고, 오늘날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만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한국 관객들을 이제 만나게 됐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 분 한 분 생생한 소감이 궁금하다. 가벼운 변장을 하고 극장에 가서 티켓을 사서 정성스럽게 온 관객들과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속닥속닥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같이 영화를 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봉준호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가 28일 오후 서울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는(30일) 베일을 벗는다. 자본주의 사회의 희(喜)와 비(悲), 같은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극과 극의 사건이 코미디와 서스펜스를 오간다. 장르를 쉽게 규정할 수 없지만 어렵지도 않다. 쉬운 웃음, 뜨끈한 울림을 선사한다.28일 오후 서울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기생충’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기생충’은 가족 모두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다. 봉 감독은 “‘기생충’에서 가난한 자와 부자, 굳이 양극화 같은 사회·경제적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늘 있는, 우리 사회에서 늘 마주치는 부자와 가난한 자를 사실적으로 다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가족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선택이라기보다 애초에 출발점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묘한 사건으로 가난한 4인 가족과 부자 4인 가족이 뒤섞이는 이야기를 그리면 어떨까 하는 것이 최초의 출발점”이라고 털어놨다.
봉준호 감독이 28일 서울 한강대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에서 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봉 감독은 “2013년 구상해 스토리라인을 쓰기 시작했다. ‘설국열차’ 후반 작업 때였다. ‘설국열차’도 부자와 가난한 자가 싸우는 일종의 SF장르”라면서 “우리 삶에 놓여있는 가장 기본적 단위로 가장 (사회와) 밀접한 이야기를 찍어보자고 구상했다”고 설명했다.이 영화에서는 사람이 풍기는 ‘냄새’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부자와 가난한 자가 사실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많이 없다. 비행기를 타도 퍼스트와 이코노미로 나눠지는 것처럼 겹치는 동선이 별로 없다”며 “이 영화에 나오는 가정교사 등의 직종들은 어쩌면 부자와 가난한 자가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을 만든다. 이 영화는 그 상황들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이 영화에서 쓰이지 않으면 안 될,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라고 밝혔다.
또한 “영화는 풍부한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진 배우들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다는 생각이 요즘 든다”며 “부자와 가난한 자라는 자체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 인간의 존엄에 대한 부분을 건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예의를 어느 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영화 제목처럼 ‘기생’이 되느냐, 좋은 의미의 ‘공생’이 되느냐, ‘상생’이 되느냐가 정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 ‘기생충’의 주연인 기택 역을 맡았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송강호는 “많은 장르가 혼합되고 변주된 느낌”이라며 “다들 처음이었다. 낯섦은 두렵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 이것을 관객들에게 어떻게 현실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다. 참신한 영화의 진행은 두려움을 상쇄시켰다. 극 중 가족인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통해 (이 장르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기우 역을 맡은 최우식은 “(송강호가) 진짜 아버지처럼 막내인 저희 둘(최우식, 박소담)의 긴장을 풀어줬다”고 고마워했다. 영화에서는 최우식이 송강호에게 연기 지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등장한다. 최우식은 “감히 내 나이 또래 배우가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송강호 선배한테 (연기 지도를 한다니) 머릿속으로 긴장했지만 현장에선 재밌었다. 하면서도 두 번 다시 이런 일은 없지 않을까, 한편으론 다른 배우들도 이런 기회는 없을 텐데 싶었다. 저한테 되게 소중한 추억이다”면서 부끄러워했다. 또한 “초반에 등장하는 피자박스 접는 장면을 재밌게 찍었다”고 꼽았다.최우식은 미리 한국으로 돌아와 칸영화제 폐막식을 시청하며 수상의 기쁨을 함께 했다. 그는 “어떤 기자가 라이브 방송을 하는 걸 봤는데, 그 분도 우셨다. 저도 같이 느끼고 있었다. 감독님이 취한 동작이 마치 영화의 클라이맥스처럼 내게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가난한 기택네 가족인 배우 최우식(왼쪽부터), 박소담, 장혜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기택네 둘째 딸 기정 역을 맡은 배우 박소담은 “처음 시나리오 읽을 때부터 기정의 대사를 굳이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입에 잘 붙었다. 빨리 내 말로 만들어서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사들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기정을 연기하며 내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했다”고 털어놨다.기택의 아내 충숙 역을 맡은 장혜진은 “이렇게 큰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한 게 처음이라, 과연 내가 이 긴 호흡을 끌고 갈 수 있을까 부담스럽고 걱정됐다”며 “감독님이 내가 마음을 잘 추스르도록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배우들도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고마워했다. 이어 “한 장면 한 장면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촬영 현장에서 두툼한 내 턱살을 촬영감독님과 감독님이 너무 사랑해주셔서 기억난다”며 즐거워했다.영화 ‘기생충’에서 부자인 박사장 역의 이선균(왼쪽부터)과 그의 아내 연교 역의 조여정. /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사장으로 나오는 이선균은 “큰 부자 역을 해본 적이 없어서 부담은 됐는데, 대본에 캐릭터가 잘 설정돼 있어서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너무나 존경하는 감독님,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첫날에는 신인 배우로 돌아갔을 때처럼 기분 좋은 촬영이었다”고 자랑했다.조여정은 자신이 맡은 박사장의 아내 연교 역에 대해 “돌아가는 주변 상황은 모른 채 전업주부로서의 일에만 집중하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또한 “다른 역할들을 할 때는 생각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는데 이 영화는 가족들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면 돼서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황금종려상까지 받게 된 ‘기생충’에 참여한 소감을 묻자 “작품에 출연했다는 자체가 영광스럽고 이 팀과 만나게 된 인연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고 답했다.
봉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살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당시 소감을 더 듣고 싶다고 요청하자 “중학교 때부터 영화감독을 하고 싶었다. 집착이 강한 성격이라 그렇게 영화를 계속 찍게 됐고, 오늘날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만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한국 관객들을 이제 만나게 됐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 분 한 분 생생한 소감이 궁금하다. 가벼운 변장을 하고 극장에 가서 티켓을 사서 정성스럽게 온 관객들과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속닥속닥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같이 영화를 볼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