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Mnet ‘고등래퍼3’의 우승자 이영지. 사진제공=Mnet

Mnet ‘고등래퍼3’에서 최연소 우승자가 탄생했다. 서울 신서고 2학년 이영지다. 2002년생인 이영지는 지난해 1학년으로 출전해 ‘고등래퍼’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등래퍼’의 첫 여성 우승자로도 화제를 모았다. ‘고등래퍼’는 래퍼를 꿈꾸는 학생들의 가능성을 발굴하고 펼쳐내는 프로그램이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고등 래퍼들의 수준도 상향 평준화됐다. 실력으로도, 타고난 재능과 끼로도 다른 출연자들을 압도한 이영지는 지금 하나의 아이콘이다. 랩을 시작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던 래퍼 꿈나무가 어떻게 10대들의 아이콘이 됐는지 ‘고등래퍼3’이 끝난 후 이영지와 최초 인터뷰를 갖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0. 랩을 시작한 시기에 비해 실력이 놀랍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처음부터 랩을 잘했나?
이영지: 스스로가 딱히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웃음) 원래 큰 목소리를 타고난 것은 있다. 학교에서 다같이 떠들어도 나만 주의를 받았던 적도 있을 정도다. 발성이 좋은 편이니 좋아하는 음악을 많이 듣고 나만의 랩 스타일을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10. 음악 장르가 다양한데 처음부터 힙합을 좋아하고 래퍼가 되는 것을 꿈꿨나?
이영지: 어렸을 때부터 래퍼가 꿈은 아니었다. ‘나중에 무언가가 되어 있겠지’란 생각까지만 하고 장래 희망도 딱히 정해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외국 힙합을 많이 좋아했고, 팝도 좋아했다.

10. 랩을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이영지: 중학교 3학년 때 랩을 써봤다. 그때가 ‘고등래퍼2’ 출연자를 모집할 때여서 지원 영상도 제출해 봤지만 생각만큼 잘 안 됐다. 그 이후 잠시 가사를 쓰지 않다가 지난해 9월부터 다시 시작했다.

10. ‘고등래퍼3’ 초반에 또래 출연자들에게 어떻게 힙합을 배웠는지 솔직하게 물어보는 모습으로도 화제가 됐다.
이영지: 정말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었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 절반, 진짜 궁금해서 알고 싶은 마음 절반이었다. 나도 힙합에 대해 잘 모르니까 ‘힙합은 이런 것이다’란 방식이 있는 것도 신기했다. 지금은 친한 친구가 됐다.10. 힙합을 어떻게 배웠나?
이영지: 정해진 과정이나 절차 자체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멜로디에다 가사를 적었을 뿐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가사를 쓰기 시작하고, 다른 래퍼들을 따라 해보는 커버랩도 하다가 ‘나의 것’을 하게 된 것 같다. 비와이의 ‘FOREVER(Prod. by GRAY)’가 내 첫 커버랩이었다. 친구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이 기억난다.

10. 힙합 아티스트들 중에서는 누구를 좋아하는지?
이영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많다. 외국 힙합 뮤지션들 중에는 포스트 말론이나 릴야티를 좋아했다. 국내 뮤지션들 중에는 단연 박재범이다. 박재범과의 러브라인이 이어지기를 아직도 바라고 있다.

10.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도 박재범인가?
이영지: 그렇다.(웃음)10. 박재범과의 러브라인을 소망한 이유는?
이영지: 박재범은 좋은 사장님이니까.(웃음) 좋은 사장님 밑에서 일을 하면 좋은 자세를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또 평소에 박재범의 음악을 듣는 것이 일상이 돼 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그가 얼마나 성실한지, 자신의 음악에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 직원들이나 직장에 임하는 태도가 얼마나 좋은지를 느낄 수 있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고등래퍼3’의 우승자이자 ‘양천구 끼쟁이’ 이영지. 사진제공=Mnet

10. 힙합의 어떤 면이 좋은가?
이영지: 원하는 주제를 어떤 것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롭게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내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도 있다. 다른 래퍼들의 음악을 들으면 그들의 화법이나 성격을 유추할 수 있는 것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자유롭다는 것,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10. ‘고등래퍼3’에서 자신을 ‘양천구 끼쟁이’라고 설명했다. 전교 회장을 하기도 했는데 랩 말고 다른 분야에도 재능이 있는지?
이영지: 장래 희망으로 염두에 뒀던 것 중에 하나가 예능인이나 MC였다. 전교 회장도 사회를 보는 것에 능하다고 생각해서 도전했다. 예능 출연 제의가 온다면 말도 많이 하고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갈 수 있다면 ‘라디오스타’나 ‘아는 형님’에 출연해보고 싶다. ‘라디오스타’는 MC들이 출연자들의 말을 잘 받아주고, ‘아는 형님’은 평소에 많이 본 TV 프로그램이다.(웃음)

10. ‘고등래퍼3’의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나’에서 여러 분야에서 다재다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자신을 아빠한테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곡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 이유는?
이영지: 내 이야기니까 깊게 고민하지 않고 썼다. 아버지한테 전하는 메시지가 맞다. 아직까지도 아버지와는 연락두절이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같이 춤을 추기도 해서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소개했다. K팝 댄스나 얼반 댄스 등 다양하게 춤을 췄고 공연도 했다. 박자를 타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내가 무대 체질인 건 맞는 것 같다.(웃음)

10. ‘고등래퍼3’에서 우승까지 할 것이라고 예상했나?
이영지: 진짜로 1위를 할 줄은 몰랐다. 우승을 목표로 나온 것도 아니고, 하면서도 우승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세미 파이널을 준비할 때 더콰이엇 멘토님이 ‘네가 우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때 내가 우승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면서 용기가 났다.10. ‘고등래퍼3’을 하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언제였나?
이영지: 출연자들이 다 똑같겠지만 나는 항상 열심히 했다. 정말 최선을 다하면서 임했다. 그러면서 멘토들이 ‘한 무대, 한 무대 할 때마다 점점 는다. 너무 잘했다’라고 해줬을 때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

10. ‘고등래퍼3’에서 받은 장학금으로는 어떤 것을 할 계획인가?
이영지: 장비를 살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가족한테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다닐 거다.(웃음)

10. 올해의 목표는?
이영지: 스스로가 만족스러운 싱글을 하나라도 내는 것이다. 완성도 있고 사람들도 좋아하는 싱글을 발매하고 싶다.

10. ‘자퇴가 힙합이다’란 말도 있었는데 그런 영향을 받지는 않았나?
이영지: 아직 자퇴는 계획에 없다. 음악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왜 ‘자퇴가 힙합’이라고 친구들이 그랬는지 이해는 됐다. 원래부터 어떤 대학교에 가고 싶다, 대학교에 들어가야지란 생각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10. 앞으로 어떤 래퍼가 되고 싶은가?
이영지: 아직 발전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스스로 굉장히 미숙한 상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콰이엇 멘토처럼 매사에 겸손한데 누구도 깎아내릴 수 없는 위치에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10. 10대 청소년들 중에서는 본인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팬들도 있을 텐데 한마디 해준다면?
이영지: 하고 싶은 것을 재밌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열심히 하다 보면 빛을 볼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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