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여우각시별’ 방송 화면 캡처

SBS 월화드라마 ‘여우각시별’은 저마다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고 사랑하며 성장하는 이야기였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이들뿐 아니라 마음의 장애를 지닌 이들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동화처럼 따뜻한 로맨스가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여우각시별’ 최종회에서는 이수연(이제훈)과 한여름(채수빈)이 해피엔딩을 맞았다. 이수연과 서인우(이동건)는 화해했고, 오대기(김경남)와 나영주(이수경)도 커플 성사를 예고했다.이수연이 조 부장(윤주만)의 부하들에게 끌려가자 서인우가 그를 구하려고 쫓아갔다. 조 부장이 이수연을 위협하자 서인우는 “12년 전 하드디스크가 세상에 공개되는 걸 보고 싶으냐”며 조 부장을 겁박했다. 조 부장은 부하들에게 서인우를 바다에 던져버리라고 명령했다. 분노한 이수연은 ‘웨어러블 괴력’을 발휘해 조폭들을 때려눕혔다. 뒤따라간 오대기는 폭력배들이 모두 쓰러진 모습을 발견하고 경악했다.

이수연과 오대기는 조직폭력배들이 서인우를 끌고 간 곳을 알아내 따라갔다. 12년 전 서인우가 조직폭력배들에게 끌려가던 날, 뒤를 쫓던 이수연이 사고를 당했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수연이 부둣가에서 조폭들과 대치한 사이, 서인우는 차를 후진해 조폭들을 위협했다. 그러다 차가 도로 옆 바다에 빠지려고 하자질 이수연은 괴력으로 차를 끌어올려 서인우를 구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 스친 옅은 미소가 서로의 진심을 확인시켰다.

사진=SBS ‘여우각시별’ 방송 화면 캡처
한여름은 폭력배들과 싸우느라 다친 이수연을 밤새도록 간호했다. 한여름은 미스터 장(박혁권)에게 염증을 유발하는 웨어러블을 멈출 ‘방전기’를 건네받은 상황. 한여름은 ‘본인이 선택한 그 삶을 타인이 함부로 멈춰버려도 되는 걸까’라고 고민했다.

이수연은 결국 사직서를 냈다. 한여름이 이유를 묻자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아서”라며 씁쓸히 웃었다. 한여름이 “내가 팔이 돼 주고 다리가 돼 주겠다”며 울었다. ‘현실은 훨씬 힘겹고 무거울 것’이라 생각한 이수연은 “그냥 지나가게 해달라. 나는 너한테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수연, 한여름, 오대기, 나영주, 고은섭(로운)은 기분 좋은 술자리를 가졌다. 끝난 후 오대기와 나영주는 함께 집에 돌아가던 길, 벤치에 잠시 앉았다. 오대기는 술에 취한 나영주를 걱정했고, 나영주는 오대기의 어깨에 슬쩍 머리를 기댔다.한여름은 이수연에게 “오늘 같이 있고 싶다”고 말했다. 게임도 하고 맛있는 걸 먹으면서 행복한 하룻밤을 보낸 두 사람. 다음날 아침 한여름은 이수연 몰래 웨어러블에 방전기를 꽂으려 했다. 망설이던 한여름의 손을 잡은 건 이수연이었다. 한여름은 “힘들겠지만 나를 위해 한 번 더 살아달라”고 했다. 이수연은 잠시 웨어러블을 벗고 회복을 위해 떠났다.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사고뭉치’였던 한여름은 꽤 능숙해졌다. 오대기와 나영주는 이제야 ‘공식커플’이 될 것을 예고했다. 그리고 공항에서 예전처럼 간이 차단봉이 휘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여름은 이수연이 돌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공항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행복한 앞날을 예고했다.

사진=SBS ‘여우각시별’ 방송 화면 캡처
‘여우각시별’에서 이수연과 한여름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멜로는 내내 미소를 유발했다. 이제훈은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이수연의 간절한 심정, 때론 그러기 어렵다는 깊은 절망감 등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괴력으로 괴한들을 제압하거나 사람들을 구하는 장면에서는 통쾌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채수빈은 걱정도, 실수도 많은 사고뭉치 사원에서, 주어진 일에 진심과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배우는 신입사원으로 성장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에 따뜻한 마음, 절망하지 않는 씩씩함까지 지닌 한여름을 그려내 웃음과 눈물을 자아냈다.

‘여우각시별’은 초반에 이수연의 ‘괴력’으로 눈길을 끌었고, 이후에는 이수연과 서인우의 관계, 이수연과 한여름의 과거 인연, 또 인천공항의 사건사고 등으로 호기심을 유발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계류운영팀, 보안팀 등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공항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극 중 사건사고들을 실제를 바탕으로 해서 더욱 리얼리티를 살렸다.

하지만 후반부 ‘인천공항 민영화’를 둘러싼 스케일이 큰 이야기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급하게 마무리 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오대기와 나영주, ‘보안남녀’의 달달한 모습도 속 시원히 볼 수 없었다. 주요 인물인 양서군과 서인우 이야기도 뚝 끊겼다. 양서군(김지수)과 최무자(이성욱)의 관계, 서인우와 공항 노숙자가 된 아버지의 사연 등은 알 수 없었다. 많은 보따리를 풀어놓았지만 제대로 다시 싼 보따리가 많지 않아 마지막까지 궁금증이 남았다.

여운을 주는 엔딩 장면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수연과 한여름이 재회하는 모습에서 이제훈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우각시별’은 마지막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 9.7%(닐슨코리아 전국 가준 기준)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에 오르는 등 선전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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