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배우 박하나 / 사진=장한(선인장STUDIO)

‘악역전문 배우’라는 별명을 가진 배우 박하나. MBC 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시작으로 ‘천상의 약속’과 ‘빛나라 은수’까지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모두 100부작 이상의 드라마였다. 그만큼 점점 악역 이미지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선한 역할의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지난 20일 종영한 KBS2 ‘인형의 집‘이다. “악역 이미지를 바꾸는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올해 이루게 됐다”는 박하나를 만났다.

10. 일일드라마 주연만 이번이 네 번째였다. 일일드라마만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박하나: 일일드라마만 고집한 건 전혀 아니다. 아무래도 시작을 일일드라마로 해서 그런지 장편 드라마 대본이 많이 들어온다. 내가 원했다기보다는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어진 것 같다. 나는 연기를 할 수만 있다면 주인공, 조연, 단역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쉴 때는 단막극도 많이 한다.10. 연초부터 지금까지 계속 촬영하면서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쳤을 것 같은데.
박하나: 확실히 조금 지친 것 같다.(웃음) 체력이 부족해져서 연기에 신경을 못 쓴 게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하지만 확실히 장편 드라마를 하고 나면 배우들이랑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10. 자신만의 체력 보충 방법이 있는지?
박하나: 무엇보다 에너지를 나눠 써야 한다. 대본이 아무리 많아도 밤새 외우려고 하면 안 된다. 나는 외워지는 시간대가 있어서 밤을 새고 촬영장에 가면 더 안 외워진다. 차라리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 외우는 게 더 효과적이다. 초반에는 잠을 거의 못 잤다. 한 시간도 못잔 날도 많았는데 무기력한 모습이 화면에 그대로 보였다. 그 때부터 대사를 외운다고 해서 체력을 무리하게 낭비하면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10. 배우 최명길과 호흡을 맞췄다. 대선배인데 어렵지는 않았나?
박하나: 신인 때 최명길 선배님이 나오는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우연히 부딪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선배님한테 후광이 보였다.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만나게 되어 너무 영광이었다. 신인 때 우러러 봤던 선배님과 대사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고, 엄마와 딸로 나오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
배우 박하나 / 사진=장한(선인장STUDIO)

10. 지금까지 늘 악역만 맡다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역할 변신을 시도했는데.
박하나: 악역은 확실히 할 게 많았다. 보여줄 것도 많고, 평소 억눌렸던 분노를 연기로 표현할 수도 있고….(웃음) 물론 부담감도 있다. 악역을 하고 나면 반드시 악플이 달렸다. 그 인물이 정말 나라고 생각하고 댓글을 다는 것 같아 힘들었다. 욕을 하면서도 더 나쁜 모습을 원하니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왔다. 그래서 착한 역을 너무 하고 싶었고,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루게 됐다. 착한 역할도 답답하다고 욕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다행히 그 중간이 이번 드라마였다. 너무 착하지도, 너무 악하지도 않은 캐릭터여서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10. ‘풍문으로 들었쇼’ MC를 맡은 지 1년이 되어간다. 연기와는 또 다른 분야인데 어떤가?
박하나: 연기는 내가 돋보여야 하는 역할이지만 MC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역할이다. 말하는 톤도 다르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살을 덧붙여서 정리 하는 거라 아직도 많이 서툴다. 하지만 그만큼 새롭게 배워가는 부분도 많고,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하고 싶다. 원래 예능 쪽으로 관심이 많다. 회사에도 항상 예능 많이 하고 싶다고 조르고 있다. 하하.10. 지금까지 나갔던 예능 중에 제일 잘 맞았던 프로그램은?
박하나: 제일 반응이 좋았던 건 해피투게더다. 악역 배우 특집으로 나갔는데 즉석에서 뺨 때리는 걸 했다. 세게 때리지는 않았는데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조금 과격해 보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런닝맨이 잘 맞는다. 몸으로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 저번에 나갔을 때는 퀴즈를 많이 풀었다. 몸 쓰는 특집 때 다시 나가고 싶다.

배우 박하나와 앵무새 ‘루키’. / 사진=장한(선인장STUDIO)

10. 앵무새 ‘루키’와도 같이 화보 촬영을 했다. 언제부터 키웠나?
박하나: 입양한 지 1년 정도 됐다. 원래 앵무새 두 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 친구들이랑 사이가 안 좋아졌다.(웃음) 자기들끼리 의지해서 외로워지던 찰나에 친구가 아픈 앵무새를 인스타그램에 올린 걸 보게 됐다. 다리를 다쳐서 날지 못하는 앵무새였는데 너무 데려와 키우고 싶었다. 촬영하면 차에 있는 시간도 많고, 직장 다니는 분들보다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을 것 같아서 데려오게 됐다.10. ‘루키’는 자신을 잘 따르나?
박하나: 아무래도 사람에게 의지해야 해서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강아지랑 똑같이 장난치고, 말도 알아듣는다. ‘개무새’ 라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하하.

배우 박하나 / 사진=장한(선인장STUDIO)

10. 올해 계획했던 목표들 중 이룬 것과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박하나: 악역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였는데, 이번에 착한 역할을 맡아서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또 다른 목표는 올해가 가기 전에 한 작품을 더 하는 것이다. 장편을 하나 끝냈으니 두 달 안에 다른 작품에 들어가고 싶다. 그러면 금방 2018년이 지나갈 것 같다. 나는 일을 쉬고 싶지 않다. 회사에도 계속 이야기하는 중이다.(웃음)10. 일을 쉬지 않으려는 이유는?
박하나: 사실 무섭다. 조금이라도 쉬게 되면 나라는 사람이 대중들에게 잊힐 것 같아 무섭고, 연기의 흐름이 끊어질까봐 두렵다. 지금도 작품 들어갈 때 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오래 쉬면 연기를 다신 못하게 될 것 같아 불안하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박하나: 아직 많이 부족한데 주연 자리도 주시고, MC 자리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나에게 과분한 자리라 한 가지라도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까봐 겁이 난다. 나의 바람은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댓글을 볼 때 못생겼다는 말보다 더 상처받는 건 연기를 못 한다는 반응이다. 그런 자존심이 강한 편이라 연기 잘하는 배우로 대중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

배우 박하나 / 사진=장한(선인장STUDIO)

포토그래퍼 : 장한(선인장STUDIO)
장소 : 세인트아이브스(SAINT IVES)
헤어·메이크업 : 조이 187
의상 : 톰앤래빗, 그리디어스(GREEDILOUS)
신발 : 섀도우무브(SHADOWMOVE)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