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제명·극단해체…'성추문' 이윤택, 연극계 퇴출 조치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한 연출가 이윤택 /

여러 연극인들이 연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연극계는 ‘이윤택 영구 제명’에 동참하고 있다.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오전 서울 명륜동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지만 비난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윤택 연출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 법의 절차가 필요하다면 따르겠다. 그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물리적 폭력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진위 여부는 법의 절차를 따르겠다. 성실히 수사에 임할 용의가 있고, 그에 따른 응당한 처벌을 받겠다”며 성폭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연출가는 “지난 18년간 극단 내부에서 못된 관습과 악행이 있었다. 일부 단원들이 저에게 항의했고, ‘앞으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저의 더러운 욕망 때문에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앞서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자신의 SNS에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연극 배우를 비롯해 여러 연극인들이 그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극계에서는 이 연출가를 퇴출 조치하고 있다. 서울연극협회는 “이윤택 회원의 성폭력 사실을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정의하고 정관에 따라 최고 징계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사단법인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도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이윤택 연출가와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연희단거리패는 극단 해체를 결정했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도 이윤택 연출가를 영구 제명하며 “이번 사태가 표면화되기 전부터 여러 피해자들이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적극 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점, 연극계의 부당한 권력과 잘못된 문화가 존재하도록 방치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한국여성연극협회는 이 연출가의 연극계 영구 제명과 그의 참회와 사과, 사법 절차 병행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울러 극작가이기도 한 이윤택 연출가는 한국극작가협회에서도 제명됐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