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글러스’ 종영] 오피스 로맨스의 정석을 보여줬다

[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저글러스’ / 사진=방송 캡처

까칠한 보스와 싹싹한 비서의 티격태격 로맨스는 물론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적절한 유머코드까지 더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KBS2 ‘저글러스’는 오피스 로맨스의 정석을 보여줬다.

‘저글러스’는 탁월한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좌윤이(백진희)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 남치원(최다니엘)이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친 로맨스물이다.

최종회에서 남치원과 좌윤이는 조직개편 담당자인 봉 전무(최대철)가 바람둥이라는 사실을 밝혀내며 한 부서에서 함께 일할 기대에 부풀었으나 또 다른 장애물 조 전무(인교진)를 만났다. 새로운 조직 개편 담당자가 된 조 전무는 윤이를 백화점 고객센터로 보내버렸다. 또 치원이 수장으로 있는 영상사업부를 없애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영상사업부 팀원들은 똘똘 뭉쳐 조 전무의 비리를 폭로하기 위해 애썼다. 이들은 결정적 증거를 얻지 못해 좌절했지만 이를 조 전무의 비서 보나(차주영)가 가져왔다. 보나는 그동안 성공에 눈이 멀어 친구인 윤이를 위기에 빠뜨렸던 것을 사과했다.

치원과 영상사업부는 조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자리에서 모든 비리를 밝혔다. 조 전무는 구속됐다. 이후 조 전무는 상무 시절 열정적으로 일했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고 과오를 반성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윤이는 다시 치원과 함께 영상사업부에서 일하게 됐다. 또 한 집에서 살게 됐다. 서로에게 마음을 고백하며 사랑을 키웠다.



오피스물은 회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에피소드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저글러스’에서는 두 주인공이 집주인과 세입자로도 엮이며 이야기 전개 영역을 확장했다. 회사에선 보스지만 집에 오면 세입자가 되는 치원의 처지는 웃음을 유발했다.

또 ‘저글러스’는 로맨스뿐 아니라 비서라는 직업에 대한 심도 있는 관찰, 직장인들의 삶 등을 다채롭게 그려내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동료들과의 묘한 신경전이나 승진을 위해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일부 직장인들의 모습 역시 현실적인 모습이라 공감을 자아냈다. 예능 프로그램을 연상케 하는 연출이나 배우들의 코미디 연기는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저글러스(jugglers)’는 저글링을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다양한 일을 척척 처리해내는 비서를 뜻하는 말이다. 드라마 ‘저글러스’는 그 다양한 이야기를 모아 재치 있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