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영화 ‘페르디난드’ 포스터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투우장에서나 볼 수 있는 싸움소와 인간이 한 집에 산다면? 애니메이션 영화 ‘페르디난드’는 투우의 나라 스페인을 배경으로 황소와 인간이 어우러지는 삶을 그렸다. 거대한 몸집, 단단한 근육, 뾰족한 뿔을 과시하며 무서운 기세의 황소가 꽃을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영화의 주인공 페르디난드는 싸움소 훈련장에서 나고 자랐다. 친구들은 모두 최고의 투우가 되기 위해 매일같이 경쟁했지만 페르디난드는 한 송이 꽃에 기쁨을 느꼈다.하지만 그는 곧 슬픈 현실을 직면하게 된다. 아빠 황소가 투우 경기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경기장에 나가면 승패와 상관 없이 죽음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페르디난드는 탈출을 감행하고 새로운 주인 니나를 만난다.

니나와 그의 가족, 주변 환경은 페르디난드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황소인데도 따뜻한 가족으로 맞았고 그가 좋아하는 꽃들과 함께 자랄 수 있게 만들어줬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아기 페르디난드는 900kg의 거대한 몸집을 가지게 됐다. 매년 참가하던 꽃 축제에 참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지만 페르디난드는 니나 몰래 참가를 감행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무섭게 비춰지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를 일으킨 페르디난드는 싸움소 훈련장으로 끌려가게 됐다.페르디난드는 싸움소 훈련장에서 다시 만난 친구들과 탈출 계획을 세운다. 덩치가 산 만한 황소 6마리와 염소1마리, 토끼 1마리, 고슴도치 3마리의 탈출기는 그야말로 다이내믹하다. 크나큰 덩치를 숨기기도 힘든데 요리조리 잘도 피한다. 더구나 자동차를 운전하는가 하면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탑승도 한다.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한 이런 모습들은 실소를 자아낸다.

영화는 관객에게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페르디난드의 공포스러운 덩치와는 다르게 그의 순수하고 맑은 이면을 보라는 것이다. 또 작품 곳곳에서는 황소를 통해 탐욕스러운 인간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성공과 명예를 위한 욕망,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 등 인간의 욕망을 감독은 황소에 대입시켰다.

‘페르디난드’는 싸움소라는 무서움의 대상을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탈바꿈시키며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108분, 1월3일 개봉.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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