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영화 ‘가을 우체국’의 메인 포스터/사진제공=에스와이코마드

올 가을, 한 편의 시와 같은 영화가 찾아온다.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가을 우체국'(감독 임왕태)이다.

‘가을 우체국’은 스물아홉 수련(보아)의 애틋하지만 붙잡을 수 없는 사랑과, 그녀와 결혼하는 것이 인생 목표인 남자 준(이학주)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린 동화 같은 로맨스물이다.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작은 우체국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스물아홉 살 수련. 항상 예의 바르고 성실한 데다 밝기까지 해 동네 어르신들의 예쁨을 한 몸에 받는다.

수련의 곁에는 오직 그녀만을 바라보는 순정남 준이 있다. 준은 16살 때 10년 뒤에 결혼해 주겠다는 수련의 말만 믿고 그녀와 함께 세계 여행을 떠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마침내 성인이 된 준은 자신의 마음을 받아 준 수련과 사랑하는 연인이 됐지만 어느 순간 수련은 준을 밀어내려고 한다. 수련의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녀 또한 아버지와 비슷한 운명을 예감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그렇게 수련은 슬프지만 담담하게 조용히 삶을 정리한다.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가을 우체국’에서는 큰 사건, 사고가 벌어지거나 자극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잔잔하고 조용한 전개를 통해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죽음을 앞두고 절망하는 대신 남은 시간을 소중하고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련의 모습은 삶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련 역을 맡은 보아의 열연. 영화 ‘메이크 유어 무브’(2014), ‘빅매치’(2014)로 스크린에 데뷔한 보아는 ‘가을 우체국’에서 첫 멜로에 도전했다.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감정선을 가진 수련 캐릭터를 표현해 극에 몰입도를 더했다.

‘가을 우체국’은 오는 19일 개봉. 12세 관람가.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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