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지난 6월 25일 처음으로 전파를 탄 JTBC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을 설명하는 한 마디다. ‘비긴 어게인’은 20년 넘게 음악을 한 이소라·윤도현·유희열이 낯선 외국에서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며 세 사람은 데뷔 후 지금까지 경험?지 못했던 새로운 자극을 느꼈고, 비슷비슷한 음악 예능에 지루해하던 시청자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비긴 어게인’의 연출을 맡은 오윤환 JTBC PD는 평소 LP를 구입해 듣는 것이 취미인 음악 애호가다.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최근 텐아시아를 만난 오 PD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과 음악프로그램을 만드는 별개였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그때 음악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10. ‘비긴 어게인’이 ‘월요병’을 해결해주는 ‘힐링 음악 예능’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좋은 반응을 예상했나?
오윤환PD : 창피한 성적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음악에 대한 예의 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프로그램이 부족해 보이지 않았으면 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감사하다.
10. 출연자들의 반응은?
오윤환PD : 3회 방송이 끝난 다음날 아침 스위스에서 돌아왔다. 원래 연예인들이랑 같이 있을 때는 시청률 확인하는 것 아니라고 했는데…(웃음) 우리끼리 농담으로 시청률 떨어졌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지자고 했는데 다행히 그날도 시청률이 잘 나왔다.10. 첫 번째 여행지였던 아일랜드 편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오윤환PD : 처음부터 끝까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외국에 가서 우리나라 가수들이 버스킹을 한다는 콘셉트만 들고 무작정 아일랜드로 갔다. 버스킹 전문가가 아무도 없지만 무작정 갔다. 노래가 너무 겹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우리도 알지 못했던 못했던 부분이다. 처음엔 4~5곡 준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영국으로 떠나기 직전에 노래가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윤환PD : 아이디어 자체는 별 거 아니었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외국에 가서 노래하면 어떨까?’ 이거였다. 그보다 중요한 건 프로젝트 밴드 ‘비긴어스’를 모은 것이다. ‘비긴 어게인’은 이소라·윤도현·유희열 세 사람은 모은 게 포인트였다. 섭외 비결은 계속 찾아가서 졸랐다. 틈만 나면 하자고 졸랐다.10. ‘비긴 어게인’은 음악 여행 프로그램이지만 여행보다는 음악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 같다.다른 여행프로그램에선 출연자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고생하는데 ‘비긴 어게인’에선 음악 외적인 부분은 어떻게 하나?
오윤환PD : 고민 끝에 출연진들한테는 음악으로만 고생시키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비긴어스’가 다른 요인으로 피로해져서 음악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낭패였기에 과감하게 우리가 ‘우렁각시’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하길 잘한 것 같다. 버스킹을 준비하고 미리 연습하는 과정도 상당히 힘들고 할 게 많다.
10. 아일랜드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촬영했을 것 같은데?
오윤환PD : 우선 답사를 가서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어디 있는지, 버스킹할 때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미리 살펴봤다.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다들 다른 버스커가 공연할 때는 기다려준다든가 50m 떨어진 곳에서 공연을 하는 등 서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도 길거리에 방송용 장비들을 깔아둘 순 없으니까 버스커들이 많이 사용하는 장비들을 찾아봤다.
오윤환PD : 스포츠카를 타고 달릴 수 있는 사람한테 시속 20km로만 가달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거였다.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인 버라이어티 촬영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현장에 갔
다. VJ들도 무조건 숨어서 찍으라고 말했다.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카메라 촬영팀은 예쁘게 찍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저절로 출연자한테 가까이 간다. 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현장감을 전달하고 싶었다.
음향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전부터 음원 출시 계획이 있었다. 이들은 큰 장비를 가져가면 소리를 진짜 깨끗하고 조용하게 녹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최소한의 장비만 챙기라고 했다. 세팅도 최대한 빨리하고, 현장 주변의 사람들 목소리 그대로 넣어도 된다고 했다. 처음엔 이해를 못했지만 결국 스태프들도 버스킹의 현장감을 살리자는 내 뜻을 따라줬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JTBC ‘비긴어게인’의 연출자 오윤환 PD / 사진제공=JTBC
“낯선 곳에서 새롭게 노래하다.”지난 6월 25일 처음으로 전파를 탄 JTBC 예능 프로그램 ‘비긴 어게인’을 설명하는 한 마디다. ‘비긴 어게인’은 20년 넘게 음악을 한 이소라·윤도현·유희열이 낯선 외국에서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외국인들 앞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며 세 사람은 데뷔 후 지금까지 경험?지 못했던 새로운 자극을 느꼈고, 비슷비슷한 음악 예능에 지루해하던 시청자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비긴 어게인’의 연출을 맡은 오윤환 JTBC PD는 평소 LP를 구입해 듣는 것이 취미인 음악 애호가다. 서울 상암동 JTBC 사옥에서 최근 텐아시아를 만난 오 PD는 “음악을 좋아하는 것과 음악프로그램을 만드는 별개였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그때 음악인들이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10. ‘비긴 어게인’이 ‘월요병’을 해결해주는 ‘힐링 음악 예능’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좋은 반응을 예상했나?
오윤환PD : 창피한 성적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음악에 대한 예의 만큼은 지키고 싶었다. 프로그램이 부족해 보이지 않았으면 했는데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감사하다.
10. 출연자들의 반응은?
오윤환PD : 3회 방송이 끝난 다음날 아침 스위스에서 돌아왔다. 원래 연예인들이랑 같이 있을 때는 시청률 확인하는 것 아니라고 했는데…(웃음) 우리끼리 농담으로 시청률 떨어졌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지자고 했는데 다행히 그날도 시청률이 잘 나왔다.10. 첫 번째 여행지였던 아일랜드 편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오윤환PD : 처음부터 끝까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외국에 가서 우리나라 가수들이 버스킹을 한다는 콘셉트만 들고 무작정 아일랜드로 갔다. 버스킹 전문가가 아무도 없지만 무작정 갔다. 노래가 너무 겹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우리도 알지 못했던 못했던 부분이다. 처음엔 4~5곡 준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영국으로 떠나기 직전에 노래가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진=JTBC ‘비긴어게인’
10. ‘비긴 어게인’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오윤환PD : 아이디어 자체는 별 거 아니었다. ‘우리나라 가수들이 외국에 가서 노래하면 어떨까?’ 이거였다. 그보다 중요한 건 프로젝트 밴드 ‘비긴어스’를 모은 것이다. ‘비긴 어게인’은 이소라·윤도현·유희열 세 사람은 모은 게 포인트였다. 섭외 비결은 계속 찾아가서 졸랐다. 틈만 나면 하자고 졸랐다.10. ‘비긴 어게인’은 음악 여행 프로그램이지만 여행보다는 음악에 조금 더 무게를 둔 것 같다.다른 여행프로그램에선 출연자들이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고생하는데 ‘비긴 어게인’에선 음악 외적인 부분은 어떻게 하나?
오윤환PD : 고민 끝에 출연진들한테는 음악으로만 고생시키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비긴어스’가 다른 요인으로 피로해져서 음악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낭패였기에 과감하게 우리가 ‘우렁각시’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하길 잘한 것 같다. 버스킹을 준비하고 미리 연습하는 과정도 상당히 힘들고 할 게 많다.
10. 아일랜드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촬영했을 것 같은데?
오윤환PD : 우선 답사를 가서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어디 있는지, 버스킹할 때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미리 살펴봤다.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다들 다른 버스커가 공연할 때는 기다려준다든가 50m 떨어진 곳에서 공연을 하는 등 서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도 길거리에 방송용 장비들을 깔아둘 순 없으니까 버스커들이 많이 사용하는 장비들을 찾아봤다.
JTBC ‘비긴어게인’ 아일랜드 마지막 버스킹 / 사진제공=JTBC
10. 전문 공연장에서 좋은 스피커로 음악을 들려주던 가수들에겐 여러 모로 아쉬웠을 텐데.오윤환PD : 스포츠카를 타고 달릴 수 있는 사람한테 시속 20km로만 가달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거였다.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인 버라이어티 촬영 인원보다 적은 인원이 현장에 갔
다. VJ들도 무조건 숨어서 찍으라고 말했다. 서로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카메라 촬영팀은 예쁘게 찍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저절로 출연자한테 가까이 간다. 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현장감을 전달하고 싶었다.
음향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다. 방송 전부터 음원 출시 계획이 있었다. 이들은 큰 장비를 가져가면 소리를 진짜 깨끗하고 조용하게 녹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최소한의 장비만 챙기라고 했다. 세팅도 최대한 빨리하고, 현장 주변의 사람들 목소리 그대로 넣어도 된다고 했다. 처음엔 이해를 못했지만 결국 스태프들도 버스킹의 현장감을 살리자는 내 뜻을 따라줬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