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이블데드(EVIL DEAD)'(연출 임철형)가 지난달 24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다시 막을 올렸다. 2008년 초연 이후 9년 만이다.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 영화 ‘이블데드’ 시리즈 중 1편과 2편을 엮었고, 숲 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들이 좀비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웃음으로 풀었다.무대에는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무대 양옆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를 설치해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애쉬와 스캇(조권), 린다(정가희)·셀리(김려원)·셰럴(허순미)이 주인 없는 오두막집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물들의 소개와 관계 설명이 끝나면 무대는 하얀 연기와 더불어 음침해진다. 셰럴이 살아있는 나무를 보고 오두막을 떠나려고 할 때 ‘이블데드’의 과장된 공포극은 비로소 베일을 벗는다.
오두막집의 비밀을 가장 먼저 알게 된 셰럴을 필두로 하나둘 좀비로 변한다. 끝까지 홀로 남아 싸우는 애쉬의 처지가 안쓰럽기는커녕 지나치게 위풍당당해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전기톱으로 자신의 손목을 자르는 엽기적인 장면도 손을 향한 공손한 작별 인사를 덧붙여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좀비로 변한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아수라장을 만드는 건 ‘이블데드’의 백미. 무대 앞의 첫 줄부터 넷째 줄까지를 스플레터(Splatter) 석이라고 부르며 비닐 우비를 나눠주는 이유를 깨닫는 순간이다. 좀비들이 사정없이 피를 흩뿌리는 통에 앞줄 관객들은 순식간에 피범벅이 된다. 스캇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흥겨운 춤과 노래, 저절로 몸을 흔드는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혹시라도 깨달음이나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를 얻고자 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오는 9월 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뮤지컬 ‘이블데드’ 공연 장면 / 사진제공= ㈜쇼보트
온화한 성격의 애쉬(강동호)가 제멋대로 구는 자신의 손목을 잘라낸다. 이후 좀비로 변한 친구들을 죽이면서 “저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에요”라고 해명하는 모습에서는 영락없이 웃음이 터진다. 비현실적인 상황에 거칠고 야한 농담이 난무하지만 소리 지르고 손뼉 칠 수 있는 게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이다.뮤지컬 ‘이블데드(EVIL DEAD)'(연출 임철형)가 지난달 24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다시 막을 올렸다. 2008년 초연 이후 9년 만이다.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 영화 ‘이블데드’ 시리즈 중 1편과 2편을 엮었고, 숲 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대학생들이 좀비와 맞서 싸우는 과정을 웃음으로 풀었다.무대에는 스산한 기운이 감돈다. 무대 양옆에는 나무로 만든 다리를 설치해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애쉬와 스캇(조권), 린다(정가희)·셀리(김려원)·셰럴(허순미)이 주인 없는 오두막집에 도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물들의 소개와 관계 설명이 끝나면 무대는 하얀 연기와 더불어 음침해진다. 셰럴이 살아있는 나무를 보고 오두막을 떠나려고 할 때 ‘이블데드’의 과장된 공포극은 비로소 베일을 벗는다.
뮤지컬 ‘이블데드’ 의 한 장면(사진 위), 가수 조권(아래) / 사진제공= ㈜쇼보트
미국 영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한국어를 맛깔나게 살렸다. 비속어와 신조어가 웃음을 유발한다. 다양한 패러디(Parody)를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오두막집의 비밀을 가장 먼저 알게 된 셰럴을 필두로 하나둘 좀비로 변한다. 끝까지 홀로 남아 싸우는 애쉬의 처지가 안쓰럽기는커녕 지나치게 위풍당당해 괴기스럽기까지 하다. 전기톱으로 자신의 손목을 자르는 엽기적인 장면도 손을 향한 공손한 작별 인사를 덧붙여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좀비로 변한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아수라장을 만드는 건 ‘이블데드’의 백미. 무대 앞의 첫 줄부터 넷째 줄까지를 스플레터(Splatter) 석이라고 부르며 비닐 우비를 나눠주는 이유를 깨닫는 순간이다. 좀비들이 사정없이 피를 흩뿌리는 통에 앞줄 관객들은 순식간에 피범벅이 된다. 스캇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흥겨운 춤과 노래, 저절로 몸을 흔드는 관객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혹시라도 깨달음이나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를 얻고자 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오는 9월 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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