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사진=KBS2 ‘쌈마이웨이’ 방송화면 캡처

‘쌈, 마이웨이’가 청춘들의 리얼한 감성을 담아낸 어록으로 찡한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에서 격투기 선수와 아나운서라는 꿈에 도전 중인 고동만(박서준)과 최애라(김지원)는 남들이 보기에는 늦은 나이와 보잘것없는 스펙이지만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보겠다며 씩씩하게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하지만차가운 현실에 부딪히며 상처받고 가끔은 눈물도 흘리는 이들의 일상에 공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 청춘 어록을 되짚어봤다.

◆ “나 하나 꿈 없어도 세상 잘만 돌아간다.”

과거 태권도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지만, 동생 수술비를 위해 승부 조작에 가담하며 한순간에 꿈도 열정도 잃게 된 동만은 지난 3회에서 “지금은 꿈 없냐”는 애라의 말에 덤덤히 “없는 걸로 치자. 꿈 없는 척 사는 게 낫지, 있으면 괜히 사람 맘만 더 찌질해져. 나 하나쯤 꿈 없어도 세상 잘만 돌아간다”고 답했다. 나 빼고 모두 잘난 것 같은 세상 속에서 당장 먹고 살기 위해 현실을 선택, 꿈이란 비현실적인 단어가 되어버린 이 시대 청춘들의 슬픈 자화상이 담긴 대목이었다.◆ “저는 돈 벌었습니다.”

지난 8회분에서 아나운서 면접 도중 애라는 면접관에게 “저 친구들이 유학 가고, 대학원 가고, 해외 봉사 가고 그럴 때 뭐했냐”며 “열정은 혈기가 아니라 스펙으로 증명하는 거죠”라는 냉담한 평을 들었다. 이에 애라는 나직이 “저는 돈 벌었어요”라고 솔직히 대답, 현실의 차가움을 극대화시켰다.

여기에 면접장을 빠져나와 “우리는 항상 시간이 없었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남보다 늦게 자는데도 시간이 없었다. 누구보다 빡세게 살았는데, 이력서 나부랭이가 내 모든 시간을 아는 척하는 것 같아 분해서”라는 애라의 내레이션과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를 다 하는 꼴통 판타스틱 포의 모습은 남들 다 쌓는다는 스펙을 구경할 틈도 없이 돈 버느라 바쁜 청춘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저도 상처받지 않을 권리 있습니다.”

애라는 현실의 벽을 실감했지만, 굴하지 않고 계속 아나운서에 도전했다. 하지만 지난 9회에서는 “용기가 가상하다고 하기도 뭐하고. 사람이 다 자기 역량이란 게 있는 거지”라고 무시하더니 “인생 선배로서 충고 좀 하겠다”는 면접관의 말에 “하지마세요. 저 붙이실 거 아니잖아요. 그럼 상처도 주지 마세요. 저도 상처받지 않을 권리 있습니다”라며 면접장을 박차고 나왔다. 현실에선 불가한 판타지 같은 장면이었지만 면접장에서 종종 먼지보다 못한 존재가 되곤 하는 청춘들에게 사이다를 선물한 순간이었다.

‘쌈, 마이웨이’는 20일 오후 10시 KBS2에서 방송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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