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KBS2 ‘7일의 왕비’ 방송화면 캡처 /

‘7일의 왕비’ 속 비극적 운명의 서막이 열렸다.

KBS2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극본 최진영, 연출 이정섭)는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다.지난 7일 방송에서는 주인공들을 둘러싼 비극적인 운명이 서막을 열었다. 마치 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듯 휘몰아친 전개, 탄탄한 스토리, 세대불문 배우들의 열연, 탁월한 연출력, 감정을 고조시키는 기막힌 완급조절 등이 이 비극적 운명의 깊이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은 아역들의 풋풋한 첫사랑으로 시작됐다. 혼인하겠다는 신채경(박민영/아역 박시은), 권세가의 딸과는 결코 혼인하지 않겠다는 진성대군 이역(연우진/아역 백승환)은 동무가 됐고 서로에게 조금씩 떨림을 느꼈다. 그 순간 정체불명 자객들이 이역을 노렸고, 이역은 신채경의 손을 잡은 채 도망쳤다. 갑자기 닥친 위험 속에서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손을 잡았다.

그렇게 이역과 신채경은 혼인을 결심했다. 혼인 후 친구처럼 즐겁게 살자는 소년 소녀의 행복한 다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큰 사건이 닥쳤다. 이들과 동무가 된 서노의 아버지,가 현왕인 이융(이동건)에게 잡혀간 것이다. 명목상으로는 쌀을 훔쳤다는 죄였지만, 이융이 서노 아버지를 추포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서노 아버지가 선왕의 유지를 들은 사관이었기 때문이다.진짜 이유를 모르는 이역은 서노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형에게 맞섰다. 제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실수로 형의 얼굴에 상처를 내고 말았다. 왕 이융의 얼굴에 맺힌 붉은 핏자국처럼, 이후 이역과 신채경의 운명은 잔혹하게 흔들렸다. 이역은 간신 임사홍(강신일)의 계략인지 모른 채 왕의 신패를 이용, 서노 아버지를 구했다. 신채경은 기지를 발휘, 서노 부자의 안전을 지켰다.

늘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했던 이역이 처음으로 원해서 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그 파급효과는 너무도 컸다. 진성대군 이역은 형이자, 왕인 이융 앞에 붙잡혀 왔다. “대체 왜 그랬느냐”며 불같이 분노한 형 이융에게 이역은 “왕좌 때문입니다”라고 결의에 찬 표정으로 답했다. 서서히 서로 칼을 겨눌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는, 형제의 기운이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3회는 마무리됐다.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한 소녀와 소년. 설레는 이들의 로맨스가 예상 못한 운명에 뒤엉켜버렸다. 사랑뿐일까. 얄궂은 운명은 형제에게도 덮쳐왔다. 운명은 아우를 경계하면서도 아우를 죽이지 않으려 애쓰던 형의 마음에 불신을 심었다. 형을 믿었던 아우에게 또 다른 의지를 심었다.

이처럼 ‘7일의 왕비’의 3회는 탄탄함을 넘어선 촘촘한 스토리와 휘몰아치는 전개가 돋보였다. 초반 설렘부터 위기, 변화, 다시 위기, 팽팽한 대립으로 이어진 감정굴곡은 몰입도를 끌어 올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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