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도봉순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이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한경텐아시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세월호 사건이 벌어졌을 때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가볍게 비춰질 수도 있어서 말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그때 사건을 생각하면 진짜 봉순이처럼 괴력을 가져서 그 배를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치적인 것을 떠나서 꽃 같은 아이들이 희생된 사고기 때문에 온 국민이 같은 마음 영웅의 존재를 바랐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도봉순처럼 괴력이 생기면 어떤 일을 하고 싶냐는 물음에 대한 박보영의 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작고 힘이 약해 항상 힘이 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던 박보영은 힘이 센 사람을 동경해왔다고 했다. 그리고 불의를 보고도 참아야 했을 때, 돕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돕지 못할 때 현실의 벽에 부딪힌 것 같다고도 말했다.“배우라는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 캐릭터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에요. 사회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이런 건 이렇게 잘못됐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거죠. 사실 그래서 ‘돌연변이’ 같은 작품도 선택했던 거고요.”

박보영은 공백기 텀이 긴 배우로 유명하다. 그만큼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하고 선택한 작품에 공을 들이는 성격이지만 팬들은 다작하는 박보영을 원한다. 그래서 그의 팬들은 그 흔한 SNS조차 하지 않는 배우에게 귀여운 잔소리를 하기에 이르렀다.

“SNS를 안 한다고 팬들이 어찌나 뭐라고 하던지. (웃음) 사실 제가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스스로 SNS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SNS 대신 V앱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V앱 같은 경우는 생중계여도 방송이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돼요. 그런데 SNS에는 제가 감정적인 상태가 됐을 때 말을 막 할 것 같아서 절대 못 해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도봉순역을 맡은 배우 박보영이 1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한경텐아시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박보영은 영화 ‘과속스캔들’과 ‘늑대소년’을 거치며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그의 동안 외모와 러블리한 성격이 한 몫 한 것. 이에 박보영은 “요즘은 잘 안 붙여주시던데요?”라며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알아서 안 쓰시는데 예전에는 괜히 쓸데없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서운하기도 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느새 데뷔 12년 차가 된 배우 박보영. 10대에서 20대 후반이 됐고, 촬영장에서는 선배의 위치가 됐다. 그리고 지금 서른을 앞둔 박보영은 새로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빨리 서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내일모레 서른이라니 너무 싫어요. (웃음) 항상 작품을 선택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할 때 ‘난 어리니까 괜찮아’라는 변명 뒤에 숨었었는데 30대가 되면 어떤 변명을 찾아야 할지 고민이에요. 서른이 됐을 때 내가 안정적인 것, 쉬운 것만 택할까 봐 두렵기도 하구요. 그런 숙제들을 앞으로 잘 풀어나가야겠죠.”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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