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첫 드라마에서 그가 목표했던 건 ‘무플’이었다.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어 욕만 먹지 말자는 나름의 다짐이었다고. 김선호는 욕은커녕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작품이 잘 돼서 좋고 그런 작품에 제가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지만 사실 실감은 안 나요. 안경을 벗으면 아무도 못 알아보시거든요. 하하.”
사실 그는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을 시작으로 수많은 연극 작품에서 매력을 발산해왔다. 잘생긴 외모와 수준급 연기력으로 이미 연극계에선 많은 팬을 거느린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첫 드라마의 소감을 묻는 질문엔 허탈한 듯 허허 소리를 내며 웃었다.
“처음에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몰라요. 같은 장면을 몇 번씩 찍잖아요. 그래도 전 매 신에 최선을 다해 소리를 냈거든요. 음향감독님이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막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데 선배들이 ‘너 지금 프레임 밖이야’라고 하고요. 10부 정도 촬영을 할 때쯤 기술적인 부분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모든 것이 어색한 현장에서 김선호를 도와준 건 동료들이었다. 그는 특히 “첫 촬영부터 끝날 때까지 질문이 너무 많았다. 남궁민 형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는데, 항상 웃으면서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형이 힘든지 몰랐다. 어느 순간 형이 하루에 세 시간도 못 자고 촬영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정말 친절했다”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선호는 남궁민을 비롯, 남상미·김원해·김강현·조현식·류혜린·동하 등 TQ그룹 경리부로 활약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해맑게 웃었다. “우리 정말 끈끈하다”며 우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경리부원들은 보통 촬영을 같이 하고, 쉬는 시간도 같았어요. 항상 붙어있었죠. 남궁민 형 등은 너무 바빠서 쉴 시간이 없었지만 죄송하게도 저희는 쉬는 날이 있었어요. 맛집 탐방도 다녔고 커피숍에 가서 얘기도 많이 했고요. 현식이 형이랑은 사우나에도 간 적이 있어요. 현식이 형이랑은 방도 같이 썼는데, 우리끼리 맨날 얘기하고 노니까 동하가 부럽다면서 그 좁은 방을 비집고 들어왔어요. 셋이 같이 수다 떨면서 재미있게 촬영했죠.”극 초반 경리부 막내로 활약하던 김선호는 재벌2세 역의 동하에게 막내 자리를 내줬다. 이후 그를 은근히 괴롭히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에 최종 오디션까지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절친’이 됐다.
“초반에 제가 동하를 괴롭히는 장면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사무실 구석에 앉아있으니 남궁민 형이 ‘내 대사를 줄 테니 둘이 한 번 만들어봐라’라고 해줬어요. 이후에 저랑 동하가 붙어서 내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 거죠. 웃긴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는데, 극 중 동하가 아버지의 죄를 고발하는 진중한 분위기여서 삭제된 게 많아요.”
김선호는 경리부 내의 분위기 메이커를 묻는 질문에 고민도 없이 김원해와 김강현을 꼽았다.“저는 웃기 바빴고요. 원해 선배와 강현이 형이 애드리브를 시작하면 끝이 없었어요. 감독님이 ‘사전에 얘기된 애드리브는 다 허용하겠다. 리허설 때 미리 얘기해서 풍성하게 만들어보자’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막 서로 아이디어를 내는 거예요. 원해 선배가 넘어지다가 쓰레기통에 엉덩이를 넣기도 했어요. 그 상태로 걸어 다녔다니까요. 심하게 웃겼어요. 하하. 방송에 못 나가서 아쉬운 장면이 정말 많아요.”
우연한 계기로 배우의 꿈을 꾼 이후 서울예술대학에 진학하며 꾸준히 연기 인생을 살아왔던 김선호는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직장 생활’을 경험하게 됐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상사, 나쁜 상사는 어떤 사람일까.
“‘김과장’ 속 역할로만 볼게요. 추부장님(김원해)은 정말 좋은 상사예요. 종종 실수도 하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잖아요.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자신을 오픈하고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모습이 감동이죠. 사실 김원해 선배 본연의 모습이 캐릭터에 녹아들어서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직장뿐 아니라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선배예요. 저도 선배를 보면서 ‘아~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반면, 짹짹이 이주임님(김강현)은 정말 얄밉지 않았나요? 뭘 해도 딴지만 걸잖아요. 물론 강현 선배는 최고죠. 하하.”김선호는 경리부원들에 대해 얘기하며 연실 보조개를 보이고 웃었다. 그러던 중 “경리부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실 사회에서는 나처럼 잘 모르는 막내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극 중에선 나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날개를 달고 동하를 괴롭히기도 했고”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김선호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신선하고 자연스러웠다. 지난 3월 30일 종영한 KBS2 ‘김과장’에서 TQ그룹 경리부의 사원 선상태 역으로 활약한 김선호의 얘기다. ‘김과장’은 그에게 첫 드라마다. 그럼에도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에 대중들은 환호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순수한 신입사원의 모습은 물론이고, 막내 직원으로 들어온 재벌2세에게 구박을 일삼는 모습도 밉지 않게 그려냈다. 극 중에 유일한 로맨스까지도 척척 해냈다.첫 드라마에서 그가 목표했던 건 ‘무플’이었다.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들어 욕만 먹지 말자는 나름의 다짐이었다고. 김선호는 욕은커녕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작품이 잘 돼서 좋고 그런 작품에 제가 참여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지만 사실 실감은 안 나요. 안경을 벗으면 아무도 못 알아보시거든요. 하하.”
사실 그는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을 시작으로 수많은 연극 작품에서 매력을 발산해왔다. 잘생긴 외모와 수준급 연기력으로 이미 연극계에선 많은 팬을 거느린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첫 드라마의 소감을 묻는 질문엔 허탈한 듯 허허 소리를 내며 웃었다.
“처음에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몰라요. 같은 장면을 몇 번씩 찍잖아요. 그래도 전 매 신에 최선을 다해 소리를 냈거든요. 음향감독님이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막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데 선배들이 ‘너 지금 프레임 밖이야’라고 하고요. 10부 정도 촬영을 할 때쯤 기술적인 부분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모든 것이 어색한 현장에서 김선호를 도와준 건 동료들이었다. 그는 특히 “첫 촬영부터 끝날 때까지 질문이 너무 많았다. 남궁민 형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는데, 항상 웃으면서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형이 힘든지 몰랐다. 어느 순간 형이 하루에 세 시간도 못 자고 촬영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정말 친절했다”며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선호는 남궁민을 비롯, 남상미·김원해·김강현·조현식·류혜린·동하 등 TQ그룹 경리부로 활약한 배우들을 언급하며 해맑게 웃었다. “우리 정말 끈끈하다”며 우정을 자랑하기도 했다.
“경리부원들은 보통 촬영을 같이 하고, 쉬는 시간도 같았어요. 항상 붙어있었죠. 남궁민 형 등은 너무 바빠서 쉴 시간이 없었지만 죄송하게도 저희는 쉬는 날이 있었어요. 맛집 탐방도 다녔고 커피숍에 가서 얘기도 많이 했고요. 현식이 형이랑은 사우나에도 간 적이 있어요. 현식이 형이랑은 방도 같이 썼는데, 우리끼리 맨날 얘기하고 노니까 동하가 부럽다면서 그 좁은 방을 비집고 들어왔어요. 셋이 같이 수다 떨면서 재미있게 촬영했죠.”극 초반 경리부 막내로 활약하던 김선호는 재벌2세 역의 동하에게 막내 자리를 내줬다. 이후 그를 은근히 괴롭히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작품에 최종 오디션까지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절친’이 됐다.
“초반에 제가 동하를 괴롭히는 장면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사무실 구석에 앉아있으니 남궁민 형이 ‘내 대사를 줄 테니 둘이 한 번 만들어봐라’라고 해줬어요. 이후에 저랑 동하가 붙어서 내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한 거죠. 웃긴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는데, 극 중 동하가 아버지의 죄를 고발하는 진중한 분위기여서 삭제된 게 많아요.”
김선호는 경리부 내의 분위기 메이커를 묻는 질문에 고민도 없이 김원해와 김강현을 꼽았다.“저는 웃기 바빴고요. 원해 선배와 강현이 형이 애드리브를 시작하면 끝이 없었어요. 감독님이 ‘사전에 얘기된 애드리브는 다 허용하겠다. 리허설 때 미리 얘기해서 풍성하게 만들어보자’고 했거든요. 그러니까 막 서로 아이디어를 내는 거예요. 원해 선배가 넘어지다가 쓰레기통에 엉덩이를 넣기도 했어요. 그 상태로 걸어 다녔다니까요. 심하게 웃겼어요. 하하. 방송에 못 나가서 아쉬운 장면이 정말 많아요.”
우연한 계기로 배우의 꿈을 꾼 이후 서울예술대학에 진학하며 꾸준히 연기 인생을 살아왔던 김선호는 이번 드라마를 계기로 ‘직장 생활’을 경험하게 됐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상사, 나쁜 상사는 어떤 사람일까.
“‘김과장’ 속 역할로만 볼게요. 추부장님(김원해)은 정말 좋은 상사예요. 종종 실수도 하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잖아요.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자신을 오픈하고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모습이 감동이죠. 사실 김원해 선배 본연의 모습이 캐릭터에 녹아들어서 더 멋있는 것 같아요. 직장뿐 아니라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함께 하고 싶은 선배예요. 저도 선배를 보면서 ‘아~ 저런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반면, 짹짹이 이주임님(김강현)은 정말 얄밉지 않았나요? 뭘 해도 딴지만 걸잖아요. 물론 강현 선배는 최고죠. 하하.”김선호는 경리부원들에 대해 얘기하며 연실 보조개를 보이고 웃었다. 그러던 중 “경리부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실 사회에서는 나처럼 잘 모르는 막내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다. 극 중에선 나를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덕분에 날개를 달고 동하를 괴롭히기도 했고”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배우 김선호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