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사진=SBS ‘사임당’ 방송화면

‘사임당, 빛의 일기’ 송승헌의 사랑은 현실까지 바꿨다.

SBS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연출 윤상호, 극본 박은령)(이하 ‘사임당’) 22회에서 그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이겸(송승헌)의 사랑이 그려지며 감동을 선사했다.세자(노영학)의 명으로 중종(최종환)의 어진을 수행하는 전권을 위임받은 이겸은 도화서 시험을 보려다 쫓겨난 사임당(이영애)의 딸 매창(신수연)과 마주치게 됐다. 실력으로는 남성들을 월등히 앞서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도화서 화원이 될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한 매창은 “실력으로 뽑아야 할 도화서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갈 수 없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부조리란 말입니까”라며 항변했다. “맹랑한 아이”라는 세자의 말에 “틀린 말은 아니다”고 평가한 이겸은 사임당에게 서찰을 보내 “나라 법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어 답답하다. 남녀노소 신분귀천에 관계없이 재능을 나라를 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며 매창이 남장을 하고 도화서 시험을 본 사실을 전했다.

이겸은 어진화사를 수행할 화원을 도화서 소속 궁중화원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는 방을 붙이고 어진화사 공모를 시작했다. 매창의 항변이 밤새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사임당은 어진화사 공모 응시를 결정하고 그림을 제출했다. 탁월한 실력이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탈락할 위기에 처하자 이겸은 “이번에 선례를 만들면 된다”며 도화서 소속이 아닌 방외화사로 쓰겠다고 주장했다. 조정 대신들이 “한낱 여인네를 쓰겠다는 거냐”고 반대하자 “한낱 여인네가 아니다”며 크게 분노한 이겸은 “어진화사 공모에 장원으로 뽑힌 여인이다. 음지에 있는 인재를 가장 적합한 자리에 등용한다는 뜻”이라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논리적 주장으로 결국 세자의 윤허를 받아냈다.

‘조선판 개츠비’로 불릴 만큼 역대급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내며 여심을 흔들어온 이겸은 3막에 접어들며 또 다시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임당을 위해서라면 조정 대신과 설전을 벌이고 시대의 틀을 벗어날 수도 있는 이겸의 그림자 사랑은 그 한계가 어디인지 궁금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사랑꾼이면서 지금 시대정신에도 충분히 부합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개념까지 가득한 면모로 공감까지 얻어냈다. 이겸이 사임당을 어진화사로 쓰려는 이유는 단순히 애정 때문은 아니었다. 비익당을 열어 신분에 관계없이 재능가진 자들을 도왔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고 있는 이겸에게 사임당의 발탁은 관습과 틀을 바꾸는 일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겸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시청자들도 치유 받을 수 있었다.적으로 중종의 어진화사가 된 사임당이 숱한 반대와 방해공작에도 성공적으로 어진을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양으로 컴백한 민치형(최철호)과 휘음당(오윤아)은 왜의 장수와 약조한 병선도감을 입수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양에 다시 모여든 악연 주인공들의 사연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임당’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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