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뮤지컬 ‘스모크’에서 해 역을 맡은 정원영(왼쪽부터), 고은성, 윤소호 /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우리도 언젠가 나비처럼 날 수 있을까’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작품입니다.”


‘스모크’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추정화의 말이다.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유니플렉스에서는 뮤지컬 ‘스모크’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참석한 배우들은 주요 장면을 시연했고 연출과 음악감독, 제작사인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대표이자 배우 김민종도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이어갔다.

‘스모크’는 시인 이상의 ‘오감도(烏瞰圖) 제 15호’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된 작품. 해와 초, 그리고 홍이 폐업한 한 카페에 머무르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추정화 연출은 이상의 소설 ‘날개’ 속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란 구절에 감명을 받았다.추 연출은 “사실 다른 시인의 작품과 달리, 이상의 시는 읽어도 의미를 잘 모른다. 도통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잡아둔 부분이 ‘날개’의 ‘날자 날자 딱 한 번만 더 날아보자’라는 구절”이라고 회상했다.

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그런지, 좌절이 많은 사람이었다. ‘꿈을 꿀 수 있다면’이란 마음을 붙잡고 여기까지 왔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상의 어려운 시로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스모크’는 지난해 12월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의 공동 대표 김수로가 프로듀서로 나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였다.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평단과 관객들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였다.수정과 보완을 거쳐 올해 재탄생한 것.

뮤지컬 ‘스모크’ 포스터 / 사진제공=㈜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작품의 핵심 소재인 ‘오감도’ 외에도 ‘건축무한육면각체’ ‘거울’ ‘가구의 추위’, ‘회한의 장’, 소설 ‘날개’ ‘종생기’, 수필 ‘권태’ 등 개성 있는 발상과 표현을 담아낸 이상의 대표작을 대사와 노래 가사에 녹였다.트라이아웃에 이어 본 공연에도 출연하는 윤소호는 “이상의 모든 걸 담아내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본 공연에는 좀 더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캐스트도 화려하다. 김재범 김경수 박은석 정원영 고은성 윤소호 정연 김여진 유주혜 등이 출연한다.

추정화 연출은 “우리도 언젠가 나비처럼 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또 공연은 계속해서 발전할 것이다. 끊임없이 비상을 꿈꾸는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모크’는 오는 5월 28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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