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보이스’ 화면 캡쳐 / 사진=OCN 제공

두말할 필요 없는 김재욱의 재발견이었다. 김재욱이 희대의 악인 모태구로 대체 불가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재욱이 12일 종영한 OCN ‘보이스’(극본 마진원, 연출 김홍선)에서 제대로 연기력을 뽐냈다. 그는 연쇄 살인마 모태구 역을 맡았다. 모태구는 서늘하고 잔혹했다. 김재욱은 맞춤옷을 입은 듯 모태구에 몰입했다. 그의 등장만으로도 소름을 유발했다. 살인마로 악역의 한 획을 그었다. 과장된 표현은 아니다.‘보이스’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야 했던 강력계 형사 무진혁(장혁)과 112신고센터 대원 강권주(이하나)가 범죄율 1위에 콜백률 전국 최저라는 성운지청 ‘112신고센터 골든타임팀’에 근무하며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연쇄 살인마를 추적하며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

김재욱은 1회부터 등장했지만 얼굴을 감췄다. 굵고 나직한 목소리만으로 잔혹한 살인마의 면모를 그려냈다. 그가 얼굴을 드러내고 모태구로 본격 등장하면서 극의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졌다. 매 회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수트를 입고 등장한 김재욱은 차갑지만 우아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살인을 저지른 뒤 보이는 웃음과 아버지인 모기범(이동경)에게 “나 이렇게 만든 건 아버지다. 난 아주 특별한 존재니까 모욕하고 기만하는 사람들 가만두지 말라고 아버지가 가르쳐줬잖아”라며 폭주하는 모습은 소름을 유발했다.

자신을 목소리만으로 단 번에 알아챈 강권주를 흥미로워하면서 위협하고, 두려움에 떠는 그녀를 쳐다보며 폭소하며, 무진혁을 자극하는 그의 모습은 단순한 살인마가 아닌 병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이에 따라 모태구를 연기한 김재욱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그가 이토록 연기를 잘하리라고 생각지 못한 것. 물론 앞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등을 통해 안정감 있는 연기력을 보여줬던 김재욱이지만 대중들은 그가 이토록 악역 연기를 잘해낼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마지막 회에서도 김재욱은 빛났다. “난 관용을 베풀었는데 넌 선을 넘었다”며 강권주에게 살인을 시도하고, 정신병원에서 또 다른 환자에게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 당할 때 그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살기로 가득차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한 그의 눈빛 연기가 돋보였다. 악인 모태구는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배우 김재욱의 날개는 제대로 펼쳐졌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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