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바야흐로 아이돌 전성시대. 다시 말하면 아이돌 포화상태다. [10덕 포인트]는 각양각색 매력을 가진 아이돌 바다의 한 가운데서, 어느 그룹에 정착할지 고민 중인 예비 ‘덕후’*들을 위한 ‘입덕’** 안내서를 제공한다. 떠오르는 신인, 그룹 인지도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한 멤버, 아이돌이라는 편견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명곡과 퍼포먼스까지, 미처 알아보지 못해 미안한 아이돌의 매력을 나노 단위로 포착한다. [편집자주]*덕후: 마니아를 뜻하는 말로, 일어 ‘오타쿠’에서 파생됐다
**입덕: 한 분야의 마니아가 되는 현상

◆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누구냐면,

지난해 10월 발표한 ‘윙스’부터 최근 발표한 ‘윙스(WINGS) 외전: 유 네버 워크 어론(You Never Walk Alonr)(이하 윙스 외전)’까지,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 데뷔 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음악방송과 공연 일정 외 방송 활동이 적은 편이라 멤버 개개인의 인지도가 팀의 인지도만큼 높지 않다. 그 가운데,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의 날개 역할을 하는 멤버를 소개한다. 방탄소년단의 래퍼이자 보컬로서의 자질까지 갖춘, 퍼포머(Performer)의 정석 제이홉이다.◆ 제이홉의 다시 쓰는 프로필

방탄소년단 제이홉의 다시 쓰는 프로필 /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네이버 V 라이브

◆ 제이홉, 방탄소년단의 날개방탄소년단의 ‘희망이’를 자처하는 제이홉은 밝은 성품과 입담, 넘쳐나는 끼로 팀 내 예능 멤버를 맡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앞장서 걸그룹 댄스나 상황극 연기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이끄는 그야말로 활력소 역할을 하는 것. 이 같은 예능감은 업계서도 인정받아 SBS 파일럿 예능 ‘신의 직장’, ‘백종원의 3대 천왕’ 등에 따로 출연하기도 했다.

팬들 앞에서는 언제나 애교가 넘치는 그이지만 진지할 때도 있다. 바로 음악과 무대를 대하는 자세다. 제이홉의 팀 내 포지션은 랩과 댄스. 제이홉의 고향은 광주광역시로 동방신기 유노윤호, 빅뱅의 승리, 전 투애니원(2NE1) 멤버 공민지 등 댄스에 일가견이 있는 선배 가수들과 같은 댄스 학원 출신이다. 광주에서 스트리트 댄서로 활동하며 갈고 닦은 실력이 방탄소년단의 칼군무를 완성시켰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부터 한 치의 오차 없는 칼군무로 유명세를 탔다. 7인 멤버 전원이 합을 맞추며 완벽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 데에는 제이홉의 공이 크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 안무가 손성득이 인정한 안무팀장 제이홉은 주도적으로 안무 연습을 이끌며 멤버들의 실력 향상을 도왔다. 실제 방탄소년단의 무대 비하인드 영상에는 무대에 오르기 전 멤버들에게 안무 포인트나 동선을 꼼꼼히 짚어주고 또 무대 후 곧바로 모니터링에 집중하며 멤버 각각에게 조언해주는 제이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 V 라이브를 통해 ‘홉 온 더 스트리트(Hope On The Street)(이하 홉온스)’라는 콘텐츠를 진행, 이른바 ‘춤방(춤방송)’을 팬들에 선보이고 있다. 제이홉은 ‘홉온스’에서 다양한 장르의 댄스를 춤으로 선보임은 물론, 그에 대한 소개까지 덧붙여 팬들과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한다.제이홉의 타고난 재능과 사랑이 결합된 춤 실력은 무대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가 꼭 센터 자리에 서지 않더라도 어느 순간 눈길을 빼앗기게 된다. 각 잡힌 동작에서도 유연한 춤선을 자랑하는 모습이 그렇다. 이 같은 강점은 지난해 정규 2집 ‘윙스’의 타이틀곡 ‘피 땀 눈물’ 안무와 ‘2016 BTS 라이브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에필로그’ 투어에서 선보인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 댄스 브레이크에서 잘 드러났다. 파워풀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는 강약조절, 그에 어울리는 표정 연기까지 무대 내내 감탄을 자아냈다.

방탄소년단 ‘WINGS’ 컴백트레일러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만큼 댄스에 일가견이 있는 멤버기에 래퍼로서의 성장이 더욱 눈길을 끈다. 제이홉이 랩을 시작한 것은 방탄소년단 준비를 하면서부터. 이미 팀 내 랩몬스터와 슈가라는 실력 있는 래퍼가 있는 상황에서, 그들과 수준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윙스’ 시리즈가 특히 제이홉의 랩 실력이 얼만큼 성장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 결과물이다. 제이홉은 ‘윙스’에서 인트로곡 ‘보이 밋츠 이블(Boy Meets Evil)’을 홀로 맡았다. 그간 방탄소년단의 인트로곡을 랩몬스터나 슈가가 담당해왔는데, 제이홉이 당당히 그 자리를 꿰찬 것. 트레일러 영상에는 고난이도의 독무까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 ‘윙스’를 마무리하는 ‘윙스 외전’에서는 아웃트로 ‘윙스’에서도 단독 파트를 추가하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한편, 제이홉의 매력은 타고난 발성과 낮으면서도 톡 쏘는 음색. 덕분에 트랩 비트에 어울리는 강한 래핑과 보다 멜로디컬한 래핑 모두에 잘 어울린다. 지난 2015년 첫 믹스테이프 ‘원 벌스(One Verse)’이 파워풀한 느낌이 돋보인 곡이라면 같은 해 발매된 ‘화양연화 pt.1’의 타이틀곡 ‘아이 니드 유(I NEED U)’에서는 한결 부드러운 감성을 보였다. 또 ‘윙스 외전’의 타이틀곡 ‘봄날’에서는 랩 파트가 아닌 보컬로 참여해 반전 면모를 보이기도. 서정적인 후렴구에서 메인 보컬 멤버들의 목소리를 받쳐주는 코러스로 그간 방탄소년단 음악과는 또 다른 하모니를 선사했다.

‘윙스’의 시작, 그리고 끝에 모두 제이홉이 서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방탄소년단의 ‘윙스 투어’ 첫 공연일인 2월 18일은 제이홉의 생일이기도. 그야말로 제이홉의, 제이홉에 의한, 제이홉을 위한 ‘윙스’가 됐다. 물론 그만큼 제이홉 역시 다재다능한 면모로 방탄소년단의 날개(WING)가 되어주고 있다. 제이홉, 방탄소년단과 더 높이 날아오를 그를 기대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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