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SBS ‘미운우리새끼’/사진제공=SBS

VCR을 통해 지켜보는 내 아들의 일상. ‘미운우리새끼’는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가장 친숙한 공감 코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생후 500개월이 훌쩍 넘은 아들을 보며 ‘귀엽다’ 말하고, 일일이 잔소리를 더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독특한 재미와 훈훈함을 안긴다.

어머니들의 선전과 함께 VCR 속 네 명의 아들들은 각기 다른 확실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프로그램 인기를 이끌고 있다. 타 프로그램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과 함께 어딘가 짠하면서도 유쾌함을 주는 이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반 100세 철부지 김건모

김건모 / 사진제공=SBS ‘미운우리새끼’

국민가수 김건모가 철부지였다니. ‘미운우리새끼’ 속 김건모의 일상은 생각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매일같이 피아노를 치며 작곡에 여념이 없을 것 같은 그의 일상은 자전거와 드론 등 온갖 놀거리로 가득하다. 아직도 소년 같은 천진난만함과 더불어 어머니의 혀를 차게 만드는 철없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에 웃음을 안긴다. 똑같은 디자인의 슈퍼맨 티셔츠를 모으는가 하면 거실 한 켠에는 소주가 가득 들어있는 일명 ‘소주 냉장고’도 있다. 최근에는 타조알 요리를 위해 전동 드릴을 동원하고, 도마뱀 먹이로 사온 귀뚜라미를 실수로 방출시키는 등 파란만장한 일상을 보여주기도. 유쾌함이 가득한 50세 김건모의 하루는 결코 짠하지 않다.◆ 결벽의 아이콘 허지웅

허지웅 / 사진제공=SBS ‘미운우리새끼’

‘마녀사냥’ 때부터 허지웅의 결벽은 유명했다. 그러나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미운우리새끼’ 속 허지웅의 집은 깔끔 그 자체. 오와 열을 이룬 물건들부터 먼지 하나 지나치지 못하는 허지웅의 모습은 웃음을 유발함과 동시에 ‘먼지웅’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허지웅 VCR의 백미는 그가 자신의 강박을 극복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먼지에 집착하면서도 고양이를 키우고, 친구들과 집 안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웃음을 되찾아 보려 노홍철의 도움을 받는 등 한계를 시험하는 모습들은 지켜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준다. 초반 충격을 안긴 그의 ‘깔끔한’ 일상은 이혼 경력이 있는 그에게 편견을 심어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매회 다채로운 모습을 통해 독보적인 매력을 발산하며 서서히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착한 늦바람 박수홍

박수홍 / 사진제공=SBS ‘미운우리새끼’

“클럽을 즐긴다”고 당당히 밝힌 그를 욕하는 이는 없었다. 지금껏 ‘방송계 젠틀맨’으로 알려진 그의 반전 일상은 오히려 더 큰 호감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고 방송 이미지와 일상 모습이 180도 다른 것도 아니다. 특유의 부드러움과 다정함은 그대로인 채 취미만 반전인 셈이다. 예쁜 여자를 좋아하고, 낯선 장소에 갈 땐 누군가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들떠 하는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에 시청자들이 반했다. 지난 9일 방송에서 그는 친한 동생의 결혼식 사회를 부탁받고 부산을 찾았다. 능숙한 진행을 뽐낸 그는 결혼식 사회만 600번 째라고 고백해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사실 박수홍은 요즘 행복하다. 클러버와 건어물남을 오가는 그의 일상이 새로운 전성기를 안겨줬기 때문. 어머니와 동반 CF 제안도 받았고 새 예능프로그램 MC자리도 꿰찼다. 한마음으로 그의 결혼 소식을 고대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재가 된 아이돌 토니안

토니안 / 사진제공=SBS ‘미운우리새끼’

1세대 아이돌 H.O.T. 멤버 토니안은 어느덧 ‘아재’가 된 아이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동안 외모를 자랑하는 그이지만, 하는 행동은 영락없이 아재다. 냉장고 안에서는 썩은 음식들이 나오고, VCR 촬영을 위해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데도 집안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너저분하다. 특히 발 지압판과 셀프 마사지를 즐기고 노안이 와 불편해하는 모습들은 새삼 흐른 세월을 실감하게 한다. 왕년 팬이었다고 밝힌 한혜진의 마음을 특히 짠하게 만드는 토니안의 VCR은 H.O.T. 시절을 추억하는 여러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한 볼거리다. 한때 10대들의 우상이었던 토니안이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아재가 된 모습은 이제껏 몰랐던 친밀감을 안긴다. 원조 아이돌 이미지를 벗어던진 토니안이 본연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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