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가수 루(ROO)가 인터뷰를 위해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를 찾았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게 마냥 좋아 가수가 된 루(ROO). 귀여운 외모에 개성 있는 음색, 그리고 직접 곡을 쓸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고 있어 지난 2013년 ‘사랑하지 않아도’를 발표했을 당시, 가요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시간은 흘러 스물셋이 됐고, ‘Baby I love U’ ‘답답해’ ‘헤어질걸 알면서도’ 등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면서, 또 다양한 작품의 OST로도 목소리를 냈다.

루는 3년이 되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어떻게 음악을 하면 좋을지, 더 좋은 그리고 더 깊은 음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 끝에 ‘공감’을 떠올렸고, 언제든지 대중과 소통하고 호흡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루는 지금의 고민을 글로 써 내려간 ‘딱좋은’을 내놓고, 스스로도 위안을 받았다.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를 손에 쥐고 스스럼없이 꿈에 접근했다. 갑자기 외롭고, 또 갑을 나라의 병정쯤 되는 것 같은 기분이라도, 마음껏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날이라면 ‘딱 좋다’는 그이다.

10. 신곡 ‘딱좋은’을 발표했다. 언제부터 준비를 시작했나.
루 : 곡 작업은 올여름부터 였고, 밝고 유쾌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10. 작업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됐나.
루 : 차분한 장르부터 다양한 스타일의 곡을 많이 불렀다. 이번엔 좀 더 대중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보고 싶었고, 처음부터 여성 래퍼와의 듀엣을 콘셉트로 잡았다.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아이디어를 얻었고, 그 고민을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에 두 여성이 서로를 토닥여 주고, 대화하는 형식이다.10. 여성 래퍼는 트루디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루 : 남성 래퍼와는 작업해 본적도 있는데다, 이번엔 뭔가 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느낌을 내고 싶었다. 파워풀하고 터프한 래핑이 잘 어울릴 것 같았고, Mnet ‘언프리티랩스타’를 통해 인상 깊었던 트루디가 떠올랐다.

10. 실제로 작업해보니, 어떻던가.
루 : 방송만 보고는 강하고 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곡도 정말 신경 써서 꼼꼼하게 녹음했다. 메이킹 영상도 같이 찍고, 진짜 언니 같은 든든한 느낌을 받았다.

10. 어떤 고민이 발단이 됐을까.
루 : 대학교 졸업반인데, 그래서인지 진로부터 앞으로에 대한 고민이 컸다. 대중적인 곡으로 나가야 하는데, ‘정체성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에 대한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앞으로도 계속해야 할 고민인 것 같다.
루/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딱좋은’을 통해 조금은 해소했나.

루 : 고민이 싹 정리되거나, 쉽게 떨쳐낼 수는 없겠지만 소소한 고민, 걱정을 털어버리자고 마음을 먹게 됐다. 어차피 지금의 고민을 내년에는 못할 테니까, 커피도 한 잔 하면서 날씨도 좋은데 좀 즐기자라는 마음으로 말이다.(웃음)

10. 고민에는 음악에 대한 고민이 컸을 것 같다.
루 : 갓 나온 신인이 아니라 어느덧 3년 차가 됐다. 그런데도 색깔이 뚜렷하게 없는 것 같은 거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고민을 많이 했다.10.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 음악이 여전히 좋은 거겠지.
루 : 노래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 아마 다른 걸 했다면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거다.(웃음)

10. 노래를 쓰고 부른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창작의 고통도 클 테고.
루 : 방학 때는 회사에서 집중해 곡을 썼고, 또 스태프들이 기회를 많이 줬다. 어느 순간 더 이상 가사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럴 땐 시집을 보곤 한다. 좋은 시들을 모아놓거나, 글귀를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 그림이 확실히 그려지는 가사를 좋아해서 더 그런 것 같다.

10. 스트레스를 푸는 취미는 있나.
루 : 취미가 정말 많다. 심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을 정도다.(웃음) 주로 집에 있는 편인데, 미국드라마도 보고 요즘엔 영어 필기체에 빠졌다. 캘리그라피, 뜨개질 등등 많은 걸 한다.10. 지금 이렇게 볼 때는 활동적일 것 같은데.
루 : 성격은 하이(HIGH)하다.(웃음) 어렸을 때부터 시립합창단을 했고, 춤도 췄다. 집에 있다고 해서 축 쳐져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자 말도 하면서 즐겁게 보낸다.(웃음)

루/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고민 끝에 완성된 곡인 만큼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도 들겠다.

루 : 인터뷰도 하고, 제대로 시작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이번 음반은 또 특히 더 떨렸다. 자정 공개에, 음원차트를 바라보면서, 떨며 기다려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중성을 많이 생각하고 쓴 곡이라 그런지, ‘어떻게 들어주실까’ 했던 것 같다.

10. 꼭 들었으면 하는 평가가 있다면?
루 : 가사를 정말 열심히 썼다. 언어유희를 잘 활용해서 재치 있는 가사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애썼다. 그런 부분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 멜로디의 반복도 많고, 쉽다. 그만큼 중독성이 있는데 뭔가 ‘수능 금지곡’처럼 그렇게 중독성 강한 노래가 됐으면 한다.(웃음)

10.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루 : 대중적으로 공감을 많이 얻는 곡을 쓰고 싶다. ‘공감된다’라는 말을 듣는 게 목표다. 기억에 오래 남을 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다.

10. ‘대중’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고민 끝에 정답을 찾은 느낌도 들고.
루 : 그간 고집을 부리기도 했다. 보컬 전공인 만큼 노래를 위주로 생각하고 많은 대중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곡을 부르고 싶다.

10. 곡을 쓸 때는 어떤 스타일인가. 어떤 이는 굉장히 예민해지기도 하던데.
루 : 스케치나 영감은 밖에서 얻어도, 전체적인 가사는 집에서 주로 쓰는 편이다. 불도 끄고, 양초를 켜놓기도 하면서 최대한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10. 직접 가사를 쓰니까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감탄하고 동경하는 마음도 크겠다.
루 : 윤종신 선배님의 가사를 정말 좋아한다. 옛날 음반부터 최신곡까지 정말 가사가 주옥같다. 일상적인 말인데, 가사로 잘 풀어내는 것이 정말 멋있다. 자연스럽게 말이다. 나는 언제쯤…(웃음)

10. 일상이 모두 음악 생각으로 이어지겠다.
루 : 길을 가다가도 생각이 들면 메모를 바로 해두는 식이다. 나중에 가사를 쓸 때 도움이 많이 되더라.

10. 곡을 만들고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 중 가장 설레는 순간은 언제인가.
루 : 하면 할수록 걱정이 늘어가는 느낌이 들긴 한다. 자꾸 겁이 많이 생기는 것 같은데, 무대에 올랐을 때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그렇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재미있고, 심장이 뛴다.

10. 공연과 잘 어울리는 가수다.
루 : 오는 29일 임도혁과 듀엣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관객들이 찾는 가수가 된 이후엔 소극장 공연도 장기간 해보고 싶다. 언젠가 작은 공연장에 카펫을 깔아놓고 공연을 하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무대를 본 적 있는데, 나도 훗날 집 같은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공연을 해보고 싶다. 꿈이다.

10. 이것만은 놓지 않겠다. 훗날에도 지킬 수 있는 나와의 약속이 있다면?
루 : 우선 관객들 앞에 계속 서는, 공연을 멈추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다. ‘나’만 생각하는 욕심쟁이가 아닌, 음악을 통해 진심으로 다가가는 가수,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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