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걸그룹 모모랜드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게릴라콘서트에 관객 3,000명을 모으면 꿈에도 그리던 데뷔를 바로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인 사람의 수는 약 2,300명. 데뷔는 기약 없이 멀어졌지만 모모랜드 멤버들은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무려 2,300명의 응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긍정으로 똘똘 뭉친 일곱 소녀들에게 데뷔 기회는 두 달 만에 다시 찾아왔다. ‘데뷔 실패’란 현실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모모랜드가 이제 팬들에게 힐링을 선사해줄 차례다.

10. 지난여름 Mnet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를 통해 모모랜드가 결성됐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경험해본 소감이 어떤가?
제인: 부담도 컸고, 스트레스 많이 받았지만 다른 연습생에 비해선 좋은 환경을 제공받은 것 아닌가. 연습생 신분인데 방송에도 나오고, 무대도 오르고, 길거리 홍보도 나간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데뷔 전에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혜빈: 처음에는 솔직히 하기 싫었다. 혼도 많이 날 테고, 탈락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같이 고생하는 친구들을 제쳐야 하는 거라 마음이 좋지 않았다. 돌아보면 멤버들끼리 더 돈독해진 것 같고,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낸시: 그런데 우리가 워낙 친하게 지냈다. 작가 언니들이 “너희는 너무 친해서 문제야”라고 말할 정도였다.(웃음)10. “최악이다” “리허설 하는 줄 알았다” 등 첫 회에서부터 심사위원들의 독설 수위가 굉장히 셌다.
연우: 냉정한 평가를 바로 앞에서 들으면 당연히 속상하다. 하지만 대중들의 평가는 더 냉정하니까 미리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 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더 노력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우리 실력이 많이 늘었다.(웃음) 독설을 많이 듣다보니까 좋은 말 한 마디가 더 크게 들렸고, 하나하나 감사했다.
혜빈: 예고편이 독설로 시작해서 그런지 어떤 악플을 봐도 쉽게 상처 받지 않았다. 그런 말까지 들었는데 대중들의 반응이야 우리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10. ‘모모랜드를 찾아서’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주이: 개인적으로 한 번도 미션에서 이긴 적이 없어서 항상 기죽어 있었다.(웃음) 비록 이긴 적은 없지만, 배운 것도 많고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함께 했던 멤버들한테 감사하고, 뿌듯했다.
아인: 6살 때부터 11년 동안 중국에 살았다. 그래서 한국 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나 혼자만의 싸움을 하는 것 같아서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혜빈 언니와 같이 일대일 배틀 미션을 준비할 때 언니가 힘내라며 위로를 해주는 거다. 그때 모모랜드란 그룹의 멤버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나윤: 마지막 무대가 생각난다. 모두 같이 무대에 오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뜻 깊은 무대였고, 멤버들끼리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됐다.

모모랜드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마지막 미션이 게릴라 콘서트 관객 3,000명 모으기였다. 프로그램에선 이 미션에 성공해야 데뷔를 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었다. 어떻게 보면 모모랜드의 흑역사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인데?
혜빈: 3,000명이 적은 숫자는 아니었기 때문에 미션을 받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300명이나 모일까 걱정했는데 무려 2,300명이나 와 주셔서 감사했다. 그때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더 자만하지 않고, 팬 한 명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다.
연우: 파이널 무대가 팬들과 함께 한 첫 번째 무대였다. 우리 데뷔를 응원해주러 온 분들이었는데, 안 좋은 결과로 팬들한테 실망감을 안겨준 것 같아서 슬프고 속상했다. 그래도 이렇게 데뷔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10. 그렇게 데뷔가 불발된 후 버스킹도 다니고, 길거리 홍보도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인지도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거리 홍보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혜빈: 처음 길거리에 나갔을 때 시민들한테 우린 그야말로 모르는 사람이었다. 맨 땅에 헤딩하는 것 같았지만 열심히 홍보하니까 조금씩 우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다. 무관심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인: 한번은 홍대에 갔었는데, 한분께서 전단지를 못 받았다며 직접 우리한테 오셔서는 “팬이에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진짜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나윤: 아직 우리가 정식 데뷔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 우리 기사를 찾아보고, 사진도 찾아보고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애정이 더 깊어졌다. 하나라도 더 잘 해드리고 싶고,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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