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웃음을 찾는 사람들’ 포스터 / 사진제공=SBS

“‘웃찾사’가 13년 장수 프로그램인데 시간대가 열 아홉번이나 바뀌었어요. 시청자들이 혹시나 볼까봐 자꾸 피해다니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개그맨 김정환의 일침이다. 지난 12일 방송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새 코너 ‘살점’에서는 ‘웃찾사’의 셀프디스가 이어졌다. 솔직한 멘트로 웃음을 더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김정환의 말대로 지난 8월 SBS는 매주 금요일 밤 11시 25분 방송되는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의 방송 시간을 매주 수요일 밤 11시로 변경했다.최근 공개 코미디의 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웃찾사’의 크고 작은 움직임이 감지됐다. 방송 시간 뿐만 아니라 코너 개편에도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먼저 새 코너 후보에 오른 5개 코너(지하철놀이 끝판왕, 뭐지?, 사줘요, 살점, 아가씨를 지켜라)의 1분 영상을 온라인에 선공개하고 누리꾼 투표를 실시했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코너를 새롭게 선보이려는 의도였지만 현장 투표 결과와 온라인 투표 결과가 차이를 보이면서 후보에 오른 새 코너 5개를 모두 공개하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이는 ‘웃찾사’ 방송 분량의 약 30%에 해당하는 비율로, 새로움과 더 나은 재미를 원하는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웃찾사’가 새 코너 5개를 모두 선보였다. / 사진제공=SBS
연출을 맡은 안철호 PD는 19일 텐아시아에 “신규 코너가 지금 당장 시청률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더 높아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5개를 새 코너로 선보였다는 건 엄청난 모험이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저희가 신규 코너를 선보인 이유는 새로운 웃음 코드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공감 개그 이후에는 새로운 코드가 나오지 않았다. 그걸 먼저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PD는 또 “‘웃찾사’ 방송시간이 변경된 걸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웃찾사’에 대한 관심이 많이 침체된 느낌이라 그런 부분을 높여보고자 했다”며 “요즘 인기 프로그램을 보면 ‘썸’타는 얘기, 연애 얘기 등을 자연스럽게 꺼내 재미를 주지 않나. 그런데 공개 코미디는 10년째 똑같은 틀 안에서 개그맨들이 합을 맞춘 콩트를 보여주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붙여 놓으면 (공개 코미디 쪽이) 확실히 올드한 느낌이 든다”고 고민을 내비쳤다.

그는 “새 코너는 요즘 대중들이 많이 관심있어하는 부분들을 소재로 기획했다. 인기 프로그램 ‘썰전’ 패러디나 웹툰을 소재로 한 신규 코너가 그런 맥락으로 준비됐다”며 “코너 외에도 여러가지로 방법을 고민 중이다. 틀 적인 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계속 회의 중이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크고 작은 변화에 대한 고민을 항상 갖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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