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김창렬의 올드스쿨’ 김창렬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10. ‘올드스쿨’의 첫 번째 게스트도 궁금하다.
김창렬: 창정이었나?
이재국: 맞다. 임창정이랑 LJ였던 것 같다.
김창렬: 특별한 의미는 없고 친해서 출연시켰다. 평소에 맨날 하던 얘기 나누고 그랬다.10. 10주년 특별 게스트는 없나?
김창렬: 10주년이 됐다고 크게 의미를 두거나 특별한 이벤트를 열 생각은 없다. 대신 ‘스봉단(스쿨 봉사단:’올드스쿨’ 공식 봉사단체)’과 함께 뜻깊은 일을 하려고 한다. 9주년에도 봉사활동을 했다.
이재국: 작년처럼 이번 10주년에도 ‘스봉단’과 연탄 봉사하러 가기로 했다. 청취자들을 상대로 사전에 참여 신청을 받았고 연예인들도 함께한다.
김창렬: 작년에는 산들이랑 션 형이 와줬다. 영턱스클럽 현남 씨랑 임성은 씨도 와서 밥도 같이 먹고 그랬다. 이번에도 연예인 ‘스봉단’과 함께할 생각이다.

10.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김창렬: 2007년이었나? ‘조금 늦은 반성문’이라는 코너가 있었다. 처음 진행하던 날 자퇴를 말리신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이야기를 했는데 제작진이 몰래 찾아내서 전화 연결을 시켜줬다. 선생님과 갑작스럽게 통화를 시작했는데 자꾸 눈물이 흘러서 당황했다. 가까운 곳에 계셨는데 지금까지 찾아 뵙지 못했던 게 죄송했다.

10. 청취자 사연 중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김창렬: 유방암 때문에 절제술까지 받은 청취자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분이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다고 해서 제가 축가를 불러드렸다. 그때 정말 놀랐던게 사연에 감동 받은 청취자들이 너도 나도 돕겠다고 하더라. 도움 주겠다는 사람들을 모아서 전달해 드렸는데 그걸 통해 드레스도 빌리고 웨딩사진도 해결했다고 들었다.
이재국: 그분 사연이 참 가슴 아팠던 게, 남자친구와 결혼 날짜를 잡으면 꼭 유방암이 재발했다더라. 결국 사연자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남자친구가 ‘단 하루라도 너랑 살고 싶다’고 말했다는 거다. 너무 감동적인 이야기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고 당시 게스트였던 바비킴은 ‘What a Wonderful World’를 불러줬다.
김창렬: 그때 결혼식 사회는 김보민 아나운서였다. 사연을 들은 김보민 아나운서가 먼저 연락해서 자기가 사회를 보겠다고 했다. 이렇게 소통이 이뤄지는구나 싶더라. 사연을 듣고 같이 공감하고 도움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이재국 작가와 김창렬이 포즈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매일 하다보면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 것 같다.
김창렬: 1년 정도 했을 때 처음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3년째에 슬럼프가 또 오더라. 그때 (윤)종신 형이 ‘3년 지나가면 10년 된다’는 말을 해줬는데 진짜 10년이 됐다.10. 10년을 참다니 대단하다. 힘들때 마음을 다잡는 비결이 있나.
김창렬: 그냥 ‘온에어(On-Air)’ 불 들어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힘들고 기분도 다운돼있다가도 ‘온에어’ 불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진행하는 거다.(웃음)
이재국: 청취자를 즐겁게 해줘야한다는 생각 보다는 같이 즐기다보니까 그런 것 아닐까.
김창렬: 맞다. 놀다 가는 느낌이다. 내가 즐거운 만큼 청취자도 즐거운 거니까.

10. 최근 원더보이즈 멤버와 법정공방을 벌였는데 라디오 만큼은 흔들림이 없었다.
김창렬: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힘들다고 라디오에서 티내면 좀 없어 보이지 않을까?(웃음) 그 사건보다 더 안좋은 일도 많았고 내 이미지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아무리 바꾸려 해봐도 안되는 게 있더라.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지내면 편하더라. 전부 신경쓰면서 지내다보면 우울해진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지내야 더 좋은 일이 생긴다고 믿는다.
이재국: 멘탈을 보면 뇌가 한 3개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창렬이한테 힘든 일이 생기면 청취자들이 먼저 위로해준다. 안 좋은 일 생기면 가장 먼저 걱정해주고 그러더라.
황건희: (창렬이) 형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무작정 욕하지, 오래 함께했던 청취자들은 크게 신경 안 쓰시더라.
김창렬: 정말 청취자한테서 위로 받는다. 내가 방송하면서 위로하는 일도 많지만 청취자들의 글 한줄로 큰 힘을 받는 일이 자주 있다.

10. 그동안 다녀간 게스트 수도 상당하다. 특별히 친해진 후배가 있나?
김창렬: 많이 친해졌다. 인피니트 멤버들도 항상 편하게 왔다간다. 요즘엔 아이돌 멤버들이 먼저 ‘올드스쿨’ 나오고 싶어하더라. 검색어에 잘 올라가서 그런가? (웃음) ‘왓위민원트’ 코너 고정이었던 배우 안재현이랑 많이 친했다. 처음에 연기 진짜 못했는데.(웃음)
이재국: 맞아. 정말 못했어.(웃음)
김창렬: 라디오 드라마로 키운 친구다. 함께 코너를 진행했던 백보람은 맨날 자기가 키웠다고 한다.
‘김창렬의 올드스쿨’ 김창렬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그때의 안재현과 지금의 안재현은 많이 다르다.
김창렬: 그런 친구들이 많다. 인지도 없을 때 ‘올드스쿨’ 처음 출연하고 다음에 나올 땐 많이 알려져 있는 친구들. 류준열도 맨 처음 나왔을 땐 아무도 모를 때였다. ‘응팔’로 그렇게 뜰 줄 누가 알았겠나. 이제는 포스가 달라졌다.(웃음) 얼마 전에는 영화 ‘대결’ 시사회를 갔는데 주승이가 주인공이더라. 와 정말 신기했다. ‘올드스쿨’을 거쳐간 친구들이 잘되니까 괜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10. 꼭 함께 해보고 싶은 게스트는?
김창렬: 유해진 형! 되게 재밌을 것 같다. 이번에 ‘럭키’ 찍었던데. 조용필 선배님도 모셔보고 싶고. 톱배우들과도 함께 해보고 싶다. 정우성·이정재·김수현·이민호 이런 분들.(웃음) 박보검도 요즘 핫하더라.
황건희: 지금 공개적으로 섭외 요청 드리는 거다.(웃음)
이재국: 마동석 씨도 재밌을 것 같다. 정우성·이정재 나오면 난리난다. 역대급 게스트다.10. 10년 전과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뭔가.
김창렬: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말도 더듬고.(웃음) 달라진 게 있다면 체력? 예전에는 방송 중에 춤도 추고 더 신나게 했는데 지금은 한 곡 하고나면 엄청 힘들다.
황건희: 지금도 충분히 신나게 추시던데 예전에는 얼마나 추신거냐(웃음). 가끔 10년 전 녹음파일 들으면서 퀴즈 내고 그러는데 변함이 없다. 신기하다. 목소리 톤도 차이가 없다. 느껴지는 에너지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10.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각오가 있다면.
김창렬: 우선 나한테 더이상 사건사고가 없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예전보다 더 잘 행동하고 처신하고 있다. 이제 ‘올드스쿨’은 곧 김창렬이나 마찬가지니까. 또 앞으로는 조금 더 ‘올드스쿨’만 가질 수 있는 것들, ‘진짜’인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사람들과 더 소통할 수 있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고 누군가 라디오를 들으면서 행복하고 즐거운 생각을 하고, 상처가 있는 사람들은 위로 받았으면 한다. 그런 방향으로 스태프들과 앞으로도 잘 맞춰서 해나가고 싶다.

10. 10년을 함께해준 청취자들에게 한마디.
김창렬: 함께해요. 10년 더 함께해요!(웃음)

⇒인터뷰③에서 계속.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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