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10. 영화를 여는 박희순과 영화를 닫는 이병헌. 인상적인 특별출연이었다.
김지운 : 둘 다 강인한 의열단원 역할이다. 때문에 연기력에 관해서는 이의가 없어야 했다. 카리스마나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배우 자체의 매력도 필요했고.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스크린을 장악할 수 있는 에너지의 배우를 찾았다. 두 배우가 압도적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특별출연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로 특별한 특별출연이었다.10. 왜 이정출 역에 송강호를 캐스팅한 건가?
김지운 : 밀정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뭉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송강호였다. 밀정 타이틀에 가장 걸맞았다. 만약 송강호가 주연이 아니었다면 내가 원하는 주제를 잘 전달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송강호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해학성이 있다. 연기를 잘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관객들이 인간적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때문에 이정출은 의뭉스럽지만 송강호만의 매력 때문에 인간적인 매력이 생겼다.
10. ‘조용한 가족’·‘반칙왕’·‘놈놈놈’ 그리고 ‘밀정’까지, 벌써 송강호와 네 번째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이 본 송강호는 어떤 사람인가?
김지운 : 가장 최근작이 대표작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항상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이다. 촬영을 하면서 감독으로서 매순간 한계에 부딪히는데 저 인간은 어떻게 저렇게 끊임없이 자기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웃음) 무섭기도 하다. 자극도 많이 받고. 송강호의 호연과 배우들의 앙상블에 내가 무임승차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가 스파이 영화처럼 박진감 있게 가다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각 캐릭터의 인간적인 모습에 포커싱이 맞춰준다. 그래서 연기자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어디 하나 뺄 배우가 없다. 만족스럽다.
김지운 : 영화 속 김우진은 영웅의 모습은 아니다. 섬세하고 여리다. 거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 다소 지친 듯한 모습도 보인다. 어떤 것을 해냈다기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것에 대해 근심어린 표정을 짓는 인물이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자기를 끌어 올린다. 리더로서 자기를 통제하고 또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김우진에 공유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공유는 태가 예쁘고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을 준다. 사실 송강호와 같은 배우와 연기로 맞부딪히는 것은 젊은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일 거다. 공유 역시 그런 로망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배우일 텐데 결과적으로 송강호·이병헌과의 호흡에서 뒤지지 않은 호흡을 보여줬다. 배우로서 많은 것을 증명했다.
10. 한지민의 연기 변신 역시 돋보였다.
김지운 : 한지민이 맡은 연계순의 역할은 크지가 않았다. 그런데 연계순은 인물들에게 어떤 동기를 안겨준다. 이정출과 김우진의 감정을 제대로 끌어올려줬다. 경성역에서 연계순의 장면은 강렬했다. 감독들도 ‘밀정’을 보고 나서 연계순이 멋있다고 하더라. 짧지만 강렬했고 임팩트가 있었다.
10. 한지민과 공유의 러브라인이 편집됐다고 들었다.
김지운 : 경성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멜로를 넣었다.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둘의 멜로 장면을 모니터로 보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손이 꽉 쥐어지더라.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웃음) 극 전개와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편집했다.10. 감독으로서 배우들에게 요구한 특이사항이 있었다면?
김지운 : 누가 밀정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극도의 팽팽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섬세한 시선처리나 스몰액팅이 필요했다. 평온하게 대사를 하고 있지만 저변에는 수싸움이 있고 평범한 것처럼 보이지만 꽉 찬 듯한 에너지가 느껴졌으면 했다. 세심하게 디렉션을 줬고, 배우들이 이를 수용하고 취합하면서 지금의 앙상블이 만들어졌다.
10. 지난해 개봉한 영화 ‘암살’과도 비교가 된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암살’의 흥행에 고무된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김지운 : 흥행보다는 영화 상영 길이에 고무됐다. ‘암살’(상영시간 139분) 이후 영화가 계속 길어졌다.(‘밀정’ 상영시간은 140분) 완결성을 가지고 어떤 만족을 준다면 관객들이 긴 영화도 지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탄력을 받았다. 시간의 압박을 많이 느꼈다. 이야깃거리도 많고 어떤 장면도 소홀히 할 수도 없어서 공들여 찍었다. 그렇게 만들다 보니까 너무 길어진 경향이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밀정’ 김지운 감독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인터뷰①에서 계속10. 영화를 여는 박희순과 영화를 닫는 이병헌. 인상적인 특별출연이었다.
김지운 : 둘 다 강인한 의열단원 역할이다. 때문에 연기력에 관해서는 이의가 없어야 했다. 카리스마나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배우 자체의 매력도 필요했고.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스크린을 장악할 수 있는 에너지의 배우를 찾았다. 두 배우가 압도적이었다. 가장 이상적인 특별출연이 아니었나 싶다. 정말로 특별한 특별출연이었다.10. 왜 이정출 역에 송강호를 캐스팅한 건가?
김지운 : 밀정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뭉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송강호였다. 밀정 타이틀에 가장 걸맞았다. 만약 송강호가 주연이 아니었다면 내가 원하는 주제를 잘 전달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송강호만이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해학성이 있다. 연기를 잘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관객들이 인간적으로 다가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때문에 이정출은 의뭉스럽지만 송강호만의 매력 때문에 인간적인 매력이 생겼다.
10. ‘조용한 가족’·‘반칙왕’·‘놈놈놈’ 그리고 ‘밀정’까지, 벌써 송강호와 네 번째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이 본 송강호는 어떤 사람인가?
김지운 : 가장 최근작이 대표작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항상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사람이다. 촬영을 하면서 감독으로서 매순간 한계에 부딪히는데 저 인간은 어떻게 저렇게 끊임없이 자기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웃음) 무섭기도 하다. 자극도 많이 받고. 송강호의 호연과 배우들의 앙상블에 내가 무임승차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가 스파이 영화처럼 박진감 있게 가다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면서 각 캐릭터의 인간적인 모습에 포커싱이 맞춰준다. 그래서 연기자들의 연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어디 하나 뺄 배우가 없다. 만족스럽다.
‘밀정’ 김지운 감독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공유와는 첫 호흡이었다. 어땠나?김지운 : 영화 속 김우진은 영웅의 모습은 아니다. 섬세하고 여리다. 거사가 끝나고 난 다음에 다소 지친 듯한 모습도 보인다. 어떤 것을 해냈다기보다는 앞으로 일어날 것에 대해 근심어린 표정을 짓는 인물이다.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자기를 끌어 올린다. 리더로서 자기를 통제하고 또 자신을 뛰어넘으려는 김우진에 공유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공유는 태가 예쁘고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을 준다. 사실 송강호와 같은 배우와 연기로 맞부딪히는 것은 젊은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일일 거다. 공유 역시 그런 로망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배우일 텐데 결과적으로 송강호·이병헌과의 호흡에서 뒤지지 않은 호흡을 보여줬다. 배우로서 많은 것을 증명했다.
10. 한지민의 연기 변신 역시 돋보였다.
김지운 : 한지민이 맡은 연계순의 역할은 크지가 않았다. 그런데 연계순은 인물들에게 어떤 동기를 안겨준다. 이정출과 김우진의 감정을 제대로 끌어올려줬다. 경성역에서 연계순의 장면은 강렬했다. 감독들도 ‘밀정’을 보고 나서 연계순이 멋있다고 하더라. 짧지만 강렬했고 임팩트가 있었다.
10. 한지민과 공유의 러브라인이 편집됐다고 들었다.
김지운 : 경성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멜로를 넣었다. 눈시울이 촉촉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둘의 멜로 장면을 모니터로 보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손이 꽉 쥐어지더라. 이건 아닌 것 같았다. (웃음) 극 전개와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편집했다.10. 감독으로서 배우들에게 요구한 특이사항이 있었다면?
김지운 : 누가 밀정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극도의 팽팽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배우들의 섬세한 시선처리나 스몰액팅이 필요했다. 평온하게 대사를 하고 있지만 저변에는 수싸움이 있고 평범한 것처럼 보이지만 꽉 찬 듯한 에너지가 느껴졌으면 했다. 세심하게 디렉션을 줬고, 배우들이 이를 수용하고 취합하면서 지금의 앙상블이 만들어졌다.
10. 지난해 개봉한 영화 ‘암살’과도 비교가 된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암살’의 흥행에 고무된 부분이 있었을 것 같은데.
김지운 : 흥행보다는 영화 상영 길이에 고무됐다. ‘암살’(상영시간 139분) 이후 영화가 계속 길어졌다.(‘밀정’ 상영시간은 140분) 완결성을 가지고 어떤 만족을 준다면 관객들이 긴 영화도 지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탄력을 받았다. 시간의 압박을 많이 느꼈다. 이야깃거리도 많고 어떤 장면도 소홀히 할 수도 없어서 공들여 찍었다. 그렇게 만들다 보니까 너무 길어진 경향이 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