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2016년, 여말선초 최고의 검객부터 이 시대 청춘의 표상까지 다양한 얼굴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한예리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벨 에포크’를 기다리며 뜨겁게 자신의 청춘을 불태우고 있다.10. 여러모로 ‘청춘시대’는 특별한 드라마였을 것 같다.
한예리: 말 그대로 청춘들의 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고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했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공감해주셨던 것 같다. 주변에서도 잘 보고 있다고 많이 얘기해주시더라. 배우들끼리는 “그런데 왜 시청률이 안 오르지?”라고 우스갯소리도 했었다.(웃음)
10. 윤진명이 ‘벨 에포크’ 5명의 하우스메이트(이하 하메)들 중에서 보기에 제일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보니까, 너무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예리: 갑자기 재벌 2세를 만나서 인생역전 되는 드라마보단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진명이한테 모든 불행이 몰려있다. 그렇다고 다섯 주인공이 엇비슷하게 불행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진명이가 위로받을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진명이보다 나은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끼니를 같이 먹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10. 혹시 부모님도 ‘청춘시대’를 챙겨보셨나? 특별히 하신 말씀은 없었는지?
한예리: 마지막 회를 보시고는 “진명이가 마지막에 웃어서 다행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진짜로 진명이는 앞으로 웃을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동안 긴 인고의 시간을 겪었으니, 앞으로는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웃을 일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한예리: 연예인도 사는 건 평범하다. 남들과 다른 것 없다. 직업의 특성이 조금 화려하고 특별하게 보이는 것뿐이다. 한번 작품을 시작하면 오랜 시간 촬영을 해야 하니까 쉬는 동안ㄴ에는 대인관계 회복에 힘쓴다.(웃음) 친구만나서 밥 먹고 수다 떨고, 등산 좋아해서 등산도 자주 다니고, 여행도 다닌다. 가족들이랑 밥도 먹고.
10.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배우다.
한예리: 드라마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까 혹시 내가 놓치고 가는 것이 없는지 고민할 때가 있다. ‘청춘시대’는 대본이 모두 탈고된 상태로 들어갔던지라 전체를 알고 연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은 드라마를 만나면 자칫 배우한테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님과 얘기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감독님이 소통하려고 해주셔서 고마웠고.10.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많이 했었나?
한예리: 진명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시청자들이 진명이를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고, 싫어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 걱정과는 다르게 시청자들께서 공감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 ‘진명이가 나보다 더 힘들기 때문에 내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이입해서 보신 분들이 많아 오히려 감사했다.
한예리: 난 하메들이 모두 모여서 뭔가 먹는 시간들이 좋았다. 소시지 먹든 맥주 마시든 그 식탁에 모여 앉아있는 장면이 좋았다. 12회에서 우리가 오랜만에 청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을 찍는데 아이들이 “우리 진짜 오랜만에 청소한다”고 하더라. 그동안 우리가 정신없는 일들을 너무 많이 겪어서 청소를 못 했구나란 생각도 들어서 짠하고 찡했다.10. 박은빈을 제외하고 나머지 하메들이 가수를 하거나, 가수를 준비하던 친구들이었다. 맏언니로서 연기를 이끌어줘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한예리: 배우들에 대한 것보다 내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다. 내가 너무 어두운 역할이라 톤 조절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더라. 너무 무겁게 나오면 하메들이랑 같이 있을 때 어울리지 못할 것 같고, 안 무겁게 그리면 캐릭터를 잃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어느 정도 선에서 연기를 해야겠다는 느낌이 왔다.
10.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한예리: 딱 하나 꼬집어서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모든 대사들이 좋았다. 진짜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그런 대사와 작가님의 그런 필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부족한 연기가 좀 더 잘 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우리끼리 작가님의 필력에 업혀가는 구나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배우 한예리가 8월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가진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벨 에포크(belle epoque). 우리말로 좋은 시절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지난달 종영한 JTBC ‘청춘시대’는 누구에게나 있었던 ‘벨 에포크’를 떠오르게 했던 드라마였다. 비록 ‘청춘시대’에서 한예리가 맡았던 윤진명의 삶이 과연 ‘벨 에포크’였는지 물음표가 찍히지만 말이다. 그래도 많은 시청자들은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를 버티면서 ‘평범해지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윤진명에 공감하며 마치 자신의 일처럼 그의 행복을 바랐다.2016년, 여말선초 최고의 검객부터 이 시대 청춘의 표상까지 다양한 얼굴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한예리는 언젠가 다시 돌아올 ‘벨 에포크’를 기다리며 뜨겁게 자신의 청춘을 불태우고 있다.10. 여러모로 ‘청춘시대’는 특별한 드라마였을 것 같다.
한예리: 말 그대로 청춘들의 이야기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고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했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공감해주셨던 것 같다. 주변에서도 잘 보고 있다고 많이 얘기해주시더라. 배우들끼리는 “그런데 왜 시청률이 안 오르지?”라고 우스갯소리도 했었다.(웃음)
10. 윤진명이 ‘벨 에포크’ 5명의 하우스메이트(이하 하메)들 중에서 보기에 제일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보니까, 너무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예리: 갑자기 재벌 2세를 만나서 인생역전 되는 드라마보단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진명이한테 모든 불행이 몰려있다. 그렇다고 다섯 주인공이 엇비슷하게 불행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진명이가 위로받을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진명이보다 나은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끼니를 같이 먹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10. 혹시 부모님도 ‘청춘시대’를 챙겨보셨나? 특별히 하신 말씀은 없었는지?
한예리: 마지막 회를 보시고는 “진명이가 마지막에 웃어서 다행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진짜로 진명이는 앞으로 웃을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동안 긴 인고의 시간을 겪었으니, 앞으로는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웃을 일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 한예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평범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연예인으로서 이렇게 평범한 역할을 연기해본다는 게 또 새로웠을 것 같은데? 한예리: 연예인도 사는 건 평범하다. 남들과 다른 것 없다. 직업의 특성이 조금 화려하고 특별하게 보이는 것뿐이다. 한번 작품을 시작하면 오랜 시간 촬영을 해야 하니까 쉬는 동안ㄴ에는 대인관계 회복에 힘쓴다.(웃음) 친구만나서 밥 먹고 수다 떨고, 등산 좋아해서 등산도 자주 다니고, 여행도 다닌다. 가족들이랑 밥도 먹고.
10.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배우다.
한예리: 드라마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까 혹시 내가 놓치고 가는 것이 없는지 고민할 때가 있다. ‘청춘시대’는 대본이 모두 탈고된 상태로 들어갔던지라 전체를 알고 연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은 드라마를 만나면 자칫 배우한테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님과 얘기할 시간이 많아서 좋았다. 감독님이 소통하려고 해주셔서 고마웠고.10.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많이 했었나?
한예리: 진명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시청자들이 진명이를 지켜보는 게 너무 힘들고, 싫어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내 걱정과는 다르게 시청자들께서 공감을 많이 해주셨던 것 같다. ‘진명이가 나보다 더 힘들기 때문에 내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이입해서 보신 분들이 많아 오히려 감사했다.
배우 한예리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청춘시대’를 보면 참 아름다운 장면이 많았다.한예리: 난 하메들이 모두 모여서 뭔가 먹는 시간들이 좋았다. 소시지 먹든 맥주 마시든 그 식탁에 모여 앉아있는 장면이 좋았다. 12회에서 우리가 오랜만에 청소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을 찍는데 아이들이 “우리 진짜 오랜만에 청소한다”고 하더라. 그동안 우리가 정신없는 일들을 너무 많이 겪어서 청소를 못 했구나란 생각도 들어서 짠하고 찡했다.10. 박은빈을 제외하고 나머지 하메들이 가수를 하거나, 가수를 준비하던 친구들이었다. 맏언니로서 연기를 이끌어줘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나?
한예리: 배우들에 대한 것보다 내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다. 내가 너무 어두운 역할이라 톤 조절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더라. 너무 무겁게 나오면 하메들이랑 같이 있을 때 어울리지 못할 것 같고, 안 무겁게 그리면 캐릭터를 잃는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까 어느 정도 선에서 연기를 해야겠다는 느낌이 왔다.
10.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면?
한예리: 딱 하나 꼬집어서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처음부터 모든 대사들이 좋았다. 진짜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그런 대사와 작가님의 그런 필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부족한 연기가 좀 더 잘 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우리끼리 작가님의 필력에 업혀가는 구나라고 얘기할 정도였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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