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 사진=SBS 제공

고달픈 ‘가슴집착녀’ 공효진과 마성의 ‘마초남’ 조정석이 만났다. 첫 방송부터 범상치 않은 호흡을 자랑한 두 사람과 드라마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독특한 기운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24일 SBS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이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은 아나운서를 꿈꾸는 SBC 방송국의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의 고달픈 삶으로 포문을 열었다. 아나운서 시험을 탈락하고 기상캐스터로 살아가는 그는 방송국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고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았다. 조금이라도 돈을 더 벌기 위해 아등바등했다. 그는 선불로 받는 대신 반값으로 보도국 공채 모집 영상 촬영 스태프로 방콕으로 향했다.방콕 특파원인 이화신(조정석)은 마초 기질이 다분했다. 잘나가는 기자로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그는 오랜만에 만난 표나리를 향해 살가운 인사 한 마디 해주지 않았다. 그는 “표나리가 너 좋아한 거 알고 있었냐”는 동료의 질문에 “내가 나와 상관없는 타인의 감정까지 기억해야 하냐”며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이화신의 촬영을 위한 메이크업과 의상을 챙기던 표나리는 우연찮게 이화신의 가슴을 만지게 되고 계속해서 그의 가슴에 집착했다. 한국에 도착해서도 표나리의 가슴집착이 계속되자 이화신은 “너 아직도 나 좋아하냐? 그게 제일 끔찍하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표나리는 이화신에게 “기자님 가슴이 엄마와 비슷하다”면서 유방암에 걸렸던 엄마와 이화신의 가슴 감촉이 비슷하다고 고백하며 이화신을 당황시켰다.

극 전반을 지배했던 ‘병맛’의 기운은 드라마의 매력을 한층 살렸다. 보도국 공채 영상에서 흘러나온 한 비타민 CF 속 음악은 폭소를 유발했다. 전현무에 완벽 빙의한 조정석의 모습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이화신을 유방암으로 의심하고 계속해서 가슴을 만지는 표나리의 모습 역시 웃음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이후 표나리를 둘러싼 이화신과 그의 친구 고정원(고경표)의 삼각 로맨스까지 예고하며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이화신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계성숙(이미숙)과 방자영(박지영)의 신경전 짧지만 흥미롭게 다뤄졌다. 계성숙과 방자영은 방송국 입사 동기로 취향이 같은 이유로 이화신의 형 이중신(윤다훈)과 차례로 결혼을 한 앙숙 같은 사이다. 똑같이 빨강 수트로 강렬한 등장을 알린 두 사람은 향후 이중신의 딸 이빨강(문가영)과 김락(이성재)을 두고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가볍고 경쾌한 매력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공효진은 특유의 사랑스러움으로 ‘공블리’의 매력을 뽐냈고, 조정석은 타고난 수컷 본능의 마초남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젠틀하고 스위트한 면모로 완벽 변신한 고경표 역시 돋보였다. 과연 ‘질투의 화신’이 경쟁작들 사이에서 수목극의 화신으로 군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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