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언니쓰와 C.I.V.A / 사진=KBS, Mnet 제공

프로젝트 그룹 언니쓰와 C.I.V.A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예능프로그램의 일회성 기획이라고 하기에는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발표한 음원이 인기 가수들의 곡을 제치고 차트를 올킬했다. 뮤직비디오도 찍었고, 음악 방송에까지 출연하며 팬덤을 몰고 다닌다.언니쓰는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 중인 라미란·김숙·홍진경·민효린·제시·티파니가 뭉친 최고령 걸그룹이다. 언니쓰는 민효린의 ‘꿈계’로 결성됐다. 열아홉 살에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가수의 꿈을 키웠던 민효린은 앨범을 발매하고 가수로 데뷔했지만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를 위해 ‘언니들의 슬램덩크’ 멤버들이 나섰다.

JYP 수장인 박진영이 프로듀서로 나섰다. ‘셧 업(SHUT UP)’이라는 곡을 받은 이들은 김태우, 조권, 예은, 슈퍼주니어 예성, 블락비, 트와이스, 아이오아이 등에게 보컬, 댄스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걸그룹 데뷔를 준비했다. 음이 올라가지 않아, 몸이 따라주지 않아, 어떤 이는 재능에 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모진 혼냄을 견뎌야했다. 혹독한 훈련을 거쳐 음원과 안무를 익혔고, 결국 ‘뮤직뱅크’를 통해 눈물 겨운 데뷔 무대를 가질 수 있었다.

지난 1일 데뷔 무대를 가진 이들의 ‘뮤직뱅크’ 영상 조회수는 12일 기준 380만뷰에 달한다. 이들의 무대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한다. 음원 역시 발매와 동시에 국내 9개 음원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발매 후 2주 가까이 지났지만 ‘셧 업’은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C.I.V.A는 엠넷 ‘음악의 신2’에서 이상민, 탁재훈이 세운 LTE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이다. 엠넷 ‘프로듀스101’을 통해 걸그룹 데뷔에 도전한 김소희와 윤채경 그리고 ‘음악의 신1’에 출연했던 이수민으로 이뤄졌다. C.I.V.A라는 그룹명에는 이상민이 프로듀싱을 맡았던 인기 걸그룹 디바(DIVA)를 앞서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애초 데뷔 무대를 가질 생각이 없었지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고, 데뷔곡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C.I.V.A는 ‘음악의 신2’ 종영날인 7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디바의 ‘왜 불러’ 리메이크 버전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프로젝트 그룹의 인기요인에 대해 “스토리가 있는 팀이다. 태생적으로 여타 그룹과는 차별화가 된다. 몇 주간의 방송에 걸쳐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선보였고, 이걸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안겼다. 그런 팀이 음원을 내고, 무대를 선다고 하면 당연히 궁금하고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기존 걸그룹이 획일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프로젝트 그룹은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면서 “캐릭터 조합이 중요한데, 언니쓰와 C.I.V.A는 캐릭터 조합은 물론 그 결과까지 좋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것”이라고 진단했다.언니쓰와 C.I.V.A의 활약은 예능가에 불고 있는 여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언니쓰는 현재 여자 예능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나온 걸그룹이다. 프로그램은 ‘꿈계’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멤버들의 성장담을 담는데 초점을 맞췄다. 초창기 반응은 미적지근했지만 지난달 10일 방송에서 동시간대 1위를 하더니 5주째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C.I.V.A의 인기요인은 단연 ‘센 언니’ 이수민이다. 이수민은 스스로 “팀에서 리더, 센터, 비주얼, 댄싱머신, 메인보컬을 맡고 있다”고 말하는 다소 뻔뻔한 캐릭터이지만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싫은 티는 정확하게 내고, 하고 싶은 것은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면서 묘한 통쾌함을 안겼다. 이수민은 ‘음악의 신2’ 출연 이후 소속사를 찾았다. 앞으로 다양한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내비칠 예정이다.

김 평론가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캐릭터가 예능에 투영되고 있다. 걸크러시, 가모장적, 센 언니 등 다양한 용어들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인물에 열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