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배우 오달수, 배두나, 하정우, 김성훈 감독(왼쪽부터)이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터널’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하정우·배두나·오달수가 ‘터널’에서 만났다.

7일 서울 압구정CGV에서는 영화 ‘터널’(감독 김성훈)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김성훈 감독과 하정우·배두나·오달수가 참석했다. 영화 ‘터널’은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무너진 터널 안에 고립된 한 남자와 그의 구조를 둘러싸고 변해가는 터널 밖의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하정우는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힌 남자 정수로 분해, 갑작스럽게 닥친 비극적인 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기존 재난 드라마가 막대한 피해와 많은 수의 희생자들을 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미 하정우는 ‘1인 재난’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약 56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에서 하정우는 테러범과 전화 통화를 독점 생중계하는 앵커 윤영화를 연기하며,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긴박한 사건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터널’ 하정우 / 사진제공=쇼박스

하정우는 “터널 밖에서는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열심히, 진지하게 구조작업을 하는데 정작 터널 안에 갇힌 정우는 현실을 인정하고 적응해나간다”며 “혼자 터널 안에서 연기를 하며 상대를 찾는 것이 중요했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돌덩이와 흙들이 내 상대역이었다”고 전했다.배우들은 분리된 공간에서 촬영을 했지만, 더욱 효과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에선 실제로 통화를 했다. 하정우는 “촬영 현장은 내 목소리 하나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집에서 똑같이 촬영하는 마음으로 전화 통화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배두나와는 국제전화까지 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배두나와 오달수는 각각 정수의 아내 세현과 구조대장 대경 역을 맡아,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영화 ‘주피터 어센딩’, 드라마 ‘센스8’ 등 미국에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두나는 ‘도희야’ 이후 2년 만에 한국 영화에 출연했다.

배두나는 “커다란 재난이 벌어졌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며 “감정의 한 축을 맡은 세현에 도전의식이 생겼다. 터널 안에 내 가족이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터널’을 선택한 이유와 촬영에 임한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터널’에 출연한 배우 배두나·오달수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오달수는 “연극하는 사람들만의 희생자들을 위한 ‘씻김굿’ 같은” ‘철안붓다’란 연극을 과거 성수대교 아래서 공연했던 것을 회상하며 “가상의 사고지만 희생자들을 위로한다는 생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터널을 튼튼하게 지었다면 무너지지 않았을 건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 속 사건을 바라보며 관객들이 울분을 갖게 될 것이다”라며 “‘터널’이 이러한 재난을 단순히 화젯거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과 현실에 일침을 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2014년 ‘끝까지 간다’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성훈 감독은 “가공된 세계에서 벌어지는 만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재난을 담았다. 그 안에 액션·스릴·유머가 있다”며 “올 여름 무더위에 볼 수 있는 시원한 영화가 될 것이다”라며 영화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현실적인 소재와 기존 재난 영화의 문법을 비튼 ‘터널’이 올 여름 대작 영화 틈바구니 비집고, 관객들에 마음을 울림을 주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터널’은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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