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가수들은 경연은 멈추지 않았고, 힙합에 도전한 할머니들이 있었으며, K팝스타와 국민 걸그룹을 뽑는 서바이벌이 진행됐다. 가수들과 아마추어가 듀엣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심지어 MBC ‘무한도전’ 멤버들은 각자의 파트너들과 함께 결혼식장을 찾아 축가를 불러줬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네티즌들과 함께 노래를 만드는 1인 방송들이 개설됐다.이처럼 다양한 음악 예능 중에서 2016년 상반기를 화려하게 가장 장식했던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MBC ‘복면가왕’과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이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두 프로그램들의 2016년 상반기를 정리했다.
2016년 상반기 ‘복면가왕’은 곧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었다. 지난 1월, 혜성 같이 등장한 음악대장은 당시 5연승을 달리던 ‘여전사 캣츠걸’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꺾으며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고음을 자랑할 수 있는 발라드’는 경연에서의 필승법처럼 여겨진다. 음악대장은 깊은 저음부터 하늘을 찌르는 듯한 고음까지 가능한 가수였지만, 필승법을 따르지 않고 매주 모험을 선택했다. 그는 록, 힙합, 트로트 등 다채로운 선곡을 하며 여러 가지 감성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청자들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장르 소화제’ 음악대장의 무대에 크게 열광했다.
음악대장은 무려 9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고, 지난 5일 ‘하면 된다 백수탈출’에게 가왕의 자리를 내줬다. 많은 이들이 미리 짐작했던 것처럼 그의 정체는 국카스텐 하현우였다. ‘복면가왕’에서의 음악대장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2016년 상반기 시청자들의 가슴속을 열심히 행진하고 다녔던 ‘음악대장’ 하현우는 계속해서 기억될 것이다.
# 추억 속에서 소환된 ‘슈가맨’
일요일에 ‘복면가왕’ 있다면 화요일에는 ‘슈가맨’이 있었다. ‘슈가맨’은 노이즈·디바·스페이스A·구피·더 넛츠·바나나걸 등 매주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하며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슈가맨’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감 확대’다. ‘슈가맨’의 상징과도 같은 100인의 세대별 방청객은 그 존재만으로도 ‘슈가맨’을 빛낸다. 슈가맨을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공감을 만들어낸다. 세대 간에 인지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면 세월이 그만큼 지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노래를 알지 못하는 세대들은 어떻게 슈가맨들의 노래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들을 수 있다. 만약 100불이 켜진다면, 시간이 흘러도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노래를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유재석·유희열의 찰떡호흡 역시 ‘슈가맨’의 재미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방청석으로 들어가 100인의 세대별 방청객과 소통을 시도한다. 또한, 슈가맨·쇼맨·프로듀서를 쥐락펴락하며 웃음을 만들어낸다. 사실상 ‘슈가맨’은 유재석·유희열을 중심으로 스튜디오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시청자들도 어느새 스튜디오 안의 사람들과 한마음으로 ‘슈가맨’을 즐기게 된다.
아쉽게도 ‘슈가맨’은 오는 7월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그야말로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돌아올 여지는 충분히 남겨뒀다. ‘슈가맨’ 제작진은 종영과 관련해 “슈가맨을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투유프로젝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슈가맨을 찾는 조사는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예능이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슈가맨’을 연출한 윤현준 CP는 “카페를 가도 노래가 나오고, 운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만큼, 음악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존재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악 예능도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모든 채널에서 육아예능을 선보였던 것처럼 음악예능 또한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2016년 상반기에도 MBC ‘듀엣가요제’ SBS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와 같은 음악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였지만, ‘복면가왕’·‘슈가맨’처럼 괄목할만한 성과를 아직 거두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모든 프로그램들이 그렇듯이 음악예능도 차별화에 성패가 달렸다. 자신들만의 색깔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음악 예능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시즌3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으며, JTBC는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여자 아이돌 보컬들의 경연을 다룬 ‘걸 스피릿’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45분 프로듀싱 대결’이란 독특한 포맷을 전면에 내세웠던 tvN 파일럿 예능이 ‘노래의 탄생’이 정규편성을 확정했다. 이 프로그램들이 음악 예능의 홍수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MBC ‘복면가왕’ 음악대장 하현우(위) JTBC ‘슈가맨’의 MC 유희열·유재석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JTBC 제공
대한민국의 ‘흥’은 2016년 상반기에도 이어졌다.가수들은 경연은 멈추지 않았고, 힙합에 도전한 할머니들이 있었으며, K팝스타와 국민 걸그룹을 뽑는 서바이벌이 진행됐다. 가수들과 아마추어가 듀엣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심지어 MBC ‘무한도전’ 멤버들은 각자의 파트너들과 함께 결혼식장을 찾아 축가를 불러줬고,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네티즌들과 함께 노래를 만드는 1인 방송들이 개설됐다.이처럼 다양한 음악 예능 중에서 2016년 상반기를 화려하게 가장 장식했던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연 MBC ‘복면가왕’과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이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두 프로그램들의 2016년 상반기를 정리했다.
‘복면가왕’ 음악대장 / 사진제공=MBC
# 음악대장의 시대였던 ‘복면가왕’2016년 상반기 ‘복면가왕’은 곧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었다. 지난 1월, 혜성 같이 등장한 음악대장은 당시 5연승을 달리던 ‘여전사 캣츠걸’ 뮤지컬 배우 차지연을 꺾으며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고음을 자랑할 수 있는 발라드’는 경연에서의 필승법처럼 여겨진다. 음악대장은 깊은 저음부터 하늘을 찌르는 듯한 고음까지 가능한 가수였지만, 필승법을 따르지 않고 매주 모험을 선택했다. 그는 록, 힙합, 트로트 등 다채로운 선곡을 하며 여러 가지 감성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시청자들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장르 소화제’ 음악대장의 무대에 크게 열광했다.
음악대장은 무려 9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고, 지난 5일 ‘하면 된다 백수탈출’에게 가왕의 자리를 내줬다. 많은 이들이 미리 짐작했던 것처럼 그의 정체는 국카스텐 하현우였다. ‘복면가왕’에서의 음악대장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2016년 상반기 시청자들의 가슴속을 열심히 행진하고 다녔던 ‘음악대장’ 하현우는 계속해서 기억될 것이다.
‘슈가맨’ 포스터 / 사진=JTBC 제공
# 추억 속에서 소환된 ‘슈가맨’
일요일에 ‘복면가왕’ 있다면 화요일에는 ‘슈가맨’이 있었다. ‘슈가맨’은 노이즈·디바·스페이스A·구피·더 넛츠·바나나걸 등 매주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추억의 가수들을 소환하며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슈가맨’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감 확대’다. ‘슈가맨’의 상징과도 같은 100인의 세대별 방청객은 그 존재만으로도 ‘슈가맨’을 빛낸다. 슈가맨을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공감을 만들어낸다. 세대 간에 인지도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면 세월이 그만큼 지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노래를 알지 못하는 세대들은 어떻게 슈가맨들의 노래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들을 수 있다. 만약 100불이 켜진다면, 시간이 흘러도 모든 세대가 사랑하는 노래를 발견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유재석·유희열의 찰떡호흡 역시 ‘슈가맨’의 재미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방청석으로 들어가 100인의 세대별 방청객과 소통을 시도한다. 또한, 슈가맨·쇼맨·프로듀서를 쥐락펴락하며 웃음을 만들어낸다. 사실상 ‘슈가맨’은 유재석·유희열을 중심으로 스튜디오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시청자들도 어느새 스튜디오 안의 사람들과 한마음으로 ‘슈가맨’을 즐기게 된다.
아쉽게도 ‘슈가맨’은 오는 7월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그야말로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돌아올 여지는 충분히 남겨뒀다. ‘슈가맨’ 제작진은 종영과 관련해 “슈가맨을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투유프로젝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슈가맨을 찾는 조사는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3′ tvN ‘노래의 탄생’ 포스터 / 사진제공=CJ E&M
# 음악예능, 언제까지 계속될까음악예능이 꾸준히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슈가맨’을 연출한 윤현준 CP는 “카페를 가도 노래가 나오고, 운전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만큼, 음악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존재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음악 예능도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때 모든 채널에서 육아예능을 선보였던 것처럼 음악예능 또한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2016년 상반기에도 MBC ‘듀엣가요제’ SBS ‘판타스틱 듀오’ ‘신의 목소리’와 같은 음악예능이 시청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였지만, ‘복면가왕’·‘슈가맨’처럼 괄목할만한 성과를 아직 거두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모든 프로그램들이 그렇듯이 음악예능도 차별화에 성패가 달렸다. 자신들만의 색깔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못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도 음악 예능의 강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시즌3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으며, JTBC는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여자 아이돌 보컬들의 경연을 다룬 ‘걸 스피릿’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45분 프로듀싱 대결’이란 독특한 포맷을 전면에 내세웠던 tvN 파일럿 예능이 ‘노래의 탄생’이 정규편성을 확정했다. 이 프로그램들이 음악 예능의 홍수 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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