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무서운 이야기3’은 화성에서 온 소녀가 다른 행성의 기계에게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털어놓으며 시작된다. 소녀와 기계와의 대면은 물론 소녀가 꺼내놓는 세 가지 에피소드는 모두 다른 감독이 연출했다. 감독마다 연출의 결이 다르므로 비교해서 보는 것 또한 ‘무서운 이야기3’에서만 즐길 수 있는 백미다.첫 번째 에피소드는 임슬옹이 주연을 맡고 백승빈 감독이 연출한 ‘여우골’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국형 여름 공포’의 클리셰인 여우가 나오지만, ‘전설의 고향’의 진부함은 덜어냈다. 백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포장은 전설의 고향이지만, 비틀었다. 인간 중심적인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표현했듯 이 이야기가 내가 알던 그 ‘전설의 고향’이 아니고, 저 여우가 내가 짐작하던 그 여우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본다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우 이외에도 차용한 설화적 모티브는 ‘여우골’에 기묘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았던 감독답게 독특하게 표현한 미쟝센도 일품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로드레이지’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슬래셔 공포물과 로드 무비를 결합하는 장르적 시도는 좋지만, 초반의 전개가 늘어져 살짝 아쉬움을 남긴다. ‘로드레이지’를 연출한 김선 감독이 밝혔듯 트럭 바퀴의 굉음과 무차별 살인마로 등장하는 트럭 운전사의 웃음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다면 공포감과 더불어 스릴감,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로드레이지’에서 느슨했던 전개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기계령’에서 다시 조여진다. 베테랑 배우 홍은희와 인공지능 로봇을 연기한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완벽한 합을 이루어 긴장을 놓을 새 없이 스크린을 장악한다. ‘세계 최초의 로봇 귀신’이라는 생소한 소재가 공포물과 절묘하게 어우러지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김곡 감독은 “당신이 쓰다가 버린 핸드폰, 가전 제품, 심지어 5년 된 토스트기마저 원한을 품고서 돌아올 수 있다. 그 때의 기계는 더 이상 당신이 조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상상력을 따라서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기계 문명과 직면한 인간의 딜레마가 ‘공포’라는 코드를 통해 전개됨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무서운 이야기3’은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의 명맥은 그대로 잇되, 새로운 장르와 결합해 색다르면서도 다채로운 공포를 선사한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작품이며, 팬이 아니더라도 장르물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올 여름은 ‘무서운 이야기3’이 안내하는 시간 여행으로 짜릿하게 시작해 보길.
6월 1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영화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 포스터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무서운 이야기 3: 화성에서 온 소녀(이하 ‘무서운 이야기3′)'(감독 백승빈, 김선, 김곡, 민규동)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단지 공포만이 아니다. ‘무서운 이야기3’은 과거의 공포로부터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당면한 공포, 미래에 다가올 공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며 인간 본연을 한번쯤 되돌아보게 한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연출은 덤이다.‘무서운 이야기3’은 화성에서 온 소녀가 다른 행성의 기계에게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털어놓으며 시작된다. 소녀와 기계와의 대면은 물론 소녀가 꺼내놓는 세 가지 에피소드는 모두 다른 감독이 연출했다. 감독마다 연출의 결이 다르므로 비교해서 보는 것 또한 ‘무서운 이야기3’에서만 즐길 수 있는 백미다.첫 번째 에피소드는 임슬옹이 주연을 맡고 백승빈 감독이 연출한 ‘여우골’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한국형 여름 공포’의 클리셰인 여우가 나오지만, ‘전설의 고향’의 진부함은 덜어냈다. 백 감독은 기자 간담회에서 “포장은 전설의 고향이지만, 비틀었다. 인간 중심적인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가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표현했듯 이 이야기가 내가 알던 그 ‘전설의 고향’이 아니고, 저 여우가 내가 짐작하던 그 여우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본다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우 이외에도 차용한 설화적 모티브는 ‘여우골’에 기묘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받았던 감독답게 독특하게 표현한 미쟝센도 일품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로드레이지’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슬래셔 공포물과 로드 무비를 결합하는 장르적 시도는 좋지만, 초반의 전개가 늘어져 살짝 아쉬움을 남긴다. ‘로드레이지’를 연출한 김선 감독이 밝혔듯 트럭 바퀴의 굉음과 무차별 살인마로 등장하는 트럭 운전사의 웃음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다면 공포감과 더불어 스릴감,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로드레이지’에서 느슨했던 전개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기계령’에서 다시 조여진다. 베테랑 배우 홍은희와 인공지능 로봇을 연기한 아역 배우들의 연기는 완벽한 합을 이루어 긴장을 놓을 새 없이 스크린을 장악한다. ‘세계 최초의 로봇 귀신’이라는 생소한 소재가 공포물과 절묘하게 어우러지게 한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김곡 감독은 “당신이 쓰다가 버린 핸드폰, 가전 제품, 심지어 5년 된 토스트기마저 원한을 품고서 돌아올 수 있다. 그 때의 기계는 더 이상 당신이 조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상상력을 따라서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기계 문명과 직면한 인간의 딜레마가 ‘공포’라는 코드를 통해 전개됨을 지켜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무서운 이야기3’은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의 명맥은 그대로 잇되, 새로운 장르와 결합해 색다르면서도 다채로운 공포를 선사한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가워할 작품이며, 팬이 아니더라도 장르물을 좋아한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올 여름은 ‘무서운 이야기3’이 안내하는 시간 여행으로 짜릿하게 시작해 보길.
6월 1일 개봉.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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