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우주소녀/사진=텐아시아DB

“오늘 콘셉트는 ‘탈(脫) 인간계’에요. ‘나는 사람이 아니라 요정이다’라는 생각으로 촬영하면 됩니다.”

포토그래퍼의 말이 떨어지자 소녀들이 까르르 웃는다. 서로 손을 맞잡아 달란 주문에는 “비즈니스!”라 외치다가도 이내 서로의 매무새를 섬세하게 다듬어준다. 눈앞이 환해지는 것이, 햇빛 때문인지 소녀들의 에너지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걸그룹 우주소녀의 이야기다.우주소녀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가 중국의 위에화엔터테인먼트와 합작해 제작한 12인조 걸그룹. 현존하는 걸그룹 가운데 최다 인원을 자랑한다. 원더 유닛, 조이 유닛, 스윗 유닛, 내추럴 유닛 총 4개의 유닛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유닛의 이니셜 알파벳을 따면 WJSN, 즉 우주소녀가 완성된다.

우주소녀는 지난 2월 25일 데뷔 음반 ‘우 쥬 라이크(Would you like)’를 발매하고 타이틀곡 ‘모모모(MoMoMo)’와 후속곡 ‘캐치 미(Catch Me)’로 활동 중이다. 멤버들은 “데뷔를 하고 나니 연습생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입 모아 말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책임감에 대한 부분이었다.

“연습생 때는 실력을 기르기 위해 연습을 했다면, 이젠 대중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부담이 생기기도 하고, 더 많은 책임감을 느껴요.” (설아)
“저는 Mnet ‘언프리티랩스타2’를 통해 이미 평가를 한 번 받아본 입장이에요. 게다가 리더를 맡게 돼서 짐을 더 멘 것 같다는 느낌도 있었죠. 하지만 기대가 크신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요. 긍정적인 생각으로 풀어가려고 합니다.” (엑시)그만큼 연습에도 열심이다. 일정이 끝나면 다 같이 연습실로 향해 스스로를 갈고 닦는다. 특히 멤버 다원은 팀 내 소문난 연습벌레. 그는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연습”이라며 밝게 웃어보였다.

“연습이 아직도 재밌어요. 뭔가 새로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제가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웃음), 연습할 때만큼은 가장 제 또래 친구들과 비슷해지는 것 같아요.” (다원)

우주소녀/사진 제공. 텐아시아DB
덕분에 첫 활동부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데뷔 음반 ‘우 쥬 라이크’로 한터차트의 일간 차트에서 1위를 거머쥐었고, ‘대세’들만 출연한다는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도 나갔다. 최근에는 각종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 새싹’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멤버 수가 많다 보니 우주소녀는 아는데, 멤버 개개인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죠. 이번 활동을 통해 열두 명의 얼굴과 각자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희가 보기엔 각자 색깔이 다 다르거든요. 외모부터 성격, 노래, 춤 스타일까지 모두 달라요. 우주소녀는 물론, 멤버 개개인의 색깔을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보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우주소녀는 인터뷰 내내 자매 같은 모습으로 서로를 챙겼다. 중국인 멤버들의 서툰 한국말을 알기 쉽게 설명해줬고 했고, 누군가 쉽게 대답을 못 찾고 머리를 감싸 쥐면 다른 멤버가 나서서 답변을 도왔다.“연습생 땐, 각자 레슨 스케줄이 다르니까 이렇게까지 하루 종일 붙어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젠 24시간 내내 함께 하거든요. 멤버들과 정이 돋아나요.” (은서)
“서로 얼굴을 보지 않아도 안무를 맞출 수 있는 경지에 올랐어요.(웃음)” (여름)

다른 듯 닮은 열두 소녀. 이들의 올해 목표는 “신인상 수상”이다. 수빈은 “평생 한 번 밖에 못 타보는 상이지 않느냐. 올해 열심히 활동해서 ‘강력한 신인상 후보’, ‘예비 신인상 수상자’ 같은 말을 꼭 듣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다영은 “다음 음반을 발표할 때는 우리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생겼으면 좋겠다. 씨스타 선배님들처럼, ‘믿고 듣는 우주소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주소녀라는 그룹 이름이 ‘우’리가 ‘주’인공인 ‘소녀’라는 뜻이거든요. 또, 우주가 굉장히 넓은데 아직 우주의 중심이 발견되지 않았대요. 우리 우주소녀 역시 하나의 중심을 갖기보다는 모두가 중심이 되고 싶어요. 하나의 콘셉트에만 목메지 않고, 우리 열두 명 만의 밝은 에너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주소녀)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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