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하면 된다”라는 말이 만고불변의 진리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이 ‘무데뽀’ 정신은 사람들을 용감하게, 그리고 지독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해도 안 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피로해졌다. “하면 된다”라는 말이 조금씩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 아직도 “하면 된다”고 외치는 청년들이 있다. 그룹 엔소닉이 주인공으로 이들은 멤버 교체를 두 차례나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어쩌면 엔소닉에겐 ‘해도 안 되는 일’ 따위는 없을 지도 모른다.10. 국내 활동은 약 1년 만이다. 소감이 어떤가.
시후 : 오랜만에 나오는 만큼 많이 설레고 팬 분들을 볼 생각을 하니 기대도 많이 된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다.

10. 그동안 중화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들었다.
시후 : 작년에 중국 광저우에서 3,000석 규모의 단독 콘서트를 했다. 10월에는 엑소, 씨스타, B1A4 선배님들과도 콘서트를 크게 했다. 소중한 경험이었다. 아! 올해 초에는 홍콩에서 열린 ‘TVB8 금곡장’에서 베스트 노래 상을 받았다.

10. 상도 좋지만, 가수에겐 역시 콘서트가 최고였을 것 같다.
제이하트 : 우리만의 노래로 이렇게 길게 호흡을 맞춰보는 건 처음이었다. 큰 곳에서 많은 관객들과 함께 하니까 함성 소리도 무척 컸고 덕분에 힘이 많이 나더라. 그 힘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 같다.10. 지난 30일 신곡 ‘엑스칼리버(Excalibur)’를 발매했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준비 과정도 남달랐을 것 같다.
시후 : 작업 기간이 평소보다 더 길었다. 작곡가님, 댄서 팀, 뮤직비디오 감독님 등 모든 스태프가 다 바뀌었다. 데뷔 연차가 쌓이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나이도 어느 정도 먹었고, 평소보다는 약간 농익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행히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그에 맞는 스타일이나 콘셉트를 만들어주셔서 만족스럽게 잘 나왔다.

10. 농익은 스타일에는 누가 가장 잘 어울리던가.
시후 : 잘 어울린다기보다 평소와는 많이 달라진 친구가 있다. 바로 민기다. 원래 잘 웃고 귀여운 이미지를 담당하는 친구였는데, 이번엔 남자답게 멋지게 변했다.

10. 민기와 봉준이 신곡 뮤직비디오에서 연기도 했다. 민기는 웹드라마 출연 경험도 있는데 뮤직비디오 작업과는 어떻게 달랐나.
민기 : 아무래도 뮤직비디오는 우리 팀의 작품이니까 더 애정이 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여배우와 호흡을 맞춰보는 것도 처음이었는데, 다행히 편하게 즐겁게 촬영했다. 팬 분들도 우리의 의도대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

10. 음원 공개에 앞서 방송 활동부터 시작했다. 무대 관전 포인트를 꼽자면?
시후 : 안무, 그리고 멤버 개개인의 표정 연기가 아닐까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상만 쓰는 노래가 아니라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부터 힘을 뺀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0. 신곡을 처음 알리는 자리가 무대였다. 부담감은 없었나.
시온 : 부담은 없고 기대가 많이 된다. 예전에 비투비와 같이 연습생 생활을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함께 활동을 하게 됐다. 비투비 동생들에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달려왔다. 우리 노래 어떠니?’ 하면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10. 의외의 친분이다. 그러고 보니 시후는 EXID 솔지와, 봉준은 엑소 찬열과 오랜 친구 사이라고 들었다. 모두 꿈을 이룬 모습으로 만난 것이니, 서로를 보면서 뭉클할 때도 있겠다.
시온 : 2014년 드림콘서트에서 비투비를 만났는데, 기분이 새로웠다. 우린 당시 오프닝 무대에 올랐는데 비투비는 본무대를 했다. ‘자식들, 열심히 하고 있네. 나도 빨리 따라가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10. 동료 가수 외에 여러분의 원동력이 되는 것들은 무엇인가.
시온 : 비스트 선배님들. 내가 워낙 팬이기도 하지만 비스트 선배님을 보면 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비슷한 부분이 있다. 비스트 선배님들이 좋은 결과를 얻는 걸 보면서 우리도 잘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멤버 교체를 겪으면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게 아니라 끝까지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제이하트 : 팬들이다. 곡을 쓸 때, 늘 무대에서 부르는 상상을 한다. 그런데 최근엔 활동이 없었으니까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요즘 다시 팬들을 만나면서 잠들어 있던 게 깨어나는 느낌이다. 내가 왜 음악을 하는지 알게 해주는 사람들인 것 같다.

10. 그러고 보니 제이하트는 작곡이 가능한 멤버다. 이번엔 참여를 안 했지만, 내가 쓴 노래를 멤버들이 부르는 걸 보면 기분이 남다르겠다.
제이하트 : 즐겁다. 예전에 일본어로 노래를 만든 적이 있었다. 번역과 안무까지 직접 맡아서 작업했다. 힘들었지만 멤버들이 모두 잘 따라주고 즐겁게 무대를 꾸미니까, 보는 나도 좋았다.10. 멤버들은 외부 작곡가와 작업을 할 때와 리더 형과 작업을 할 때, 어떻게 다른가.
시온 : 우선 곡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형과 작업을 하면 편하다. 작곡가 분들 중에는 무서운 분들도 많다. 그런데 형이랑 하면 즐기면서 하는 분위기가 된다. 사실 그래서 비스트, 블락비, 빅뱅 선배들처럼 곡을 직접 쓰는 팀들이 정말 부럽다.
시후 : 형이 우리와 오래 지냈으니까 개개인의 특성을 잘 안다.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우리 개성에 맞게 파트를 나눠준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

10. 작곡가로서 제이하트가 보기에 멤버 개개인의 매력은 무엇인가.
제이하트 : 막내 시온이는 막내다운 에너지가 있다. 목소리에도 또렷한 느낌이 있어서 시선을 확 끌어야 하는 앞부분에 배치를 많이 한다. 별이는 미성이라 나와 같이 후렴을 많이 부른다. 봉준이는 정말 카리스마 있는 래퍼다. 어떤 장르에 붙여도 멋진 랩을 해준다. 민기는 무대에서 에너지가 좋다. 이 귀여운 에너지를 살리려고 노력한다. 시후는 시후만의 멋스러운 분위기가 있다. 곡이 느려지거나 브릿지 파트를 많이 주는 편이다.
시후 : 제이하트 형은 뭔가 빵 터져야 할 때, 시원하게 질러줘야 할 때 나선다.



10. 다들 연애 경험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고(웃음), 혹시 연기나 작곡을 할 때 각자의 연애 경험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편인가.
민기 : 연애 경험도 도움이 되는 것 같고 영화나 드라마로 간접 경험도 많은 도움이 된다.
시온 : 우리 노래 보면, 만날 여자 뺏기고 여자가 바람피우고… 사랑이 이뤄지는 적이 없다.(웃음) 그런데 나는 그런 경험은 없어서 몰입이 힘들었다. ‘엑스칼리버’에도 “끝이 없다”는 가사가 나오는데, 사실 난 굉장히 단순하고 맺고 끊는 게 확실한 사람이라 그 가사가 힘들었다.(일동 폭소)

10. 작곡을 하는 입장에서는 어떤가. 자신의 경험이 노래의 바탕이 되는 경우가 많나.
제이하트 : 80% 정도는 그렇다. 그런데 내 경험을 바탕으로 쓴다는 게 무척 힘든 일이기도 하다. 아티스트라면 자기 안에 있는 걸 다 표현하는 게 맞는 건데, ‘나를 노래 속의 사람으로 보면 어떻게 할까’ 신경 쓰일 때도 있다. 내가 이겨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경험에서 우러나온 곡이라야 듣는 사람에게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겠나.

10. 비슷한 맥락에서 연예인이란 직업을 가진 이상, 단면적인 부분으로 전체가 판단되는 경우도 많다. 그게 답답하진 않던가.
제이하트 : 맞다. 그런데 그건 내가 말로써 설명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나. 그냥 활동하면서 보이는 모습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활동을 좀 자주, 꾸준히 하고 싶다.

10. 멤버들끼리 의견 조율은 잘 되나.
시후 : 우리끼리 얘기를 나누면서 합의점을 찾는다. 어떤 콘셉트는 잘 안 어울리는 멤버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좋은 곡이 나왔다거나 전체적인 결과물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룹을 위해 내가 한 발자국 물러날 수 있게 됐다.

10. 멤버 교체도 있었고 힘든 시기도 겪었다. 어쩌면 그래서 또래보다 일찍 철들기도 했겠다.
제이하트 : 맞다. 고생이 사람의 인격을 만든다고 우리가 데뷔한지 6년이 됐지만 활동을 많이 못했다. 중화권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고생도 많이 했고.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아니까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

10.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 달라.
엔소닉 :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하다. 많이 보고 싶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무대도 많이 즐겨주시고 SNS로 홍보도 많이 부탁드린다.(웃음) 앞으로 더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C2K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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