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복면을 쓴 남성이 ‘고해’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멋들어지게 소화했다. 관객들의 박수 갈채가 쏟아졌고, 정체에 대한 궁금증도 최고조에 달했다. 사실 여기까지는 매주 진행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놀랄 것이 없지만, 그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에는 모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 했다. 더군다나 ‘쉬즈 곤(she’s gone)’을 부른 스틸하트의 밀젠코 마티예비치라니.

이날의 ‘복면가왕’은 그동안의 방송 중에서도 단연 상위에 꼽힐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밀젠코 마티예비치(이하 밀젠코)는 ‘복면가왕’에 나온 유일한 외국 가수인데다, 한국 노래를 발음은 물론, 감성까지 빈틈없이 표현해 또 한번 감탄을 자아냈다.‘과묵한 번개맨’은 복면을 벗었고, ‘쉬즈 곤’을 열창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다시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10. ‘복면가왕’의 출연은 어떻게 성사됐나?
밀젠코 : ‘복면가왕’은 소속사에서 이 프로그램으로 시작을 해보자고 제안해서 이뤄졌다. 용기가 필요했고, ‘복면가왕’이 첫 시작이 돼 설레는 경험이었다.

10. 두 곡 모두 한국 노래를 선택해 어려운 점은 없었나.
밀젠코 : 곡은 방송사 측에서 제안했고, 하루 전에 편곡이 마무리됐다. 어려운 점을 묻는다면, 전부이다. 한국 노래를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나에게는 모든 사람들을 속여야 하는 압박감도 있었다. 발음 중에는 ‘의’와 ‘ㅂ’, ‘ㅍ’ 발음이 어려웠다. ‘고해’에 이어 ‘비와 당신의 이야기’까지, 연이어 불렀는데 잘 부르는 것과 발음을 제대로 하는 건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모두를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무엇보다 무대 위에서 인이어를 통해 ‘숙이세요’, ‘OOO 하세요’ 등 지시를 받으며 외국인임을 속이는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또 가면이 타이트해서 어려움이 좀 있었다(웃음). 호흡이 잘 안 돼 힘들었고, 끝날 즈음에는 가면 뒷부분이 부러져서 고정한다고 고생을 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재미있었다.



10. 끝낸 소감은 어떤가.
밀젠코 :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무대를 마치고 질문이 오가는 상황에서 ‘끄덕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한국인인가, 아닌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황을 보면서 ‘내가 좀 잘하고 있구나, 잘 속이고 있구나’하는 뿌듯함을 느꼈다. 매우 즐거웠다.10.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떤가.
밀젠코 : 우선 확정된 계획은 이번 주말 직접 부른 드라마 ‘화려한 유혹’의 OST ‘마이 러브 이즈 곤(My Love Is Gone)’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연인을 잃은 상실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수염도 자르지 않고 있다. 연인 역할은 실제 여자친구가 하며,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후에는 라이브 콘서트를 비롯해서 ‘복면가왕’과 비슷한 TV 프로그램 출연도 계획 중이다.

10. 더 큰 목표가 있다면?
밀젠코 : 현재의 위치에 대한 부담은 없다. 원했던 대로 이뤄지고 있어서 기쁘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계로 뻗어나가서 좀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영혼에 닿을 수 있는, 감명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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