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과 김명민의 대립이 살벌해지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SBS ‘육룡이 나르샤’ (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39회에서는 머지 않아 피의 전쟁을 벌이게 될 두 인물 이방원(유아인)-정도전(김명민)의 숨막히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각자 원하는 것, 욕망이 달랐던 두 사람의 대립각은 안방극장의 숨통을 틀어쥐었다.적장자의 원칙이 무너진 가운데 이성계(천호진)는 여덟째 아들 이방석을 세자로 책봉했다. 정도전(김명민)도 이성계와 뜻을 같이 했다. 이 결정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을 참지 못하는 이방원(유아인)에게는 절벽으로 밀려나는 것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방원과 이성계-정도전의 대립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에 이방원이 찾아간 것이 무명이다. 무명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이방원과 무휼(윤균상), 조영규(민성욱)은 화사단의 흑첩에게 미행을 당했다. 이방원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는 흑첩에게 자신이 무명과 만나고 왔음을 주지시켰다. 그리고 무휼에게 흑첩을 죽이도록 명령했다. 무휼은 망설였지만, 조영규가 대신 칼을 들었다.
정도전이 이방원을 의심하고 견제하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도전의 사람인 연희(정유미)는 분이(신세경)에게 떠나줄 것을 요구했다. 분이의 연통조직이 이방원에게 힘이 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방원의 최측근인 무휼과 조영규가 어울리지 않는 관직을 받았다. 모두 이방원의 손발을 묶으려는 정도전의 움직임이었다.이처럼 이방원과 정도전의 사이가 벌어지자, 이들과 관련된 인물들의 사이도 미묘하게 틀어지기 시작했다. 각각 이방원과 정도전의 정보조직으로서 활동해온 분이와 연희도 부딪혔다. 이런 두 사람을 두고 이방지(변요한)는 “우리끼리 서로 이런다는 게… 난 진짜 모르겠다”며 허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역사가 스포인 드라마인 만큼 시청자는 머지 않아 이방원과 정도전이 피의 전쟁 한 가운데 놓이게 될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피의 전쟁까지 달려가는 이방원과 정도전, 두 사람과 함께 해온 인물들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다. 이는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명배우들의 열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 역시 배우들은 권력의 이동에 따라 복잡하게 변하는 인물의 심리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분노와 절제, 처절함 등을 통해 이방원의 광기와 욕망을 그려낸 유아인.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은 채 다음 수를 준비한 정도전. 이외에도 모든 인물들이 고민과 방황, 결심, 분노, 슬픔, 허무함 등을 담아냈다. 쫄깃한 심리 묘사와 숨을 불어넣는 배우들의 명연기가 더해진 ‘육룡이 나르샤’. 이것이 시청자가 ‘육룡이 나르샤’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육룡이 나르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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