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육룡이 나르샤’ 23회 2015년 12월 21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조민수(최종환)는 창왕에게 이인겸(최종원)의 복권을 주청하지만 하륜(조희봉)에게 이인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다. 한편 정도전(김명민)은 정전제를 추진하기 위해 조준(이명행)을 설득하고 조준과 함께 이성계(천호진)를 찾아간다. 조준의 자료를 가지러갔던 이방원(유아인)은 화사단 흑첩들에 잡히고, 이방지(변요한)는 길선미(박혁권)와 만나게 된다.리뷰
하륜의 등장은 모두를 긴장시켰고, 이는 정도전으로 하여금 급속도로 개혁을 추진하게 움직여 극의 속도감을 높였다. 중요인물이 퇴장해도 지루하지도 맥이 끊이지도 않고 새로운 인물, 새로운 문제는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지난주 강렬한 첫 등장으로 존재를 각인 시킨 하륜은 등장인물들의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린다. 세상 일 중심에 늘 있었지만 정작 세상엔 관심이 없는 자라고 정도전은 하륜에게 말한다. 그저 책략가로서의 명성을 쌓고 싶은 것이라는 말과 함께. 그도 그럴 것이, 왜 이인겸 행세를 했냐는 조민수의 물음에 하륜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달라 답한다. 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이용해 벼슬자리를 요구하기는 했지만 그것보다는 가지고 있는 정보와 자신이 짜놓은 판 안에서 사람들이 반응하는 것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런 하륜에게 정도전은 사람, 백성의 일은 장난감이 아니라며 다시는 장난치지 말라 경고한다. 세상일에 관심은 없지만 그 세상일을 손에 두고 쥐락펴락하고는 싶은 하륜 역시 방원과 또 다른 형태의 폭두다. 하륜의 속내를 정도전은 꿰뚫어보고, 그의 정곡을 찔렀지만 하륜의 예상 밖의 움직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았던가. 대의보단 당장 자신의 실리를 추구하는 하륜과 백성의 일이라는 대의를 위해 움직이는 정도전의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그 시작은 조준의 토지개혁을 둘러싼 움직임. 조준의 토지개혁 연구를 취하려는 정도전과 그 자료를 가지고 권문세족에게서 원하는 바를 취하려는 하륜의 움직임은 새로운 만남을 불러온다. 아직 누구의 편인지 정확하지 않은 길선미는 무휼(윤균상)을 힘으로 압도하고, 잠깐이지만 이방지와 흥미진진한 대결을 펼친다. 길선미의 등장은 묘하게 엮여있는 세 명의 무사들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또 길태미와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른 길선미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드디어 다시 등장한 배우 박혁권에게 한 번 더 기대를 걸게 된다.또 하나의 만남, 훗날 같은 길을 도모하게 될 방원과 하륜의 만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등장인물 중 가장 먼 미래까지의 실세인 가장 실속 있는 방원을 하륜이 몰라보지는 않을 터. 묘한 기운을 방원에게서 느낀 하륜이 진정한 대세와의 만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기대된다. 마주앉은 잠깐의 장면만으로도 흥미로운 방원과 하륜의 만남이 어서 보고 싶다. 고려의 미래는 이미 정해진 바, 새로운 만남들이 개인의 어떤 변화를 이끌게 될지 심상치 않은 만남들에 주목할 때다.

수다포인트
– 하륜과 이숙번(차용학)의 만담콤비 케미가 기대되는군요!
– 방원아, 이참에 검술도 좀 익혀두자.
– “내 동생은 내가 책임지지.” 동생 바보 이방지 오라버니, 요즘 자주 웃어줘서 고마울 따름이오.
– “여기서 문제~” 하륜이 유행어까지 만들려나 봐요.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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