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무대를 집어삼켜라. 카메라를 씹어 먹어라. 관객들을 홀려라. 다소 과격해 보이는, 이 같은 표현들은 흔히 갓 데뷔한 신예들의 자신감을 높여주기 위해 쓰인다. 신예 중에서도 가수, ‘아이돌’이라면 특히 더. 걸그룹 마마무가 또 한 번 무대를 집어삼켰고, 카메라를 씹어 먹고, 관객(시청자)을 홀렸다.

지난해 데뷔해 단연 가장 두각을 나타낸 신인으로 꼽힌 마마무에게는 더 이상 ‘자신감을 가져라’는 뜻의 거친 조언을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지금도 충분히 그러하니까.마마무의 이름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건 지난 24일 오후. 멤버 솔라와 문별이 이날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에 출연해 출중한 가창력을 뽐내며, 노래 그 자체를 즐기는 무대를 연출해낸 것.

솔라와 문별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용감한형제와 손을 잡고, 가수 제이(J)의 ‘어제처럼’을 재해석했다. 과거 반짝 전성기를 누리고 사라진 가수들을 조명, 당시 히트곡을 2015년 버전으로 편곡해 ‘음원 순위 역주행’을 노리는 ‘슈가맨’은 매회 출연 가수들이 화제로 떠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길게는 10년까지 대중들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은 가수도 있었다. 오랜만에 방송 출연인데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까지,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솔라, 문별이 출연한 회차의 주인공은 제이. 그 역시 ‘어제처럼’ ‘타임아웃(Time Out)’ 등 2000년 초반, 큰 인기를 끈 여성 솔로였다. 무엇보다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어제처럼’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그런 제이의 ‘어제처럼’으로 무대에 오른 솔라, 문별은 마마무라는 실력파 걸그룹에게 거는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에 제대로 화답했다. 두 사람이 부른 ‘2015 어제처럼’은 용감한형제의 손을 거쳐 하우스 풍으로 편곡, 고유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멋도 첨가해 완성됐다.

특히 방송에서는 솔라의 폭발적인 가창력과 문별이 직접 작사한 자작랩이 돋보였다. 랩은 기존 곡에는 없는 부분으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문별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이 곡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었다. 마마무 사이에서도 ‘용콩별콩’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두 사람의 무대는 이날 ‘슈가맨’의 백미로 꼽힌다.

특히 마마무는 무대 위에서 ‘진정 즐길 줄 아는 가수’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번 ‘슈가맨’에서도 제대로 빛을 발했다. 무대를 장악하는 여유로운 매너에 실력까지 겸비했으니 금상첨화. 무대, 관객(시청자)을 장악하고 압도한 솔라, 문별은 ‘완전체’가 아니었음에도 ‘실력’ 하나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했다. 솔라와 문별의 ‘어제처럼’ 무대는 실력으로 인정받은 마마무의 지난 행보를 더욱 빛나게 만든 순간이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RBW(레인보우브릿지월드),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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