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그녀는 예뻤다’가 모스트스럽게 막을 내렸다.

‘그녀는 예뻤다’가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달린 건 아니었다. 첫 방송 시청률은 4.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저조한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그녀는 예뻤다’는 흔들리지 않았다.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스토리 전개와 황정음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는 드라마에 대한 호평을 끊이지 않게 했다. 점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그녀는 예뻤다’는 7회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고, 9회 만에 시청률 15% 벽을 넘었다.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딱 맞는 옷을 입은 배우들의 공이 컸다. 어느 하나 버릴 캐릭터가 없었다. 4인 4색 주인공들이 통통 튀는 유쾌함으로 시청자들을 웃게 했고, 진심 어린 말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며 ‘그예앓이’를 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예뻤다’는 ‘믿고 보는 황정음’이란 수식어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작품이었다. 황정음은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김혜진의 매력을 알렸다. 폭탄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상못난이로 변신하는 것은 기본이고, 온몸을 던져 코믹연기를 펼쳤다. 또한, 명랑 쾌활한 모습 뒤에 가려질 수 있었던 혜진의 인간적인 매력들까지 아낌없이 보여줬다. 황정음이 보여준 김혜진은 지성준(박서준)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 만점 캐릭터였다.박서준이 없었다면 ‘그녀는 예뻤다’는 황정음의 원맨쇼가 됐을지도 모른다. 2012년 KBS2 ‘드림하이’ 이후 꾸준히 드라마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박서준은 ‘그녀는 예뻤다’에서 까칠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고, 어딘가 섹시함이 느껴지지만 한 여자밖에 모르는 로맨틱가이 지성준을 보여주며 자신이 가진 연기력을 폭발시켰다. 박서준은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새로운 ‘로코킹’의 가능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한류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게 했다.



지성준과 김혜진 사이의 묘한 긴장감은 민하리(고준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민하리는 악역 아닌 악역이었다. 극 초반부 성준과 혜진의 로맨스를 방해하는 역할이었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고, 혜진과의 우정을 택했다. 고준희의 열연이 있었기 때문에 혜진과 빛나는 ‘워로맨스’를 만들고, 성준을 통해 진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깨닫는 민하리란 캐릭터가 완성될 수 있었다.‘그녀는 예뻤다’가 아니었다면 최시원이 이렇게나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누가 알았을까. 최시원은 이 드라마를 통해 ‘똘기자’ 김신혁이란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2004년 KBS2 ‘부모님 전상서’로 연기를 시작한 최시원은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었지만, 꾸준히 연기의 내공을 쌓았고 12년 만에 만난 김신혁이란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넉살 좋은 행동과 오버하는 표정, 코믹과 멜로를 넘나드는 김신혁으로 단숨에 군입대가 아쉬운 배우가 됐다.

이들이 있었기에 ‘그녀는 예뻤다’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그녀는 예뻤다’ 속 너무나도 예쁜 주인공들은 시청자들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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