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그룹 f(x)(에프엑스)는 결코 평범한 적이 없었다. 예쁘고 섹시하고 귀여운 걸그룹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보였다. 매 앨범 항상 새로운 시도와 실험적 색깔을 입었다. 이번 앨범에도 딥하우스 EDM 장르의 곡 ‘포 월즈(4 Walls)’와 보깅댄스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로 f(x)의 파격을 살렸다.

이번 정규 4집은 더 특별했다. 설리 탈퇴 후 4인조 f(x)의 컴백이라는 화제성을 제쳐두고 컴백 프로모션부터 실험적이었다. 새로운 방식의 프로모션이 f(x)라는 그룹에 담긴 파격을 담았다.먼저 시네마그래프 기법을 활용한 모션 티저 이미지가 시작이었다. SM은 누리꾼 사이에서는 소위 ‘움짤’이라는 표현하는 움직이는 이미지로 f(x)의 컴백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움짤은 커뮤니티에서 보편화된 이미지 도구이지만, 기사의 사진이나 소속사의 공식 프로모션으로 잘 사용되지 않았던 도구. SM은 자체적으로 만든 움짤로 선보이며 파격을 열었다. 모션 티저도 복잡한 움직임도 아닌 소품이나 신체 일부의 움직임만을 사용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f(x)가 가진 매력을 표현하기 충분했다.

f(x) 모션 티저

f(x) 전시회
SM은 더 나아가 ‘[포 월즈] 언 이그지빗([4 WALLS] AN EXHIBIT)’이라는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회는 컴백 전 4개의 벽면에 프로젝터를 활용해 멤버별 영상을 공개하는 특별한 전시다. 전시회는 4인조 f(x) 타이틀곡 ‘포 월즈’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수단이었다. 아이돌의 콘텐츠와 아트를 결합하는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이기도 했다.

컴백 이후에도 특별함은 이어졌다. 이번엔 6일 공개된 ‘포 월즈’ 리믹스 버전이다. 리믹스는 ‘[포 월즈] 언 이그지빗’을 협업한 비스츠앤네이티브스(이하 BANA) 소속 아티스트 250(이오공)과 XXX(엑스엑스엑스)의 FRNK(프랭크)가 ‘포 월즈’를 색다르게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EDM 장르에서 리믹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EDM 장르의 원곡을 리믹스해 즐기는 문화가 발달됐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특히 아이돌 시장에선 생소하다. 기존 아이돌 그룹은 컴백할 때 특정 장르만 차용할 뿐 문화 자체를 들고오진 않는다. f(x)가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전시회부터 리믹스까지 이어지는 문화 향유의 장을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성공시킨 것. f(x)는 EDM 장르를 선보이면서 리믹스 단계까지 기획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저변을 확대했다.

모션 티저, 전시회 개최 등 기존의 흐름에서 벗어난 문화적 시도가 리믹스까지 이어져 f(x)만의 새로운 차원이 완성됐다. 기존 f(x)가 앨범 재킷, 음악적 장르에서 파격을 보였다면, 4인조 f(x)는 새로운 문화적 시도로 파격을 제시했다. f(x)가 지녔던 ‘새로움’의 이미지가 없었다면, 시너지도 반감됐을 것이었다. 이번에도 f(x)의 실험은 통했다. 파격과 새로움 대한 기대는 ‘역시나’였다. 어쩌면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기대가 역시나일지도.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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