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기에 가능했던 공연이었다. 오케스트라는 어느 때보다 웅장했고, 레퍼토리는 신선했다.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이는 곡도 있었고, 숱하게 했지만 색다른 퍼포먼스로 전혀 다른 곡처럼 느껴지는 무대도 있었다. 가수는 벅찬 감동에 눈시울을 붉히며 노래를 잠시 멈췄고, 관객들은 밤하늘의 별을 수놓으며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김동률’의 콘서트가 그랬다.김동률은 지난 9일부터 10일, 11일까지 총 3일 동안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더 콘서트(THE CONCERT)’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7년 만에 오른 체조경기장에서 약 3만 명의 관객과 소통했다.

‘다시 떠나보내다’와 ‘귀향’, 그리고 ‘고독한 항해’로 공연의 포문을 연 김동률은 이날 ‘사랑한다는 말’ ‘아이 처럼’ ‘배려’ ‘그게 나야’ ‘취중진담’ ‘꿈속에서’ ‘여행’ ‘새’ ‘하늘 높이’ ‘고별’ ‘리플레이(Replay)’ ‘기억의 습작’ ‘그 노래’ ‘동행’까지 앙코르 곡을 포함해 총 23 곡을 불렀다. 이적과 호흡을 맞춘 ‘축배’ ‘거위의 꿈’,그리고 곽진언과 부른 ‘어드바이스(Advice)’까지.

김동률은 7년 만에 오른 체조경기장인 만큼 만반의 준비 를 했다. 그는 “올 1월에 마친 ‘동행’의 전국 투어는 가 장 열악한 공연장에 맞춰 준비를 해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이번에는 다 쏟아부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였다.

같은 곡이지만 다르게 해석해 또 다른 느낌으로 연출해 낸 레퍼토리부터,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70인의 세션으로 완성된 음향에 화려한 조명, 곡의 몰입도를 높이는 무대 구성 등은 단연 ‘완벽’에 가까웠다. “후회하지 않도록 모든 방면에 투자를 했다”는 김동률의 말에 부족함은 없었다.

그는 ‘다시 떠나보내다’ ‘귀향’ ‘고독한 항해’ ‘레퀴엠(Requiem)’ ‘새’ ‘하늘 높이’ ‘고별’ 등으로 큰 울림을 안겼고, ‘사랑한다는 말’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 ‘아이처럼’ 등을 부르며 “말랑말랑한 시간”을 선사했다. ‘그게 나야’ ‘리플레이’ ‘기억의 습작’ 등에서는 김동률의 속내도 엿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적과 부른 ‘거위의 꿈’으로는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를 김동률이 ‘취중진담’으로 받았고, 이후 ‘여행’과 ‘J’s Bar에서’로 공연장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했다.

공연의 막바지, 김동률은 ‘새’와 ‘하늘 높이’,’ 고별’을 통해 다시 웅장한 느낌으로 돌아왔다. ‘기억의 습작’을 부르며 막은 닫혔고,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재등장한 김동률은 ‘그 노래’와 ‘동행’으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특히 이번 공연에서 ‘그 노래’는 많은 관객들을 울렸다. 모든 반주가 멈추고, 마이크를 내린 김동률을 비추는 핀 조명 하나. 그는 무반주에 마이크를 통하지 않은, 오롯이 자신의 목소리 하나로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더 콘서트’의 백미, 압권, 하이라이트. ‘가장 뛰어나다’는 모든 수식어를 동원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의 긴 여운을 남겼다.



김동률은 공연에 앞서 준비 과정을 SNS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밴드 연습부터 오케스트라, 총 연습, 사운드 리허설, 런쓰루 리허설, 당일 리허설에 이르는 과정을 공개, “앙상블이 무르익어 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준비부터 남달랐던 김동률의 이번 콘서트는 과연 관객들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70인의 세션은 하나가 돼 무대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줬고, 그 중심에 선 김동률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며 평안하게 항해를 마쳤다.

웅장함으로 막을 올린 공연은 따뜻한 온기와 진한 감동과 깊은 여운까지 안겼고, ‘2015 더 콘서트’는 김동률의 목소리로 시작과 끝을 맺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뮤직팜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