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인기 걸그룹 멤버와 듀엣 무대를 펼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일이다. MBC가 추석을 맞아 그 상상을 무대로 옮겼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듀엣가요제8+(이하 듀엣가요제)’에서는 국내 내로라하는 걸그룹 8인과 실력을 겸비한 일반인들이 팀을 이뤄 다양한 무대를 만들었다. ‘듀엣가요제’는 에이핑크 남주, 씨스타 소유, 시크릿 전효성, 포미닛 허가윤, 애프터스쿨 리지, 미쓰에이 민, 마마무 휘인, AOA 초아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사전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터치 MBC’를 통해 동영상으로 오디션 지원을 받았으며, 걸그룹 멤버들이 영상을 보고 함께 무대에 오를 일반인을 선택했다. 그와 동시에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들의 무대를 평가할 청중평가단 신청도 함께 받았다.우연한 기회로, 청중평가단에 당첨됐다. 22일 오후 2시부터 녹화장 근처에서 번호표를 나눠준다는 공지를 안내받고, 야심차게 향했다. 2시 정각에 도착했지만, 역시나 이미 수많은 팬이 일찍부터 줄을 서있었다. 걸그룹 8인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녹화장에 입장했다. 사전 MC는 평가단 일부와 미니 인터뷰를 가지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가장 앞에 앉았던 한 아주머니 관객은 자신을 마마무 휘인의 팬이라 밝혔다. 그는 “최근에 휘인의 발목이 다친 걸 알았는데 오늘 긴장 많이 했겠지만, 조심히 잘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전해 다른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응원메시지의 효과였을까. 이날 휘인은 조인우와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랩을 곁들인 음악으로 유쾌하게 재해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실제로 현장 반응은 마마무 휘인이 등장했을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들썩 들썩 흥이 난 관객들이 휘인의 가창력과 조인우의 랩에 큰 환호를 보냈다. 이후 패널로 출연한 희철이 “휘인!”이라고 외치자 여성 관객들의 함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흥미로웠다.이날 녹화장을 찾은 한 20대 여성 청중평가단은 “마마무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친구따라 갔던 방청에서 휘인의 무대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며 “노래도 너무 잘하고, 이제 2년차 가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떨리거나 기가 죽는 것 없이 자신있게 당당하게 무대를 하는 게 멋있었다. 파트너와 죽이 잘 맞고 교복 콘셉트도 잘 잡았다. 몰랐던 사람을 발견해 더 놀랐다”고 휘인 무대에 대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휘인과 쌍벽을 이룬 무대는 허가윤과 김수빈의 조합이었다. 태양 ‘눈코입’을 재해석한 허가윤X김수빈은 가윤의 청아한 보컬과 수빈의 그루비한 보컬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뤘다. 휘인의 우승 전까지 1등을 유지했을 정도로 이들은 청중평가단을 매료시켰다.
파일럿으로 진행된 ‘듀엣가요제8+’는 걸그룹과 일반인의 소통, 또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방송과 청중평가단 사이의 소통을 이루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보이며 숙제를 남겼다. 녹화 당시 수많은 청중평가단이 한꺼번에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서 생긴 서버 장애가 발생해 녹화 시작이 지연됐다. 또한, 녹화에서는 실제 방송 때 시청자 투표도 이뤄질 것이라 예고했지만, 방송에서 시청자 투표에 관한 것은 편집됐다. 방송 전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할 것이란 예고했던 것이 아쉽게 불발됐다.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더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마치 마지막 참가자가 주인공인 듯한 착시효과도 해결해야 한다. 걸그룹 멤버들이 일반인 듀엣 파트너로 모두 남자를 고른 것도 다양성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듀엣가요제’는 기존 알려진 걸그룹의 실력을 재조명하고, 숨은 일반인 고수까지 발굴하는 오디션의 성격까지 지닌 매력적인 포맷을 탄생시켰다. 보고 듣는 즐거움은 덤. 추석 명절을 유쾌하게 여는 방송이 됐다. 물론, 직접 본 즐거움은 더 컸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박수정 기자, MBC ‘듀엣가요제’ 캡처
인기 걸그룹 멤버와 듀엣 무대를 펼친다는 것, 상상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일이다. MBC가 추석을 맞아 그 상상을 무대로 옮겼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추석특집 ‘듀엣가요제8+(이하 듀엣가요제)’에서는 국내 내로라하는 걸그룹 8인과 실력을 겸비한 일반인들이 팀을 이뤄 다양한 무대를 만들었다. ‘듀엣가요제’는 에이핑크 남주, 씨스타 소유, 시크릿 전효성, 포미닛 허가윤, 애프터스쿨 리지, 미쓰에이 민, 마마무 휘인, AOA 초아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다. 사전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터치 MBC’를 통해 동영상으로 오디션 지원을 받았으며, 걸그룹 멤버들이 영상을 보고 함께 무대에 오를 일반인을 선택했다. 그와 동시에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들의 무대를 평가할 청중평가단 신청도 함께 받았다.우연한 기회로, 청중평가단에 당첨됐다. 22일 오후 2시부터 녹화장 근처에서 번호표를 나눠준다는 공지를 안내받고, 야심차게 향했다. 2시 정각에 도착했지만, 역시나 이미 수많은 팬이 일찍부터 줄을 서있었다. 걸그룹 8인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녹화장에 입장했다. 사전 MC는 평가단 일부와 미니 인터뷰를 가지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날 가장 앞에 앉았던 한 아주머니 관객은 자신을 마마무 휘인의 팬이라 밝혔다. 그는 “최근에 휘인의 발목이 다친 걸 알았는데 오늘 긴장 많이 했겠지만, 조심히 잘했으면 좋겠다. 사랑한다”고 메시지를 전해 다른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응원메시지의 효과였을까. 이날 휘인은 조인우와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랩을 곁들인 음악으로 유쾌하게 재해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실제로 현장 반응은 마마무 휘인이 등장했을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들썩 들썩 흥이 난 관객들이 휘인의 가창력과 조인우의 랩에 큰 환호를 보냈다. 이후 패널로 출연한 희철이 “휘인!”이라고 외치자 여성 관객들의 함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흥미로웠다.이날 녹화장을 찾은 한 20대 여성 청중평가단은 “마마무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친구따라 갔던 방청에서 휘인의 무대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며 “노래도 너무 잘하고, 이제 2년차 가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떨리거나 기가 죽는 것 없이 자신있게 당당하게 무대를 하는 게 멋있었다. 파트너와 죽이 잘 맞고 교복 콘셉트도 잘 잡았다. 몰랐던 사람을 발견해 더 놀랐다”고 휘인 무대에 대한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듀엣가요제’ 실제 투표 화면 캡처
무대와 결과는 방송으로도 잘 알 수 있다. 방청의 매력은 카메라가 집중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깨알 포인트였다.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걸그룹 멤버는 에이핑크 남주. 가장 처음으로 무대를 선보인 남주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녹화에 임했다. 동시에 카메라가 돌지 않는 틈을 타 객석에 위치한 자신의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녹화가 끝나고 나서는 우승자 휘인을 제외하고, 제일 오랫동안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든 사람도 남주였다. 소유의 프로의식도 엿보였다. 컨디션이 최고가 아니었음에도 녹화 내내 웃음포인트를 만들어냈다. 희철이 소유에게 “형님!”이라며 재미난 상황극을 연출하면 소유는 발끈하면서도 털털한 모습으로 틈틈이 녹화장 분위기를 띄웠다.나머지 걸그룹 멤버들도 저마다 개성과 장점을 살린 무대로 매력을 발산했다. 퍼포먼스에 강한 전효성은 전매특허인 퍼포먼스로 일반인 출연자와 무대를 주도했다. 트로트 경험이 있는 리지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미쓰에이 민도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능숙하게 넘기며 성숙한 무대를 만들었다. 초아는 바이브엔터테인먼트 매니저 실장으로 일하는 이정화와 팀을 이뤄, 바이브 류재현이 직접 편곡한 무대를 펼치며 준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휘인과 쌍벽을 이룬 무대는 허가윤과 김수빈의 조합이었다. 태양 ‘눈코입’을 재해석한 허가윤X김수빈은 가윤의 청아한 보컬과 수빈의 그루비한 보컬이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뤘다. 휘인의 우승 전까지 1등을 유지했을 정도로 이들은 청중평가단을 매료시켰다.
파일럿으로 진행된 ‘듀엣가요제8+’는 걸그룹과 일반인의 소통, 또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방송과 청중평가단 사이의 소통을 이루며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보이며 숙제를 남겼다. 녹화 당시 수많은 청중평가단이 한꺼번에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서 생긴 서버 장애가 발생해 녹화 시작이 지연됐다. 또한, 녹화에서는 실제 방송 때 시청자 투표도 이뤄질 것이라 예고했지만, 방송에서 시청자 투표에 관한 것은 편집됐다. 방송 전에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할 것이란 예고했던 것이 아쉽게 불발됐다.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가 더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연 프로그램의 특성상 마치 마지막 참가자가 주인공인 듯한 착시효과도 해결해야 한다. 걸그룹 멤버들이 일반인 듀엣 파트너로 모두 남자를 고른 것도 다양성이 아쉬웠다. 그럼에도 ‘듀엣가요제’는 기존 알려진 걸그룹의 실력을 재조명하고, 숨은 일반인 고수까지 발굴하는 오디션의 성격까지 지닌 매력적인 포맷을 탄생시켰다. 보고 듣는 즐거움은 덤. 추석 명절을 유쾌하게 여는 방송이 됐다. 물론, 직접 본 즐거움은 더 컸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박수정 기자, MBC ‘듀엣가요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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