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정의로운’ 국회의원이 가고 ‘정의로운’ 장사꾼이 등장했다.

16일 오후 2시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는 KBS2 ‘장사의 신-객주 2015′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연출자 김종선 감독을 비롯하여 배우 장혁, 유오성, 이덕화, 김민정, 한채아, 박은혜, 문가영 등이 참석했다.‘장사의 신-객주 2015’의 폐문한 ‘천가 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장혁)이 시장의 여리꾼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와 대 객주를 거쳐 마침내 거상으로 성공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1979년부터 총 1465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김주영의 역사소설 ‘객주’를 원작으로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날 원작자 소설가 김주영은 본격적인 제작발표회에 앞서 ‘장사의 신-객주 2015’에 대해 입을 열었다. 김주영은 “드라마나 소설이나 독자,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갈등구조’를 극대화시키는 것. 그렇지 않고는 관심을 끌기 어렵다. ‘장사의 신-객주 2015’ 역시 조선시대 장사꾼들 중 시전상인, 난전상인, 탐관오리의 삼각관계로 갈등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자로서 부탁하고 싶은 건 하나였다. 정의로운 사람. 정의로운 사람이 출세하는 스토리를 그려줬으면 좋겠다. 돈만 쫓는 이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그런 인물이 ‘장사의 신-객주 2015’에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내내 원작자와 김종선 감독은 ‘정의’를 강조했다.전작 ‘어셈블리’ 역시 용접공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정재영)을 통해 국회의 이면을 드러냄과 동시에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모습을 그렸다. 러브스토리나 휴먼스토리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드라마와는 달리 정의로운 주인공을 통해 현대 정치를 투영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장사의 신-객주 2015’도 조선시대 배경이지만, 천봉삼이란 인물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이면을 그려낼 것을 예고했다.

KBS는 연달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를 선보였다. 이처럼 KBS가 드라마를 통해 ‘정의’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셈블리’는 현실 정치판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드러냈고, 재치있게 꼬집어내기도 했다. ‘어셈블리’는 비록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웰 메이드’란 평을 얻으며 마니아 층을 형성했다. 조선시대 배경을 통해 자본주의 문제점을 다루는 ‘장사의 신-객주 2015’ 역시 전작에 이어 좋은 평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우들 역시 ‘장사의 신-객주 2015’가 보여줄 사회적 메시지에 대해 기대를 품고 있었다. 주인공 천봉삼은 탐욕이 아닌 정의로운 부를 쌓는 장사꾼. 편법을 통해 성공하는 보부상이 아니라 올바르게 돈 쓰는 방법을 아는 모범적인 인물이다. 천봉삼의 역할을 맡은 장혁은 “해학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희망을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선팔도 상권을 쥐락펴락하는 탐욕의 대명사 육의전 대행수 신석주 역을 맡은 이덕화는 “열심히 일한만큼 대가가 주어지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정의로운 사람이 승리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는데, 내 역할이 그러질 못하다”며 자신의 역할을 현실에 빗대어 소개했다.

이어 “‘장사의 신-객주 2015’는 요즘 세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것. 천봉삼을 통해 열심히 하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할 것이다. 나는 다 큰 어른으로서 내 자산을 얼마나 올바르게 쓰는 지 보여줄 것이다”라고 드라마가 시사하는 메시지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사극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를 시사할 ‘장사의 신-객주 2015’는 ‘어셈블리’ 후속으로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팽현준 기자 pangpang@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