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어셈블리’ 16회 2015년 9월 3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백도현(장현성)은 한민은행장이 진상필(정재영)에게 뇌물을 되돌려 받지 않았다는 위증을 만들어내고, 김규환(옥택연)은 상필의 뇌물수수혐의로 긴급체포 된다. 과거 고가의 시계를 받았다는 것까지 밝혀져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고, 체포 동의안까지 국회에 제출된다. 상필은 검찰 자진 출두를 하고, 홍찬미(김서형)는 딴청계 가입 의사를 밝히며, 진상필의 변호를 자처한다.리뷰
진상필 의원을 둘러싼 어셈블리 속 현실은 위험하다. 우리의 현실, 또 드라마 어셈블리를 둘러싼 현실도 그와 다르지 않다.

국정감사가 시작되고, 상필은 환경 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제강의 오염문제로 격분, 오염수치와 강의 참담한 현실을 직접 보여주며 던진 “강 속에서 녹차 밭 가꾸고 계세요?” 라는 말은 현실인지 드라마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고가의 시계, 거액의 뇌물 스캔들은 또 어떤가. 우리가 정치에 눈과 귀를 닫고 있는 것을 타당하다고 할 순 없지만, 현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이러한 모습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정치혐오를 안겨주고, 정치 이야기인 드라마 ‘어셈블리’조차 외면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뇌물수수혐의를 받고 있던 상필을 향한 체포 동의안이 제출되고, 이를 둘러싼 백도현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죄를 지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사를 받고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함이 마땅하건만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체포동의안에 자율투표를 한다는 것을 의아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체포 동의안을 빌미로 국회에 숨으려는 다수의 정치인들과는 달리 불체포특권의 뒤에 숨어있을 자신에게 보낼 국민의 실망이 가장 힘들기에 검찰에 자진출두 하겠다는 진상필의 선택은 백도현 뿐만 아니라 현실의 누군가들도 눈여겨보길 바랄 뿐.저질 정치인이 되어버렸다는 인경(송윤아)의 실망 섞인 일침에 필요하다면 더 바닥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백도현의 저질 정치는 우리의 현실과 오히려 더 많이 닮아있으며, ‘그래서 우리는 외면할 수밖에 없다’ 식의 대중의 선택은 씁쓸한 우리의 자화상이다. 현실과 판타지, 그 사이 어딘가를 교묘하게 보여주고 있는 ‘어셈블리’를 통해, 판타지도 희망도 없이 어딘가를 헤매고만 있는듯한 우리의 정치를 더 제대로 보게 되는 것만 같은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한편으로 우리는 어셈블리를 통해 꿈을 꾼다. 진상필 같은 정치인을 현실에서도 가질 수는 없을까. 하지만, 현실의 정치를 외면하고 탓하기만 하는 우리는 상필 같은 정치인을 가질 자격이 있을까, 또 있다한들 우리가 제대로 지켜줄 수 있을까. 또는, 우리의 외면 속에 현실의 진상필이 소리 없이 사라질 수밖에 없던 건 아니었을까. 현실의 정치, 또 꽤 괜찮은 정치 드라마 어셈블리에 작은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수다포인트
– 모든 상황을 꿰뚫어보는 박의원(박영규)님의 시선과 판단은 엄청나군요!
– 다음 주 딴청계의 반격을 기다려도 되겠죠?
– 시청자가 시청률을 걱정하는 드라마 ‘어셈블리’

김지연 객원기자
사진. KBS2 ‘어셈블리’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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