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죄송합니다.” 제작진은 고작 한 달 만에 다시 시청자에게 사과를 건넸다.
지난 19일 오후 전대미문의 사건을 남겼던 KBS2 ‘나를 돌아봐’가 또 한 번 발칵 뒤집혔다. 한 매체는 최민수가 KBS2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외주제작사PD를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PD는 최민수에게 “욕을 그만하라”고 말했고, 최민수는 주먹으로 해당 PD의 턱을 때렸다. 스태프들이 말리면서 상황은 일단락 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제작진은 “지난 19일 오후 진행됐던 ‘나를 돌아봐’ 촬영현장에서 최민수 씨와 PD가 촬영 콘셉트를 상의하던 도중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오전 일찍부터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진행된 촬영으로 피곤이 누적된 상태에서 의견을 맞춰가는 중 최민수 씨와 PD가 감정이 격해져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서로의 의견차이로 언쟁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최민수 씨가 PD에게 가벼운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고 현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모든 촬영은 철수됐고 출연진과 스태프들은 각자의 일터, 자택 등으로 돌아갔다. 제작진은 소동 이후 상황에 대해 “PD는 촬영장에서 병원으로 이동 후 검사했으나 큰 이상은 없어 바로 귀가 조치 후 안정을 취했다”며 “이후, 최민수 씨가 먼저 PD를 찾아와 진심어린 사과를 건넸다.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넘쳐 발생한 일인 만큼 PD 또한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 두 사람은 촬영 당시의 오해를 풀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원만히 화해했다”고 설명했다.
‘나를 돌아봐’는 내가 했던 행동들을 똑같이 겪어보며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자아성찰 리얼리티로, 이경규, 박명수, 최민수가 각각 조영남, 김수미, 이홍기의 매니저가 되어 생활을 하는 프로그램이다.‘나를 돌아봐’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될 때부터 소란이 일었다. 파일럿 프로그램 당시 조영남은 욕설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았다. 파일럿 프로그램부터 함께한 장동민이 제작발표회 전 날 ‘막말 논란’으로 하차했고, 조영남이 하차선언을 하며 제작발표회를 이탈했으며, 김수미는 악플에 상처를 받아 조영남에 이어 프로그램 하차를 선언했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설득하며 하차선언을 번복했다. 이 모든 게 정규 방송되기 이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리고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이전 문제들도 충분히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어떤 이가 누군가를 폭행한다는 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 게다가 대중들이 지켜보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방송 전파를 타진 않았지만, 이미 사건은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고 문제는 더욱 심화됐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바로잡고, 개선하는 태도를 보여야하는 게 마땅하다. 최민수는 PD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건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민수를 바라보는 마음이 불편한 것은 ‘나를 돌아봐’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일 수 있다. ‘이슈메이커’로 등극한 ‘나를 돌아봐’에 대한 시청자들의 마음은 여러 차례에 걸친 사건과 논란으로 불편한 상태. 이번 논란을 통해 시청자들의 불편함과 피로감은 더욱 커졌다.마지막으로 제작진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논란을 일으킨 것에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작과정에 더욱 신중을 가하고 좋은 방송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를 전했다.
늘 해왔던 사과였다. 논란을 대처하는 당연한 방법이지만 언론을 통한 거듭된 사과는 대중에겐 어쩌면 ‘형식적’으로 비춰질 수 있을 터. ‘나를 돌아봐’는 역지사지 자아성찰 프로그램답게 지금까지 문제를 잠식할 수 있는 반성의 태도를 보여줄 때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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